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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임요환의 복귀를 바라보며

[기자석] 임요환의 복귀를 바라보며
황제 임요환이 친정팀 SK텔레콤 T1으로 복귀를 선언했다. 그것도 코치로 말이다. 선수로 뛰고 싶은 욕심 때문에 2년 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팀을 떠났던 그가 이제는 코치를 하겠다고 돌아온 것이다.

e스포츠 최고의 아이콘이자 지금까지도 e스포츠를 대표하는 임요환이 돌아온 것에 대해 관계자들이나 팬들 모두 환호하며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임요환의 복귀를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의외로 높다.

임요환의 복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우선 책임감 없는 임요환의 행동에 대해 비판한다. 지난 2년 전에도 자신이 선수로 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e스포츠가 한참 어려웠을 때 이를 버리고 떠났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게임을 하던 슬레이어스 선수들에게 아무런 희망이나 미래도 제시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자신의 살 길을 찾아 친정팀에 돌아온 것이 과연 박수 받을 일인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임요환이 곧 팀이었던 슬레이어스는 임요환의 SK텔레콤 입단 때문에 결국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간판 선수들은 해외 팀으로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슬레이어스 선수들은 임요환의 소식을 미리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로 인해 내부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었고 큰 상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2 팬들은 임요환이 한 명의 개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살길을 찾고자 한 일에 대해 비판할 수는 없지만 무책임하게 선수들에게 그 어느 것 하나 의논하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기존 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 역시 반기기만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SK텔레콤 선수들이야 환영할지도 모르겠지만 익명을 요구한 몇 명의 선수들은 임요환의 복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선수는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며 "협회 소속으로 있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 사람을 아무런 제지 없이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은 기존에 e스포츠가 힘든 상황일 때 이를 지켜낸 선수들을 바보로 만드는 일"이라고 거침 없는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물론 환영하는 팬들도 있다. 임요환의 복귀 자체가 e스포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해 마지 않는 팬들이나 관계자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들은 임요환이 앞으로 얼마나 재미있는 경기를 후배들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해 마지 않고 있다.

그러나 e스포츠 최고의 선수였고 복귀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돼야 하는 임요환의 존재가 어쩌다 이지경이 됐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식석상이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그가 그동안 보여준 행동들이 기존 협회 소속 선수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을 얼마나 많이 실망시켰는지 아마 임요환은 지금에서야 깨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임요환의 복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시선을 극복하는 것 역시 임요환 본인의 몫일 것이다. 자신이 이야기한 대로 정말 "코치가 하고 싶어서" 온 것인지, 아니면 그저 혼자 살고자 슬레이어스를 버리고 살 길을 찾은 것인지 증명하는 길은 오직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일과 성적이라는 사실을 임요환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임요환의 행보에 따라 그의 진실성이 전달될 것이다. 그가 얼마나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금은 지켜봐야 할 때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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