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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부 LOL] MiG 강현종 감독 "얼음과 불길의 싸움 즐겨달라"

MiG 프로스트와 블레이즈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강현종 감독에게 두 팀은 어떤 의미일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프로스트만 놓고 보면 애정이 더 갈 것 같지만 강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블레이즈에게 더욱 애착이 간다고 했다. MiG라는 하나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변변한 연습실조차 제공해주지 못한 블레이즈에게는 언제나 미안했다.

이번 아주부 리그오브레전드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가 열린다고 발표됐을 때 강 감독은 두 팀 선수들에게 동반 결승에 가자고 말을 꺼냈다. 어려운 목표였지만 두 팀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뼈를 깎는 연습을 했고 이뤄냈다. 프로스트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통과했고 블레이즈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쉬운 길을 걸었다.

상금 1억원을 놓고 오는 19일 결승전을 치르는 두 팀에게 강 감독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감독의 오른팔과 왼팔 같은 존재들이지만 2주일 동안 그는 '로보트 태권V'가 되겠다고 했다. 로케트 주먹을 발사해 놓고 2주 동안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어느 팀이 치밀하게 갈고 닦아 더 멀리 나아가는지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Q MiG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두 팀이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A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당혹스럽기도 하다. 결승 진출이 두 팀 모두 확정된 이후 나에게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어떤 팀을 응원하겠냐는 것이다. 솔직히 정말 5대5다. MiG 블레이즈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 숙소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MiG 프로스트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해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두 팀의 의견을 교환해서 조율하긴 하는데 MiG 블레이즈 신경이 조금 더 쓰인다.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하지만 우승은 정말 열심히 준비한 팀이 할 것이라 생각한다.

Q 두 결승 대결은 시즌 초기에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A 처음부터 우리는 두 팀 다 결승에 올라가려고 했다. 그 목표를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그에 맞도록 열심히 준비해줘서 정말 고맙고 대견스럽다. 뜬 구름 잡는 목표일 수도 있지만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줬고 쉬운 경기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내줘서 자랑스럽다. 최종 목표는 세계 최강이다.

Q 2일과 4일 경기를 볼 때 어떤 마음이 들었나.
A 8강과 4강 모두 MiG 프로스트가 어려운 길을 걸었다. 8강전에서 나진e엠파이어와 최종전에 갔고 제닉스 스톰을 상대로도 5세트까지 치렀다. MiG 프로스트가 정말 어렵게 올라간 반면 MiG 블레이즈는 8강전에서 CLG를 2대0으로 이겼고 오늘 경기에서도 3대1로 승리했다.

경기장에 올 때 징크스가 있다. MiG 프로스트의 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오면 항상 '오늘도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경기이지만 선수들에게는 가시밭길이다. 반면 MiG 블레이즈는 '오늘도 조금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두 팀 다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Q 팬들에게 두 팀의 결승전을 보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면.
A 형제팀이지만 성향이 전혀 다르다. 팀 이름대로 얼음과 불이다. 상단 성향을 보면 블레이즈의 복한규가 굉장히 공격적인 반면 프로스트 장건웅은 방어적이다. 중단은 정민성이 공격적, 강찬용은 안정적이다. 정글러에 있어서는 프로스트의 이현우가 안정적인 운영을 좋아하고 원거리 딜러는 강형우가 수비지향적이다.
두 팀의 경기는 서포터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민기와 함장식은 서로 선호하는 챔프가 다르다. 프로스트의 홍민기는 소나와 잔나를 좋아하는 반면 함장식은 소라카, 룰루를 좋아하고 잘한다. 다른 어떤 팀보다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것이다.

