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그라피] 몽상가의 라이벌…강민(3)](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208161144490065211dgame_1.jpg&nmt=27)
강민이 한창 이름을 날리던 2003년부터 2006년은 4대천왕과 신4대천왕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리그가 풍성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이 왕좌를 지키기 위해, 강민, 최연성, 박용욱, 박성준이 그들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때였죠. 이 과정에서 강민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써내려갔습니다. 강민의 라이벌들을 함께 만나 보시죠.
강민이 명성을 얻는 과정은 프로토스의 강호들이 성장하는 과정과 비슷했습니다. 임요환이라는 '숙주'를 활용해 커갔지요. 임요환은 프로토스전이 약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적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S급으로 성장할 프로토스에게는 약했습니다. 즉, 임요환을 꺾을 정도의 프로토스라면 스타 플레이어로 커나갈 자질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강민은 임요환의 천적이었습니다. 2003년 MSL로 이름을 바꾼 첫 대회인 스타우트 MSL 승자 4강전에서 임요환을 맞아 2대1로 승리한 강민은 스타리그로 무대를 옮겨 마이큐브 스타리그와 한게임 스타리그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며 임요환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2003년과 2004년 5~6 차례 경기를 펼치면서 임요환에게는 거의 지지 않으며-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결국 다음 단계로는 강민이 올라갔죠-임요환 킬러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임요환과 강민의 이야기는 2006년도에 들어와 극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임요환이 군에 가기 전 마지막 개인리그라고 선포한 프링글스 MSL 시즌2 16강전에서 강민은 임요환에게 패했습니다. 단판으로 치러지는 공식전에서 임요환에게 처음으로 고배를 마신 것입니다. 강민을 제압한 임요환은 16강을 통과하며 8강 시드를 받은 뒤 공군에 입대합니다.
신병 훈련을 받은 임요환은 곰TV MSL 시즌2에 시드자 자격-당시 MSL은 8강 진출자까지 시드를 줬습니다-으로 출전합니다. 그리고 32강에서 강민과 같은 조가 되지요. 임요환의 군 입대 이후 첫 개인리그였기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죠. 1차전에서 임요환을 만난 강민은 '파이썬' 맵에서 패했습니다. 그러나 최종전에서는 임요환을 꺾으면서 강한 면모를 유지했습니다.
◆'발목잡이' 박용욱
강민이 유명세를 타는 과정에서 이름을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박용욱입니다. 악마의 프로브라 불렸던 박용욱은 강민의 꿈을 수차례 깨뜨린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박용욱과 강민의 관계는 2002년말부터 시작됩니다. 스타리그로 가는 하부리그인 챌린지리그에서 강민과 박용욱은 승승장구하며 1위 결정전에서 맞붙었습니다. 5전3선승제로 펼쳐졌던 이 경기에서 승리한 쪽은 스타리그 4번 시드를 받아 16강 본선으로 직행합니다. 그러면서 신인 가운데 최고의 유망주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지요. 박용욱은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한 뒤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고 강민 또한 메이저 개인리그를 노크하던 때라 놓칠 수 없는 승부였습니다. 승자는 박용욱이었습니다. 3대2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에서 강민이 패한 것이죠. 듀얼 토너먼트를 치러야 했던 강민은 성학승과 강도경에게 패하면서 스타리그 본선 진출에 좌절합니다.
박용욱에게 패하면서 한 시즌을 쉰 강민은 마이큐브 스타리그에서 16강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습니다. 홍진호, 조용호, 이윤열과 한 조를 이뤘고 재경기 끝에 8강에 오른 강민은 전태규, 임요환 박용욱으로 구성된 8강 조합에서도 전승을 기록하면서 엄청난 기세를 보여줍니다. 박정석을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강민의 상대는 박용욱이었죠. 1년전 챌린지리그 1위 결정전에서 대결한 선수들이 스타리그 결승에서 맞붙으면서 세대 교체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결승전에서 강민은 박용욱에게 1대3으로 패하고 맙니다. 강민의 인생에 첫 준우승이었죠.
