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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팬들의 열정을 담기엔 그릇이 너무 작다

[기자석] 팬들의 열정을 담기엔 그릇이 너무 작다
"경기장이요? 솔직히 너무 좁아요. 경기를 앉아서 보려면 빨리 와서 기다리지 않으면 안돼요. 힘도 들고 불편하죠."

경기를 보기 위해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찾은 한 관람객의 말이다.

지난 3월 21일 세계 최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정규리그인 '아주부 리그오브레전드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가 개막하면서 국내 e스포츠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 28일 CLG와 제닉스 스톰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은 구름 관중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찼고 마치 전성기 때의 스타크래프트 경기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슬픈 현실이 존재한다.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7시30분이지만 경기를 앉아서 관람하기 위해 4시부터 줄을 서는 관람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린 관중들도 부지기수라 하니 수용인원이 적은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의 한계는 더 크게 다가온다. 또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장이 가득 차게 되면 관람객들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사람으로 된 벽을 뚫고 겨우 갈 수 있을 정도로 불편을 겪고 있다.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의 수용 가능 인원은 약 300명 가량. 이마저도 서서 경기를 보는 관객을 포함한 숫자다. 가뜩이나 좁은 경기장에 5대5 경기석이 들어서면서 팬들이 앉아서 관람할 수 있는 좌석은 대폭 줄어들었다. 주말 경기나 대형 매치가 열리면 관객들이 서서 봐야 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또 MBC게임이 올해 초 문을 닫으면서 홀로 e스포츠 중계를 맡고 있는 온게임넷에 관중들이 대거 몰리는 상황이라 경기장 확장 또는 이전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온게임넷에서는 매일 다른 종목의 리그를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어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의 확장 공사는 언감생심이다.

그렇다면 이전하는 것은 어떨까. 지난 2009년 서울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상암동 DMC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을 시작했고 현재는 내부공사가 한창이다. 애초 완공 계획은 올해 10월이었으나 내년 10월로 연기된 상태다. 상암동 e스포츠 경기장은 4개 층의 규모로 758석을 보유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타 부대시설도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밝힌 상암동 e스포츠 경기장의 활용 계획은 국제e스포츠 경기 유치, e스포츠 분야 발표회 및 전시회다. 현재 온게임넷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리그나 개인리그 진행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서울시 문화산업담당 이강준 주무관은 "완공 후 경기장 활성화 차원에서 검토는 해볼 것"이라며 "대략적인 구상만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해 이마저도 뚜렷한 대안이 될 수 없을 수도 있다.

작년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오는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e스포츠진흥에관한법률 제5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의 여가와 친목 도모를 위하여 e스포츠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e스포츠시설 등의 여건 조성이 가능하다, 제8조 3항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e스포츠 진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여 e스포츠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제도적인 차원을 떠나 e스포츠 경기장의 확장 이전은 e스포츠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다. 모든 프로스포츠가 관객의 관전 편의를 위해 신규 경기장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6년째 같은 경기장을 쓰고 있는 e스포츠 업계 또한 경기장 확장은 피할 수 없는 이슈다.

관중들은 좀 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기를 원한다.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이어감과 동시에 국내 e스포츠 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나은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세계 최고의 국내 선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경기에 비해 좁은 경기장은 초라하게 느껴진다.

손님은 왕이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도 편하게 먹지 못하면 손님은 찾지 않는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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