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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그라피] 퍼펙트 테란의 진가 … 서지훈(2)

[게이머그라피] 퍼펙트 테란의 진가 … 서지훈(2)
◇e스포츠 전문 잡지 esFORCE의 메인 모델이었던 서지훈.

서지훈이 국내에서 열린 개인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꺾은 것이 유일합니다. 그 뒤로는 우승은 커녕 결승전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 GO라는 팀이 CJ 그룹으로부터 인수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 정신적인 지주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글로벌화의 시초
서지훈의 이름과 아이디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WCG 2004 그랜드 파이널입니다. WCG가 한국에서 만든 글로벌 e스포츠 대회라는 사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2000년 WCG 챌린지라는 대회를 개최하면서 e스포츠를 통한 세계 젊은이들의 축제가 기획됐고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본선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첫 해와 두 번째 대회의 우승자는 임요환이었고 2003년에는 이용범이라는 선수가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패권을 가져갔습니다.

2004년 WCG는 의미 있는 도전을 시도합니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선수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대회에서 벗어나 WCG 그랜드 파이널을 세계 각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그 첫 대회가 바로 200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WCG 2004 그랜드 파이널입니다.

[게이머그라피] 퍼펙트 테란의 진가 … 서지훈(2)
◇WCG 한국 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기수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서지훈은 이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팀 동료 전상욱과 함께-이 대회가 끝난 이후 전상욱은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합니다-한국 대표로 출전한 서지훈은 결승전에서 전상욱을 제압하면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동안 한국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기량이 대단하다는 것을 소식으로만 들어서 알고 있던 외국 사람들이 서지훈의 플레이를 보면서 감탄했지요.

해외에서 처음으로 그랜드 파이널을 치른 WCG라는 대회를 통해 유명세를 탄 서지훈은 1년 뒤인 2005년 싱가포르에 열린 WCG 그랜드 파이널에도 참가했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대단했죠. 2004년 대회를 지켜본 해외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며 글로벌화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퍼펙트 테란의 진가 … 서지훈(2)

◇CJ 엔투스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서지훈.

◆팀리그의 화신
올림푸스 스타리그와 WCG 2004에서 우승하면서 서지훈은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이 타이밍에 열린 대회들에서도 서지훈은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는데요. 특히 MBC게임이 주최한 팀리그에서 서지훈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MBC게임의 팀리그는 가장 먼저 시작된 단체전입니다. 2003년 계몽사 팀리그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 대회의 특징은 승자 연전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말 그대로 한 번 이긴 선수가 계속 출전하게 되고 상대 팀에서는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배치하면서 물고 물리는 재미와 한 명이 다른 팀을 모두 제압하는 희열을 맛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서지훈이 속한 GO는 팀리그의 종결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2003년 처음 열린 대회에서 SouL을 상대로 4대1로 승리하면서 우승했고 2차 대회에서도 한빛 스타즈를 제압하면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죠. 4차 대회에서는 준우승, 5차 대회에서는 또 다시 우승하면서 5번의 대회 가운데 3번 우승, 1번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GO가 팀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과정에서 서지훈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서지훈은 세 시즌 연속으로 올킬을 달성하며 팀리그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습니다. 3차 대회에서 SouL을 상대로 올킬을 기록한 서지훈은 4차 대회에서 플러스를 맞아 또 다시 올킬을 기록했죠. 5차 대회에서는 SK텔레콤을 상대로 임요환, 박용욱, 최연성을 연파했습니다. 세 번의 올킬을 통해 승수를 쌓은 서지훈은 팀리그 사상 최다승을 기록했습니다. 5개 대회를 모두 합친 다승 순위에서 23승7패를 기록한 서지훈은 23승12패의 변은종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패배가 적었던 점까지 감안하면 서지훈이 1위나 다름 없습니다.

[게이머그라피] 퍼펙트 테란의 진가 … 서지훈(2)

◇CJ 엔투스 창단 이후 팬들과의 모임에서 여장을 하고 나온 서지훈. 예쁘장한 여성처럼 보여 여성 팬들의 부러움을 샀지요.

◆CJ 엔투스의 아이콘
2003년과 2004년 서지훈이 맹활약하면서 GO가 갖고 있는 가치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2004년 3월 SK텔레콤이 프로게임단 T1을 창단했고 8월에는 팬택앤큐리텔이 게임단을 만들면서 다른 기업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지훈을 필두로 2005년 WCG 우승자 이재훈, 개인리그의 강호로 떠오른 마재윤 등을 보유하고 있던 GO에도 여러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이 들어왔지요. 그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은 바로 CJ였습니다. 식품을 주력으로 하던 CJ는 문화 콘텐츠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고 GO를 인수함으로써 CJ 엔투스라는 게임단으로 만들었습니다.

CJ는 서지훈을 메인 모델로 삼았습니다. 마재윤-언급하는 것을 싫어하실 수도 있지만 이 때만 해도 마재윤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였습니다-이 뒤를 받칠 선수로 크고 있었습니다만 팀 내외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선수는 서지훈이었죠.

서지훈은 팀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선수로서의 기량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훈련도 열심히 했지만 각종 행사에 메인 모델로 나서면서 CJ 엔투스를 알렸지요.

그 과정에서 특이한 사진 한 장이 촬영된 적이 있습니다. CJ가 창단 1주년을 맞아 팬 미팅을 가졌는데요. 그 자리에 서지훈이 여장을 하고 등장한 것입니다. 1편에서 설명했듯 '-_-'라는 이모티콘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무뚝뚝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서지훈이었지만 기업이 알려지고 팀을 홍보하는 자리에는 여장을 하면서 즐거움을 줬습니다.

엔투스(Entus)라는 팀 이름이 Entertain+Us, 또는 Enthusiasm+Us의 약자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또는 열정을 갖고 있는 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CJ의 대표 선수인 서지훈이 팬미팅에서 보여준 행동이야 말로 엔투스의 진정한 정신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계기가 아니었을까요.

*3편에서 계속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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