박용욱은 강민이 대회에서 뭔가 성적을 내려고 할 때면 등장해서 발목을 잡았습니다. 2004년 스프리스 MSL 패자 결승에서 박용욱을 만난 강민은 1대3으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합니다. 2005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박용욱과 강민은 5세트에서 만났고 박용욱이 승리하면서 SK텔레콤 T1이 우승을 차지하는 결과를 연출했지요.
박용욱과 강민의 상대 전적은 비공식전을 포함해 16승16패입니다. 그렇지만 임팩트 있고 중요한 순간에서 강민이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았기에 박용욱은 강민에게 강하다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최연성, 이윤열에 대한 약세
강민이 테란을 상대로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면서 프로토스의 전략가, 꿈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몽상가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전편에 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강민은 최연성과 이윤열에게 무척이나 약했습니다. 테란전 강자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말이죠.
최연성은 강민 킬러나 다름 없었습니다. 하나포스 센게임 MSL 승자 8강에서 강민을 꺾은 최연성은 질레트 스타리그 2004 16강전에서도 강민을 제압합니다. 스프리스 MSL 승자 4강에서는 2대1로 강민을 제압하며 결승까지 무혈 입성하지요. 강민의 전성기 중에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시기라 할 수 있는 2005년말 사이언 MSL 패자 4강에서도 최연성은 강민을 제압하며 다전제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 강력함을 과시했습니다.
최연성이 넘기 어려운 4차원의 벽이었다면 이윤열은 다소 인간적이었습니다. 비공식전 포함 18대14로 강민이 네 세트 가량 뒤처져 있습니다만 이윤열은 그래도 강민에게 첫 개인리그 우승을 선사하는 등 빈틈이 있었습니다. 강민과 이윤열의 대결 양상은 대회를 주최하는 방송사마다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온게임넷에서 주관하는 대회에서는 이윤열의 승률이 좋았고 MBC게임의 대회에서는 강민이 압도했습니다. 스타우트 MSL 결승전에서 강민이 이윤열을 꺾고 우승한 것이 대표적이지요.
◆마재윤만 아니었어도…
강민은 2008년 해설자로 전향을 선언합니다. 선수 자격은 유지하되 해설자를 시작하면서 병행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군에 입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강민은 해설자라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로 했습니다. 무엇이 강민을 업종전환하게 만들었을까요.
장강처럼 도도히 흘러가던 사대천왕의 구도를 깨고 들어온 강민은 후배들의 강력한 도전에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마재윤이었죠(승부 조작 사건으로 인해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마재윤이 한 시절을 풍미했던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마재윤의 데뷔 시절만해도 강민이 더 많은 승수를 챙기면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러나 사이언 MSL 16강에서 강민이 패한 이후 압도적으로 마재윤이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갔습니다. 프링글스 MSL 시즌1 결승전에서 강민은 1대3으로 마재윤에게 패했고 시즌2의 4강전에서도 1대3으로 무너졌습니다. 이후 WWI와 블리즈컨 같은 대회에서 강민은 마재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상대 전적 8대18로 크게 뒤처졌습니다.
만약 강민이 프링글스 MSL 시즌1이나 시즌2 가운데 한 번만이라도 마재윤을 넘어섰다면 강민의 선수 생활은 연장됐을지도 모릅니다.
◆해설자로 제2의 인생
해설자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마음 먹은 강민은 2008년 9월 MBC게임을 통해 마이크를 잡습니다. 이전까지 해설 위원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김동준이 군에 입대하게 되면서 강민이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지요. 김철민, 한승엽과 호흡을 맞춘 강민은 '강철승' 조합으로 불리며 새로운 스타일의 해설로 팬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MBC게임에서 1년 가량 해설자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은 강민은 온게임넷으로 '이적'합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 해설자나 캐스터가 방송국을 옮기는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강민의 이적은 많은 추측과 화제를 만들어냈습니다.
온게임넷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중계하거나 게스트로 출연하며 인정받은 강민은 2010년 공익 근무 요원으로 군생활을 시작했고 얼마전 전역했습니다. 강민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종목의 해설자로 복귀했습니다. 선수로 활동하던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프로게이머 시절 전략을 만들어낼 때 이상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리그 오브 레전드 해설자로도 '꿈의 해설'을 들려주길 기대해 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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