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로 진행되는 공식 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개인리그가 한창 진행중이다. 옥션 올킬 스타리그와 GSL 시즌4 모두 4강까지 선발을 마친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SK텔레콤 T1의 프로토스 정윤종이다. 스타리그 4강과 GSL 4강에 동반 진출한 유일한 선수이며 날이 갈수록 플레이가 정교해지고 세련미까지 가미되면서 될성부른 떡잎을 넘어 블루칩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타1 기대주정윤종은 스타1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2009년 MBC게임 히어로의 연습생으로 프로게임단에 입단한 정윤종은 2010년 SK텔레콤 T1으로 팀을 옮겼다. 김택용과 도재욱이라는 걸출한 프로토스를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이지만 후진 양성을 위해 신예가 필요했고 테스트를 거쳐 정윤종을 선발했다.스타1으로 진행되던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서 정윤종은 자질이 좋은 선수로 인정을 받았지만 김택용과 도재욱 등 선배 프로토스의 그늘에 가려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했다. 2010년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 1라운드부터 주전으로 나선 정윤종은 15승이나 거뒀지만 패배 또한 비슷하게 기록했다.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을 얻긴 했지만 삼성전자 김기현과의 경쟁에서 압도하지는 못했다.그래도 정윤종은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에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도중 기흉으로 인해 컨디션 저하를 경험했던 정윤종은 막판에 집중력을 살리면서 SK텔레콤이 정규 시즌 1위, 결승전 승리로 세 시즌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는데 큰 공을 세웠다.◆복사기에서 선구자로정윤종은 스타2를 만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시즌2에서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윤종은 특유의 적응력을 발휘했다. 스타1 시절 정윤종은 김택용, 도재욱 등 선배들의 플레이를 복사하는 재주를 발휘했다. 선배들이 경기 운영하는 방법을 직접 가르쳐주지 않아도 뒤에서 몇 경기 관전하고 나면 곧바로 따라하는 능력을 선보인 바 있는 정윤종은 스타2로 넘어가자마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프로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은 "정윤종의 상승세가 정말 대단하다. 익히는 속도가 다른 선수들의 두 배 이상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정윤종은 스타2로 진행된 내부 평가전에서 김택용, 정명훈, 도재욱 등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프로토스 유닛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빠를 뿐만 아니라 저그와 테란의 전략과 운영 방법에 대해서도 금세 익혔다. 자기에게 주어진 연습량만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2를 먼저 시작한 GSL 선수들의 VOD를 찾아 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속도가 대단했다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평가다.
◆에이스로 거듭나다SK텔레콤 내부에서 스타2 최고수로 인정받은 정윤종은 그동안 김택용, 정명훈에게 집중됐던 에이스 결정전을 모두 떠안았다. 데뷔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예였지만 팀내에서 스타2를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았기에 에이스의 자리를 차지했다. 실제로 김택용의 스타2에 대한 적응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스타1에서도 그랬듯이 김택용은 연습을 통해 상대 전략이나 운영에 대한 답을 찾는 스타일이었고 수많은 전략에 대한 해법을 만들어내기에는 시간이 짧았다. 도재욱이 스타2에서 승수를 올리긴 했지만 이해도가 높지 않았고 정명훈은 테란이라는 종족의 약점을 안고 있었기에 정윤종을 에이스 결정전에 자주 내보냈다.정윤종은 시즌2에서 SK텔레콤이 치른 10번의 에이스 결정전에 모두 출전했다. 김택용의 스타 7승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에이스 결정전 첫 도전에서 정윤종은 1패를 안았지만 이후 4연승을 달렸고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이 걸려 있던 8월26일 공군 에이스와의 에이스 결정전에도 출전해 승리하면서 4강 진입을 확정지었다. 에이스 결정전에 자주 출전한 정윤종은 시즌이 끝난 뒤 13승6패로 스타2 종목 최다승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개인리그 섭렵에 나서다스타1 시절 정윤종은 메이저 개인리그 무대에 나선 적이 없다. 오프라인 예선 또한 두 번 밖에 통과하지 못했다. 2011년 서바이버 토너먼트에 두 번 출전한 것이 경험의 전부다. 스타2로 개인리그가 재편되면서 정윤종은 낭중지추와 같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끼리 결쟁을 펼친 스타리그 예선을 통과했고 듀얼 토너먼트 또한 뚫어냈다. 스타리그 16강 본선에 처음으로 오른 정윤종은 죽음의 조라고 평가 받았던 A조에 속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정윤종은 프로리그 스타2 부문 다승 1위다운 활약을 펼쳤다. GSL 결승에 오른 경험이 있는 이정훈과 박수호를 제압했고 스타1으로 치러진 마지막 스타리그 우승자인 허영무 또한 꺾었다. 16강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정윤종은 8강에서도 떠오르는 프로토스 강호 원이삭을 3대1로 제압하면서 4강에 올랐고 이제 로열로더를 꿈꾸고 있다.한국e스포츠협회의 추천 자격으로 GSL 코드S에 진출한 정윤종은 32강과 16강에서 GSL의 내로라하는 테란들을 만나 연파하면서 8강까지 올랐다. 32강에서 프라임 변현우를 격파한 정윤종은 승자전에서 LG-IM 안호진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최종전에서 다시 변현우를 제압하면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리퀴드 윤영서와 TSL 최성훈을 연파하며 협회 소속 선수로는 처음으로 8강에 오른 정윤종은 지난 3일 팀리퀴드 송현덕을 3대0으로 격파하면서 스타리그와 GSL에서 동시에 4강에 오른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여기에다 정윤종은 블리자드가 주최하는 배틀넷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한국 대표로 선발되기까지 했다. 협회 소속 선수 3명 가운데 이름을 올리면서 세계 무대까지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스타1에서는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스타2라는 종목을 만나 블루칩으로 거듭난 정윤종은 개인리그 동시 우승과 세계 대회 출전이라는 목표를 남겨두고 있다.[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관련 기사 엄재경 해설 위원이 본 정윤종의 강점은? 세 마리 토끼 노리는 정윤종*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