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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데일리e스포츠의 LOL 기사가 어색한 이유

10월9일은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26년부터 제정된 날이다. 최근 들어 휴일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다시 휴일로 정하고 세종대왕의 높은 뜻을 되살리자는 의견도 많다.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말이 생성되는 사람의 구강 구조를 본따서 만들어졌기에 영어, 불어, 일어, 중국어 등 다른 나라의 발음을 대부분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우리말이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렸고 한 디자이너가 세계적인 패션쇼에서 우리 말이 무늬로 들어간 옷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우수한 말을 가진 우리이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e스포츠-이 말도 죄다 영어다-중계나 기사에서는 우리 말보다 외래어가 더 많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우리 말로 치면 전설의 모임 정도?이하 LOL) 리그에서는 더욱 심하다.


일단 영웅들의 이름부터 외래어다. 미국에서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영웅의 이름이 모두 외래어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구미호에서 영감을 얻은 '아리'라는 영웅을 제외하면 모두 외래어다.

선수들이 자리를 뜻하는 말인 탑, 미드, 봇, 정글도 모두 영어에서 따왔다. 우리 말로 치면 상단, 중단, 하단과 수풀이 될 것이다. 경기 양상에 대한 해설도 모두 영어식 표현이다.

LOL 리그를 시청하다 보면 '초반 인베를 갔을 때 블리츠 크랭크가 그랩을 당기고 챔피언들의 스킬이 콤보로 터지면 순삭이죠', '봇에 원딜이 CS를 챙기고 있는 동안 서폿이 어택을 하고 힐을 넣으면서 버티고 있다가 부시 안으로 정글러가 숨어 들어 갱을 오면 킬을 따낼 수 있습니다' 등의 표현을 자주 들을 수 있다. 경기에 대한 기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OL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 들을 수 없다. LOL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먼저 서비스됐고 그들이 쓰는 용어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전파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탓이다.

데일리e스포츠는 LOL 기사를 쓰면서 이러한 표현을 가급적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에서 예를 든 문장을 데일리e스포츠 식으로 바꾸면 이렇다. 윗 문장은 '초반에 침투 작전을 펼칠 때 블리츠 크랭크가 로켓손 기술을 사용해서 끌어 오고 영웅들이 기술을 연계한다면 쉽게 잡을 수 있죠.'로, 아랫 문장은 '하단 지역에서 원거리 공격수가 미니언을 사냥하는 동안 서포터가 공격을 도와주고 치료하면서 버티고 있다가 수풀 안으로 정글 담당이 숨어 들어 협공을 시도하면 잡을 수 있습니다.'라고 바꿀 수 있다.

LOL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데일리e스포츠의 기사투는 어색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외래어를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일반인들에게 양상을 전하려면 이러한 표현이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말 파괴가 초중고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e스포츠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외국에서 개발된 게임을 통해 대회를 치르고 중계를 입히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를 한글화하면서 보여줬던 우리말 작업의 완성도는 높이 살 만하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은 어색하다, 무리가 있다면서 반발하기도 했지만 최대한 충실하게 바꿨다.

앞으로도 데일리e스포츠는 최대한 우리말을 살리면서 기사를 쓰고 경기 양상을 전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뱀다리(사족) 한글날 관련 기자석을 쓰고 나니 우리 매체 이름부터 우리말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독자님들의 양해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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