20일 3차전에서도 변화 지점 만들어내는 팀이 승리할 것
스포츠 명언 중에 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 많다. 데이터나 상대 전적, 유불리 등을 놓고 봤을 때 한 쪽으로 몰려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경기를 펼치다 보면 이변이나 파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 리그 또한 그렇다. 한 번 흐름을 타기 시작한 팀은 막기가 어렵다. 흐름을 내줬을 때 가져오는 힘이 있느냐, 가져올 만한 에이스가 있느냐를 놓고 강팀과 약팀을 구분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 준플레이오프 KT 롤스터와 CJ 엔투스의 경기는 흐름을 장악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공식에 부합하는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17일 1차전에서 KT는 1세트를 빼앗겼다. 정규 시즌에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1승2패로 성적도 좋지 않은 CJ 조병세에게 주성욱이 패했다. 1세트는 정규 시즌 순위에서 CJ보다 우위를 점한 KT가 선택한 맵이었기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KT는 2세트에 이영호를 배치하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이번 시즌 다승왕에 MVP를 받은 이영호는 역시 이름 값을 해냈고 자칫 대형 산불로 변할 수 있는 CJ의 불씨를 꺼버렸다. 이영호의 승리 이후 김성대, 고강민, 김대엽 등 KT가 준비한 카드들이 척척 승수를 올리면서 4대1로 KT가 1차전을 가져갔다.
2차전에서도 KT의 기세는 이어졌다. 1세트에 출전한 고강민이 CJ의 저그 에이스 김정우를 꺾었고 2세트에 나선 김성대는 듀얼 히드라리스크덴 전략을 통해 정규 시즌에서 KT에게 2전 전승을 기록한 장윤철을 제압했다.
누가 봐도 KT가 흐름을 탔고 4대0으로 완승을 거둘 수도 있다고 생각되던 차에 CJ 이경민이 흐름을 바꾸는 1승을 따냈다. 이영호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저격능선' 맵에서 초반 피해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이경민의 승리는 CJ가 물을 불릴 수 있는 마중물이 됐다. 0대3으로 이어졌다면 4세트에 출전하는 신인 김준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지만 1대2로 만들면서 김준호가 지더라도 팀이 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냈다. 앞선 경기에 출전한 선배가 마중물을 부어주자 김준호는 준비한 전략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었고 정규 시즌 7연승을 기록하며 KT의 서드 펀치로 자리잡은 임정현을 격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2대2에서 밀물을 만들어내는 역할은 주장 신상문이 맡았다. 어제 김대엽에게 완패를 당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던 신상문은 또 다시 김대엽을 만나면서 복수의 칼을 갈았고 깊숙히 찔러 넣었다. 김대엽이 무난한 전략을 구사하자 드롭십에 벌처를 태워 실어 나른 신상문은 마인 대박을 터뜨리면서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마무리를 맡은 신동원 또한 특이한 전략을 구사하며 대형 파도를 만들었다. 프로토스가 앞마당 확장 기지를 가져가자 드론 5기를 공격에 동원하며 캐논을 취소하게 만든 신동원은 이어진 저글링 러시로 승리를 확정지었다.
1차전 이영호, 2차전 이경민의 역할을 똑같았다. 자신의 팀 쪽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오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3차전에서 누가 마중물, 불씨, 전환점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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