이런 차이점은 두 팀간에 치러진 엄청난 연습의 결과다. 남들이 보면 우연처럼 느껴지겠지만 처음 팀을 꾸릴 때부터 계산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Q 처음부터 두 팀을 만든다는 것은 운영에 부담이 될 수도 잇었을텐데.
A 멀리 내다봤다. 프로스트가 만들어진 날이 2011년 10월15일이고 같은 해 12월16일 에 블레이즈가 꾸려졌다. 2달 동안 팀을 꾸리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팀이 나진e엠파이어 밖에 없었다. 어차피 국내 대회에서는 항상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프로스트 한 팀만 있었을 때는 해외 팀들과 연습을 주로 했는데 우리가 인지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처음에는 천대를 받았다. 연습 상대들이 기다리라고 하면 3~5시간이나 기다린 적도 있다.

해외 팀과의 시차 때문에 새벽 4~5시에 겨우 한 경기를 하고 또 기다리다가 한 경기를 했다. 그런 점이 너무나 힘들었다. 스파링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레이즈를 만들었다. 내가 기업 후원을 잡거나 안정적으로 월급을 줄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스파링 파트너를 고용했겠지만 그럴 상황은 아니었다.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두 팀에게 동등한 기회를 줘서 오늘과 같은 날이 오기를 기대했다. 그런 날이 와서 기분이 좋다.

Q 팬들 입장에서는 팀킬 결승전에 대해 걱정이 될만도 한데.
A MiG 형제 팀간의 경기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재미있을 것이다. 연습을 계속 지켜본 내가 장담한다. 항상 수준급의 경기가 나왔고 정말 와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경기만 했다. 연습 경기를 할 때 보면 항상 그 경기를 이끄는 선수가 있다. 비슷한 팀이지만 정반대의 성향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감안하고 보시면 진정한 LOL의 진수를 맛보실 수 있을 것이다.
Q 글로벌 대회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였나.
A 처음부터 우리는 그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절대 지지말자고 이야기를 자주 했다. 선수들에게도 그런 점이 힘이 많이 됐을 것이다. 아이디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자주 이야기했지만 MiG(Maxim Impact Gaming)라는 이름을 만드는 데도 5시간이 걸렸다. 한국에 안주하지 않고 무조건 해외로 나갈 것이다.

Q 월드챔피언십 시즌2에서 한국에 시드가 2장 부여된다. 두 장 다 가져갈 계획인가.
A 한국 시드 2장은 우리가 꼭 가져갈 것이다. 해외 대회에 가서도 1, 2등을 차지할 것이다. 외국팀들은 정말 많이 긴장해야 할 것이다.

Q 한국팀들의 실력은 좋지만 감독이 봤을 때에는 어떤가. 해외 팀과 국내 팀의 실력 차이는?
A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해외 팀과 경기했을 때에는 그다지 승률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대접이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천대받았지만 지금은 나나 최윤섭의 e메일을 통해 해외 팀으로부터 연습해달라는 요청이 정말 많이 들어온다. 달라진 위상을 느낀다.

Q 형제팀이 결승에 올라간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
A 게시판을 보면 좋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보는 사람도 있다. 보는 시각차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후원사를 만나서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Q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두 팀은 나의 왼팔, 오른팔과 같은 존재다. 2주 동안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나는 로보트 태권V처럼 로켓을 모두 발사해 놓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똑같은 애정을 쏟을 것이고 똑같이 대해줄 것이다. 팬의 입장이 되겠다. 그 기간 동안 더 열심히 연습하는 팀이 우승을 가져갈 것이고 결승전을 마치고 나면 두 팀 모두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그들이 LOL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정말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MBC게임에서 같이 생활했던 스티무한도전 멤버들, 해설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항상 응원해주고 선수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여줬다. 내가 하지 못하는 e스포츠 선배로서의 조언도 해준다. 임성춘, 유대현 선배, 이승원 선배, 박상현, 정인호, 김동준까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더 하고 싶은 말은.
A 꿈만 같다. 영화 '인셉션'에 나오는 것처럼 오늘은 내 옆에 팽이가 돌고 있는 것 같다. 내전이라고 짜고 치는 게임을 우려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팀 이름처럼 불과 얼음의 싸움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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