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은 "지금껏 상대 전적에서 열세였던 박성준에게 마지막에 복수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음 지었고 박성준은 "오늘 관중이 정말 많이 왔기 때문에 졌어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Q 레전드 매치를 한 소감은.
A 박정석=먼저 초청해주신 온게임넷에 감사드린다. 박성준과 경기를 하게 됐는데 상대 전적에서 내가 정말 열세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생각해 5판 정도 연습을 하며 준비했다. 지난 은퇴식 때 홍진호 감독과의 이벤트전에서 저글링에 허무하게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비록 이벤트전이지만 졌다면 기분이 상했을 것 같다(웃음). 현장을 찾아주신 많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Q 손이 녹슬지 않은 것 같다.
A 박정석=2게이트만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요즘은 다들 더블 넥서스만 하더라. 연습을 도와준 KT 강도경 코치나 웅진 윤용태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 연습 경기들 덕분에 질럿 컨트롤의 감각을 찾은 것 같다.
Q 추억의 망토를 입으니 어땠나.
A 박성준=망토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시 했던 빨간 머리를 하고 올 수 있냐고 묻길래 힘들겠다고 하니 가발을 준비한다고 하더라. 막상 가발을 보니 너무나 튀었다(웃음). 내가 그 가발을 쓴 순간 정신적 타격 때문에 경기 전부터 지고 들어갔다. 하지만 망토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 때의 좋은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웃음).
A 박정석=나는 안 좋은 추억이 떠올라서 별로였다(웃음). 아마 그 때 (박)성준이만 이겼어도 지금 1회 우승으로 울궈먹느니하는 얘기가 안나왔을텐데 말이다.
Q 키보드를 직접 가져왔다는데.
A 박정석=키보드를 챙기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나면서 설레더라. 예전 선수 시절에 혼자 전철을 타고 경기장을 온 적도 많았다. 오늘 연습실에서 혼자 걸어서 경기장에 오는데 옛날 생각이 나면서 기분이 묘했다.
A 박성준=만약 연습을 하고 오늘 경기 준비를 했다면 가져왔을 것이다. 이영한의 키보드로 경기를 했는데 내가 지는 바람에 안 좋은 기운을 불어넣은 것이 아닌가해서 조금 미안하다(웃음).
Q 스타1으로 하는 마지막 경기였다.
A 박정석=프로토스의 하드코어 질럿 러시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드린 것 같다. 예전 이승원 해설 위원의 '프로토스를 왜 하셨나요?'라는 질문에 '하드코어 때문에요'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 나는 하드코어 러시를 정말 좋아하고 질럿을 컨트롤 하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공격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먼저 나서야 한다. 오늘 경기는 올드팬들의 향수를 불러올 수 있는 괜찮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박)성준이에게 마지막에 시원하게 복수를 해서 기분이 좋다.
Q 오늘 상당히 많은 팬들이 왔다.
A 박성준=우리보다 앞서 했던 레전드 매치를 봤다. 오늘 관중을 보니 우리의 경기에 가장 많은 팬들이 왔는데 나는 정말 기분이 좋다. 오늘 내가 진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을 정도다(웃음).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경기장에 못 들어 오신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앞으로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이 있어야 선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했으면 좋겠다.
A 박정석=(박)성준이가 앞에서 좋은 얘기를 다 해버렸다(웃음). 사실 레전드 매치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많은 관중이 올지 궁금했다. 오늘 경기장 안이 꽉 찼는데 밖에도 줄이 정말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또 나진 대표님과 우리 선수들이 응원을 왔는데 감독이 이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신나고 뿌듯했다. 내가 이 자리에 있게 만들어 준 것은 스타1이다. 많은 수혜를 입었는데 그 것을 돌려줄 수 있는 경기를 해서 기뻤고 앞으로 스타1 뿐만 아니라 스타2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 리그오브레전드도 마찬가지다(웃음). 아무튼 e스포츠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