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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안녕하세요. 스타걸 서연지입니다.

지난 주에는 공군 에이스 소속 선수들을 제외하고 프로게이머 가운데 어느 새 최고령이 됐지만 본인은 그 사실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웅진 스타즈 윤용태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윤용태 선수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들으면서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를 참으로 쉽게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용태 선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저 성적이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은퇴설과 공군입대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 윤용태 선수를 더욱 힘들게 했죠. 모든 힘든 일은 윤용태 선수 혼자 겪어야만 했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 역시 혼자 감당해야 했더군요. 온갖 오해와 비난을 들으면서도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보니 정말 끔찍하더라고요.

팬 여러분들도 댓글이나 글을 쓸 때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센스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윤용태 선수와 인터뷰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데도 사람들은 그저 비난해내는데 급급했다는 것을 생각하니 제가 다 마음이 아프더군요. 선수가 남몰래 흘리는 땀과 눈물을 조금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한국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에서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중심이 이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스타1 스타리그가 마지막으로 열렸고 지금은 스타2 스타리그가 열리고 있으며 추후 프로리그 역시 스타2로 완전히 전환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잡음이 없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스타2를 더 일찍 시작해 GSL에서 활약했던 선수들과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의 라이벌 구도까지는 우리에게 재미를 주지만 각 집단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최근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리고 있죠.

그러나 결국 이 모든 일은 선수들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서로의 경쟁구도를 더욱 재미나게 만든다면 팬들도 하나가 되고 각 집단들도 한국e스포츠 발전을 위해 뭉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인터뷰 주인공은 양쪽 집단에서 모두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가장 많은 GSL 우승기록으로 레전드가 돼가고 있는 LG IM 정종현 선수입니다. 웅진 스타즈에서 활약했던 정종현 선수는 스타2로 옮겨간 뒤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스타1에서 스타2로 전향한 선수 가운데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번 스타2 스타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LG IM 정종현 선수.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정종왕'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시죠.

◆정종현은 게임천재?

서연지=이름은 정말 많이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정말 반갑습니다.

정종현=저도 웅진 스타즈에서 활동할 때는 스타리그에 올라간 적이 없어서 처음 뵙네요(웃음). 오늘 인터뷰를 한다는 이야기에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됐거든요. 듣던 대로 미인이시네요.

서연지=제 이야기를 많이 들었나 봐요.

정종현=예전에 웅진 선수들이 스타리그에 다녀온 뒤 이야기해 준 적 있거든요. 스타걸 정말 예쁘다고요(웃음). 아마 제가 인터뷰 하는 것을 보면 무척 부러워 할거에요.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서연지=사실 계속 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과 인터뷰를 했다가 이번 주에는 조금 특별한 인터뷰를 하고 싶어 정종현 선수를 섭외하게 됐어요. 왠지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

정종현=생각보다 새로운 이야기가 없으면 어쩌죠(웃음). 그래도 어쨌건 GSL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이렇게 인터뷰하게 돼 영광입니다. 제가 성공하긴 했나 봐요(웃음).

서연지=가장 성공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금뿐만 아니라 우승 횟수 등 레전드가 갖춰야 하는 조건을 두루 갖춰가고 있잖아요. 정말 멋있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종현=그렇게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뻐요. 그럴 때마다 게임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연지=어렸을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게임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 같아서요.

정종현=천재까지는 아니고요(웃음).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스타1만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모든 게임을 좋아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나오는 게임은 다 해본 것 같으니 말이에요.

스타1을 처음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한 두 판 정도 했는데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후 중학교 때 스타1 CD를 사서 집에서도 스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어요. 확실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할 정도로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맞대결을 할 때도 확실히 제가 친구들보다 뛰어나긴 했어요(웃음). 천재까지는 아니고 제가 생각해도 게임에 대한 적응력과 이해도는 뛰어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한 게임에 빠져들면 실력도 금방 늘었고요.

서연지=게임 천재 맞네요(웃음).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정종현=문제는 게임에 대한 적응이 빠르고 이해도도 높았지만 그만큼 싫증나는 속도도 빨랐다는 것이죠. 한 게임에 빠져있을 때는 정말 잘했는데 그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 실력이 급속도로 하락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던 것 같아요. 사실 스타1도 그래서 은퇴하게 됐던 거고요.

