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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그라피] 골든 마우스와 스타2 전향…박성준(3)

[게이머그라피] 골든 마우스와 스타2 전향…박성준(3)
*(2)편에서 계속

SK텔레콤 T1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박성준은 끈 떨어진 연이 되어 버립니다. 2007년 이적할 때 큰 도움을 줬던 서형석 코치가 해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POS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면서 지냈던 서형석 코치는 2007년 SK텔레콤이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모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주훈 감독, 이효민 코치와 함께 경질 통보를 받습니다. 박성준 또한 팀의 성적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이적 시장에 나오게 됐습니다.
박성준에게 눈독을 들인 팀은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e스포츠계에서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의 성공 사례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기량이 갈수록 하향세를 보이는 선수에 대해서는 더욱 영입하려 하지 않았죠. 이적이 성사되는 선수들은 대부분 실력이 상승세에 있거나 영입하는 팀에서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종족이나 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STX의 유니폼을 입다
2008년 초 박성준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열린 박카스 스타리그 2008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고 MSL의 하부 리그인 서바이버 토너먼트에서도 떨어졌습니다. 프로리그 출전도 2~3개월째 못하고 있었죠.

누가 봐도 하향 곡선을 그린 박성준을 택한 감독이 있으니 STX 소울 김민기(개명 전 김은동) 감독입니다. 김민기 감독은 박성준이 팀에 새로운 스타일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STX는 한 때 저그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저그 플레이어들이 강성했습니다만 2~3년 동안 명맥이 끊겼습니다. 신인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인데요. 김윤환과 조일장 등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는 저그 선수들을 발굴했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노하우를 전달해줄 연결 고리가 필요했습니다. 김민기 감독은 박성준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김윤환과 조일장이 중후반전은 잘하지만 기선 제압을 하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판단한 김 감독은 한국 최고의 공격형 저그 박성준을 영입했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효과를 봤습니다.


◆EVER 스타리그 2008 우승자는 정해졌다?
일단 박성준의 성적이 일취월장했습니다. EVER 스타리그 2008에서 가볍게 24강을 통과한 박성준은 16강 본선에서 행운을 만납니다. 원수 같던 테란을 만나지 않은 것이지요. 박찬수, 박명수 쌍둥이 형제와 SK텔레콤에서 한솥밥을 먹던 윤종민과 한 조에 편성된 박성준은 2승1패로 8강에 진출합니다.

8강부터 박성준의 우승이 점쳐졌습니다. 바로 김민기 감독이 예상한 것인데요. 8강 상대가 프로토스 안기효였고 4강에서 만날 선수는 허영무와 손찬웅의 승자였죠. 만약 박성준이 결승에 오른다면 도재욱과 박찬수의 승자와 경기를 치르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김민기 감독은 8강 대진표가 발표되자마자 "박성준이 우승할 수 있는 적기이자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8강의 상대는 박성준에게 엄청난 약세를 보이던 안기효였죠. 안기효는 박성준과의 8강전 이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2승7패로 크게 뒤처져 있었습니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은 박성준은 특유의 몰아치기를 통해 안기효를 2대0으로 완파했습니다. 4강 상대는 허영무가 아니라 손찬웅이었습니다. 허영무의 저그전이 매우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여서 박성준이 부담감을 가질 수 있었지만 손찬웅이 허영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켜준 덕에 박성준은 우승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손찬웅을 3대1로 제압한 박성준은 결승전에서 SK텔레콤 도재욱을 상대했습니다. 박찬수가 도재욱을 이길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이 어긋나면서 도재욱이 데뷔 첫 개인리그 결승에 오른 것이지요.

김민기 감독은 쾌재를 불렀습니다. 프로토스전에서 진정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박성준이 8강부터 결승까지 상대한 종족이 프로토스라는 점에서 우승자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지요.


◆골든 마우스를 손에 넣다
박성준과 도재욱의 결승전은 인천광역시 삼산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신과 괴수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현장은 관객들로 가득 찼습니다. 스타리그 2회 우승을 달성한 박성준이 골든 마우스에 도전하는 날이기도 했고 저그에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도재욱이 4강에서 박찬수를 드라마처럼 잡아냈기에 팬들의 기대가 매우 컸죠.

그렇지만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박성준이 1세트부터 5드론 전략을 사용하면서 도재욱을 흔들기 시작했고 한 번의 위기도 맞지 않은 채 도재욱을 흔들면서 3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박성준이 세 번째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습니다.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에서 이윤열이 골든 마우스를 차지한 이후 2년만에 3회 우승자가 등장한 것이지요. 박성준 개인적으로는 EVER 스타리그 2005 이후 1107일 만의 우승이었고 STX 소울은 팀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개인리그 우승자를 배출한 날입니다.

◆스타2를 만나다
2008년 EVER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박성준은 또 다시 하락세를 겪습니다. 김윤환과 조일장 등 후배들이 일신우일신하며 기량을 끌어 올린 탓에 박성준이 설 자리는 좁아졌습니다. 여기에 프로토스 김구현, 테란 진영수, 박정욱 등 STX가 탄탄한 전력을 갖추면서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2010년 중반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가 출시되고 GSL이라는 리그가 열리면서 박성준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와의 이별을 고합니다. STX 소울을 떠나 스타2 팀인 스타테일에 합류합니다.


스타2에서도 박성준은 공격형 저그의 이미지를 이어갑니다. 2010년 소니에릭슨 스타2 오픈 시즌3에서 16강에 오르면서 적응을 마친 박성준은 2011년 인텔 GSL 마치 시즌에 준우승까지 차지하고 펩시 GSL 옥토버 시즌에 4강에 오르면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최근에 열린 승강전에서 3패를 당하면서 탈락하긴 했지만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스타1에서 팀을 세 번이나 옮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것처럼 말이죠.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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