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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그라피] 30대 프로게이머라는 꿈…임요환(3)

[게이머그라피] 30대 프로게이머라는 꿈…임요환(3)
임요환이 현역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던 시절 가장 많이 언급한 말이 무엇일까요?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꿈인 "30대에도 선수로 뛰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이 그 말을 가장 많이 했고 임요환이 자주 입에 올린 이유는 바로 처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스포츠의 경우 체제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30대에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야구의 예를 들면 양준혁이나 이종범은 프로에서만 20년 가까이 현역으로 활동했고 40대에 들어서야 은퇴했죠.
여타 프로스포츠는 학창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운동합니다. 초등학교 때 시작해서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에도 해당 운동부가 존재하고 프로구단 또한 대기업들이 후원을 하고 있기에 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반면 e스포츠는 정부의 정책이나 기업들의 경제 상황에 의해 업계가 부흥할 수도,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를 만들면서 어린 선수들이 e스포츠 종목에 도전하지 못하게 됐고 기업이 경영난을 이유로 프로게임단을 해체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원 스포츠는 꿈에서나 나올 이야기이죠.

그리고 선수들이 갖고 있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성이라면 누구나 의무를 갖고 있는 군복무입니다. 임요환이 전성기를 맞고 있을 때에도 군 문제가 가장 큰 벽이었습니다.
◆공군 입대
2004년 에버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제자' 최연성과 대결한 임요환은 아쉽게도 2대3으로 패했습니다. 이 날 시상식에서 임요환은 눈물을 흘렸는데요. 그 눈물에는 군 입대에 대한 불안과 프로게이머로 다시 결승에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실려 있었습니다.

2004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임요환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군 입대를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So1 스타리그에서 또 다시 결승에 올랐습니다. 오영종과의 대결이었는데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요환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 군에 프로게임단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에 크게 동요되지 않았던 것이죠.

[게이머그라피] 30대 프로게이머라는 꿈…임요환(3)

6개월 가량 지난 뒤 공군에서 프로게임단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당당히 e스포츠 병과가 따로 있어 프로게이머를 선발하지만 당시만해도 전산특기병 자격으로 선수를 선발했죠. 강도경과 조형근, 최인규가 처음으로 프로게이머 자격으로 공군에 입대했고 임요환도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사실 임요환은 공군 에이스의 선수로 뽑히기 전 두 차례 가량 육군 훈련소에 들어갔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령탑을 맡은 SK텔레콤 주훈 감독이 밝힌 내용인데요. 임요환이 육군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았고 실제로 훈련소에 입소하기도 했지만 디스크 증상이 발견되면서 입대가 연기됐다고 합니다. 임요환의 팬들은 눈치챘겠지만 짧은 머리를 싫어하는 임요환이 팬들의 호칭처럼 '레고 머리'로 경기장에 나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임요환은 우여곡절을 모두 극복하고 공군에 입대 원서를 냈고 합격했습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쉴 수도 있었지만 임요환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끝까지 팬들에게 한 경기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고 프링글스 MSL 시즌2에서 8강에 진출, 시드까지 확보했습니다.

임요환은 2006년 10월9일 입대했습니다. 당시 취재진과 팬 등 100여 명이 임요환의 입대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진주까지 동행하는 등 화제를 모았죠. 임요환이 신병 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는 기간을 활용하기 위해 MBC게임은 프링글스 MSL 시즌2의 결승전을 진주 교육 사령부 연병장에서 진행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재윤과 심소명이 결승전을 치렀지만 취재진의 관심은 연병장에서 후배들의 결승전을 지켜보는 임요환을 찾는데 모아지는 기현상도 발생했죠. 결국 임요환을 가장 먼저 찾은 사진 기자는 특종을 했고요.

◆공군 에이스의 에이스
임요환은 공군 에이스에서 에이스로 활동했습니다. 임요환의 뒤를 이어 입대한 성학승과 김환중, 이재훈, 김선기까지 8명의 라인업이 갖춰졌고 공군은 에이스라는 이름의 팀을 만들어 2007년 전기리그부터 프로리그에서 활약을 펼쳤습니다.