서연지=게임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나 보네요. 그런데 어떤 일이든 재미가 없어지면 열정이 줄어들고 그 부분이 그 일을 지속하는데 해가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정종현=게임에 대한 열정이 식지만 않으면 한 게임을 평생 하면서 최고의 위치에 계속 있을 수 있을 텐데 사람이라는 것이 그럴 수만은 없잖아요. 어느 정도 재능이 있는데 그것을 꾸준히 닦을만한 지구력이 없는 것 같아 가끔 답답하기도 해요.

◆인생을 바꿔 놓은 아버지

서연지=게임을 좋아하긴 했지만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겠네요. 게임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것을 본인이 더 잘 알았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어떻게 게임을 하게 됐어요?

정종현=아버지 덕분이에요. 그 당시 안방에 PC가 있어서 게임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종종 지켜보곤 하셨거든요. 아버지도 가끔 스타1을 즐기기도 하셨고요. 그래서인지 제가 잘한다는 사실을 파악하셨던 거죠(웃음).

저는 사실 프로게이머가 뭔지도 잘 몰랐는데 아버지께서 '게임을 전문적으로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권유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아버지께서 진지하게 물어보시니 저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서연지=정말 신기하네요. 다른 부모님들은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하면 처음에는 말리기 마련이라고 들었거든요.

정종현=저희 아버지께서는 굉장히 젊게 사셨던 분이었어요. 생각도 깨어 있으셨고요. 사실 공부로는 성공하는 것이 한계가 있잖아요. 그 당시 집안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공부에만 몰두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아버지께서는 제 게임 실력을 보시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의 권유로 프로게이머를 꿈 꾸며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나갔던 대회에서 3위까지 하고 난 뒤 아버지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서연지=아마추어 대회에서는 어떤 선수들을 만났던 기억이 나요?<

정종현=지금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고 있는 SK텔레콤 정명훈 선수도 만났고 STX 김윤중, KT 임정현 등 정말 수많은 선수들을 만났어요. 정명훈 선수에게는 이겼었던 기억도 나네요(웃음).

아버지께서 제가 아마추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마다 '네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겠지? 정말 열심히 하라'며 응원해 주셨어요. 그 덕분에 제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b>서연지=아버지께서 정말 멋진 분이셨네요.

정종현=커리지매치가 있는 것도 다 아버지가 알려주신 거에요. 사실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운이 좋게도 WCG 예선에서 4강까지 진출하는 영광을 누렸죠. 그때 4강에서 만났던 선수가 지금은 코치인 최연성 선수였어요.

서연지=최연성 선수와 WCG 예선에서 만났었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네요.

정종현=저도 솔직히 실력에서는 자신 있었는데 역시 프로게이머는 다르더라고요(웃음). 2006년 최연성 코치님은 정말 잘하는 선수였잖아요. 그래도 그때 4강에 가면서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게 됐어요.

서연지=2008년에 첫 데뷔를 했으니 팀에 금방 뽑혔던 것은 아니었나 봐요.

정종현=날카로우신데요(웃음). 1년 반 동안 드래프트에 참가했는데 저를 뽑아가는 팀이 없었어요. 지금이야 드래프트 나오면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팀에 가지만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도 많았고 팀에서 뽑을 수 있는 선수도 제한돼 있어서 경쟁이 엄청났죠.

그때마다 힘을 줬던 것도 아버지에요. 드래프트에 계속 참가하면서 아마추어 대회를 계속 출전했거든요. 아버지께서는 '언젠가는 네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알아봐주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 응원해 주셨어요. 그래서 조바심 갖지 않고 묵묵히 기다릴 수 있었죠.

서연지=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네요.

정종현=이번뿐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또 한번 인생을 바꿔놓아 주셨어요. 스타1에 싫증이 나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저를 스타2로 이끌어 주셨죠. 사실 아예 은퇴를 하려고 했고 게임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아버지께서 스타2로 전환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충고해 주셨거든요.

['스타걸' 서연지가 간다] 정종현 "인생을 바꿔 주신 아버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께서 권유해 주시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아찔해 하곤 해요. 아마 지금 아르바이트나 근근이 하면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아요. 평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루하고 재미없는 삶이었겠죠.

스타2로 전환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께서 제 삶을 여러 번 바꿔 놓아 주셨으니 정말 너무나 감사하죠.

서연지=지금도 아버지께서 큰 힘이 돼주시겠네요.

정종현=그럼요. 힘든 일이 정말 많았는데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덕분입니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도 경기 보면서 모니터 해주실 정도로 열정적이세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서연지=부모님은 자식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식은 부모님의 말에 귀를 기울여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

정종현=그때는 몰랐는데 역시 어렸을 때는 부모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니까요(웃음).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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