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그라피] 몽상가의 출현…강민(1)](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8021247390064426dgame_1.jpg&nmt=27)
강민이라는 프로게이머를 아시나요? 안재욱과 최진실이 주연으로 등장했던 '별은 내 가슴에'라는 드라마에서 안재욱이 맡은 역할의 이름이 강민이라고요? 이번 게이머그라피에 소개하고자 하는 인물은 안재욱보다 외모에서는 떨어지지만 전략 구상에 있어서는 분명히 나은 프로게이머 강민입니다.
프로게이머 시절의 강민은 어땠을까요? 남들과는 다른 전략, 운영, 승리 공식을 만들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고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종족이 걸어가는 새로운 길을 연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강민이 걸어갔던 프로게이머로서의 인생을 함께 짚어 보시죠.
◆가난을 이기고 싶었던 소년
강민이 게임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 재미에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고민이 어쩌면 더 컸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접한 강민은 게임의 재미에 빠졌습니다.
강민은 돈을 벌기 위해 학교를 쉬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스타크래프트를 만난 강민은 프로게이머가 되어 게임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보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아는 사람의 집에 더부살이를 시작한 강민은 낮에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고 밤에는 게임을 하는 '주경야겜'을 시작했습니다. 강민과의 인터뷰에서 "반지하 좁은 방에 살면서도 나에게 자리를 내준 지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강민은 없었을 것"이라 했던 구절이 생각나네요.
아마추어였지만 강민의 실력은 한 눈에도 들어올 만큼 센세이션을 불러오기 충분했습니다. 당시 프로토스가 저그를 이기기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강민은 장기전에서도 곧잘 저그를 잡곤 했습니다. 이런 실력은 조규남 감독의 눈에 들었고 GO에 입단하면서 프로게이머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강민의 방송 경기 데뷔전이었던 KPGA 투어 신인 초청전에서 갑자기 경기를 중단한 뒤 코를 푸는 강민. 이 사건(?)으로 인해 강민은 '콧물 토스'라는 별명을 얻었다.(출처=인터넷 캡처 화면)
◆배꼽 빠지게 했던 데뷔전
강민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공식 대회가 아니었습니다. 아마추어 시절 강민이 특이한 전략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출연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MBC게임의 전신인 geMBC에서 신인들을 모아 특별 초청전 형식의 대회를 치른 바 있는데요. 전영현과의 경기에서 강민은 희대의 장면을 남깁니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강민은 경기 중단을 요청합니다. 돌발 상황이었기에 중계진이 이유를 몰라 허둥대던 중 경기장으로 화면이 넘어가면서 심각했던 분위기는 개그 콘서트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강민이 경기를 중단한 이유가 콧물이 흘러내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방송 화면으로 중계가 된 것이지요. 강민은 제작진에게 휴지를 부탁했고 시원하게 코를 푼 뒤 경기에 임했습니다. 이 장면이 실시간으로 퍼져 나가면서 강민은 공식전을 치르기도 전에 '콧물 토스'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얼마 전에 열린 티빙 스타리그 레전드 매치에서 강민은 이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서지훈과의 이벤트전이었는데요.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중단 요청을 한 강민은 경기석에 배치된 휴지로 코를 푸는 장면을 연출해서 다시 한 번 팬들의 배꼽을 빼기도 했습니다.
◆엉뚱함을 전략으로 승화시키다
'콧물 토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과정을 보면 강민이 엉뚱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당시 전영현과의 경기 동영상을 보면 코를 푼 이후에도 강민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자악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방송으로 자신의 경기가 나간다고 하면 덜덜 떠는 선수들이 많은데요. 강민은 오히려 방송을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큰 무대에서 오히려 당당한 강민을 보며 관계자들은 "4차원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KTF 매직엔스 시절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강민.
강민의 4차원적인 측면은 전략 개발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승리에 목표를 두고 연습을 하는 경우 패턴이나 전략이 고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번 이기는 패턴으로만, 자신의 손에 맞고 입맛에 드는 방식으로만 연습을 하게 되니까 새로운 전략은 나오지 않게 되는 거죠.
강민은 달랐습니다. 연습 경기를 진정한 연습처럼 진행합니다. 승패를 떠나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오면 상대방의 허를 찌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선수였습니다. GO 시절 강민이 하도 엉뚱한 전략을 구상하니까 동료들은 오히려 연습을 꺼려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앞두고 있는 선수 입장에서 상대방이 쓰지도 않을 전략으로 강민이 연습을 해주다 보니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강민은 다앙한 전략을 준비하고 실제로 방송 경기에서 보여주면서 팬들을 흥분시켰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경기가 이병민과의 패럴렐라인즈에서 펼쳐진 할루시네이션을 사용한 아비터 리콜 전략이었죠.
◇강민이 전략가다운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준 경기인 이병민과의 스프리스 MSL 패자준결승 경기.
2004년 스프리스 MSL 패자 준결승 2세트에서 보여준 강민의 전략은 획기적이었습니다. 섬 맵이기에 초반 공격을 당할 확률이 적은 상황에서 강민은 하이템플러를 여러 기 생산합니다. 해설자들은 셔틀에 태워서 하이템플러로 SCV를 잡기 위해 드롭 공격을 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강민은 아비터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병민이 드롭십에 병력을 태워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을 때 강민은 아비터에 할루시네이션을 걸어 가짜 아비터를 양산해 냅니다. 이병민이 진짜 아비터를 찾지 못하게 만든 강민은 리콜을 통해 테란의 병력을 모두 잡아내면서 완승을 거두지요.
스타크래프트 팬들이 가끔 4차원적인 생각을 한다면 강민은 4차원적인 생각을 현실로 반영합니다. 그래서 생겨난 별명이 바로 '몽상가'입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전략가였기에 강민의 이름이 아직도 회자되는가 봅니다.
*2편에서 계속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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