공군 유니폼을 입은 임요환의 데뷔전은 얄궂게도 친정팀인 SK텔레콤 T1이었습니다. 상대는 전상욱. 한솥밥을 먹던 시절에도 묘한 경쟁 관계를 갖고 있던 임요환은 전상욱에게 패하면서 팀플레이로 전향했습니다. 선임병인 강도경과 팀을 만들어 두 번의 경기를 치렀지만 첫 승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그러던 임요환에게 기회가 찾아왔으니 이스트로와의 경기에서 저그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팀플레이와 개인전을 오가던 저그 김원기를 상대한 임요환은 특기인 저그전 스킬을 발휘하면서 첫 승을 따냈죠. 당시 임요환은 트럼프의 에이스 카드를 팬들에게 뿌리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30대 프로게이머라는 꿈…임요환(3)


임요환은 바로 다음 경기인 MBC게임 히어로와의 경기에도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 김택용과 경기를 펼쳤습니다. 4세트에서 최인규가 고스트의 록다운을 선보이며 김택용을 꺾었고 임요환은 절묘한 타이밍 러시를 통해 김택용의 숨통을 조이며 승리했습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처음으로 승리했고 이스트로전에 이어 2연승을 달성했습니다.

임요환은 이후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했다. 선임병인 조형근이 팀플레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26승이나 달성했고 후임 이주영이 입대 이후 빼어난 개인전 능력을 앞세워 30승을 넘어섰지만 임요환은 공군 소속 테란 사상 가장 많은 승수를 쌓으면서 에이스였음을 증명했습니다.

공군 사상 처음으로 개인리그에 출전한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예선을 통과해 출전한 11차 서바이버 토너먼트에서 임요환은 STX 김윤환과 은퇴한 김민구를 제압하면서 MSL 출전권을 얻어냈고 본선 32강에서 1차전 강민을 꺾었지만 승자전에서 삼성전자 이성은에게 패한 뒤 최종전에서 강민에게 무너지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김가연과의 스캔들과 열애
임요환은 2008년 12월21일 제대했습니다. 군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임요환은 공군 에이스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병역을 해결했고 숙원인 30대 프로게이머의 꿈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30대 프로게이머로서의 성공 신화이기 이전에 스캔들이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탤런트 김가연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고 임요환이 제대하자 마자 가진 인터뷰 내용과 오버랩되면서 소문이 확대됐습니다. 임요환은 여자 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게임을 잘 이해하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답했고 김가연과의 사진이 각종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열애설이 터졌습니다.

당시 임요환과 김가연은 스캔들을 부정했습니다만 1년 뒤 사실을 인정했고 공식 커플이 됐습니다.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로 전환한 이후 임요환은 선수 겸 감독, 김가연은 게임단주가 되어 슬레이어스라는 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30대 프로게이머라는 꿈…임요환(3)

◆스타2로의 전향
공군에서 전역한 임요환은 SK텔레콤 T1으로 복귀했습니다. 후배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임요환은 광안리 결승전까지 진출했습니다. 2009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화승 오즈와의 결승전에서 임요환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벤치에서 후배들을 응원했습니다. 후배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전략 논의를 했고 정명훈이 결승 2일차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제동을 상대로 승리할 때 전진 배럭 전략을 임요환이 알려준 것이라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SK텔레콤에서 30대 프로게이머의 꿈을 펼칠 것 같았던 임요환은 스타2가 출시된 이후 심경의 변화를 드러냅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통해서는 더 이상 후배들을 누르고 프로리그나 개인리그에 나설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낀 임요환은 SK텔레콤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독자 노선에 나섭니다.

연인 김가연과 힘을 합쳐 슬레이어스라는 팀을 만든 임요환은 스타2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대회의 4강까지 오르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현실화하는 듯했습니다. 스타2 오픈 대회에서 임요환과 이윤열이 치른 8강전은 동시 시청자 77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파괴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각종 대회에서 임요환은 하락 일로를 겪었고 2012년에 들어와서는 손목과 어깨 등 각종 관절에 무리가 오면서 선수를 그만 두고 후진 양성에 몰입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임요환은 친정팀인 SK텔레콤으로부터 스타2를 집중 육성할 코치가 필요하다는 제의를 받았고 슬레이어스를 나와 SK텔레콤의 코치로 부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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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 변신
며칠 전이지요. 17일 SK텔레콤은 박용운 감독을 어드바이저로 보직을 변경하고 임요환을 중심으로 스타크래프트 코칭 스태프를 개편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요환이 실질적인 SK텔레콤 T1 스타크래프트팀의 수장이 된 것이지요.

같은 날 임요환이 핵심이 되어 만들었던 슬레이어스가 해체한다고 발표되면서 임요환은 기쁨과 동시에 아픔을 맛봐야 했습니다.

30대에도 현역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던 꿈은 사라졌지만 후배들을 통해 그 꿈을 이루는 지도자로 변신한 임요환이 e스포츠계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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