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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축구소녀' 강인혜, 프풋에 빠지다

[피플] '축구소녀' 강인혜, 프풋에 빠지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왠지 운동 선수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저 사람은 운동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쳐다 보게 되는 사람. 프리스타일 풋살(이하 프풋) 프리미어리그 유일한 여성 참가자 강인혜가 그랬다. 멀리서 봐도 그는 누가 뭐래도 운동했던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여성 참가자라는 이유로 인터뷰 섭외 대상 1순위로 꼽혔던 강인혜는 여성이라는 이유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이야기 거리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촉망 받는 여자 축구 선수였다. 청소년 대표까지 지녔던 그가 과연 어떤 인연과 계기로 프풋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하게 됐을까?

벗겨내도, 벗겨내도 끝이 없는 강인혜만의 독특한 이야기들. 그가 프풋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축구소녀'였던 강인혜의 프로게이머 도전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자.

◆'유일한'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축구소녀'

그가 프풋 프리미어 리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유일한 여성참가자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포츠 게임의 경우 여성참가자가 희귀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게임에 비해 스포츠 게임의 경우 여성참가자가 남성참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고 한다.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스포츠를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이 현저히 작다. 스포츠게임은 손으로 하는 것이지만 스포츠를 좋아하고 많이 보는 사람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여성들은 아무래도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강인혜는 다른 여성과는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유일한 여성참가자임과 동시에 유일한 축구선수 출신의 리그 참가자였기 때문이다. 강인혜는 대학교 때까지 여자축구부에서 맹활약했던 축구선수였다.

"운동을 했었던 사람인데다 다른 스포츠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안 보는 스포츠가 없어요. 직접 뛰었던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야구 등 대부분의 구기 종목은 빠지지 않고 보는 편이에요. 일반 여성과는 많이 다르죠(웃음)."

그래서인지 강인혜는 프풋 프리미어리그 유일한 여성 참가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남성들 못지 않은 빼어난 감각으로 경기 전반을 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같은 팀 남성 선수들이 그를 신뢰하는 것도 경험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였기 때문인지 아무래도 축구 게임에 먼저 손이 가더라고요(웃음). 팔은 안으로 굽는 것 아니겠어요? 만약 제가 농구선수였으면 프리스타일에 빠져 있었겠죠. 축구선수라는 이력이 저를 프풋의 세계로 인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유일한 여성참가자라는 타이틀보다 유일한 축구선수 출신 리그 참가자라는 말이 더 마음에 든다는 강인혜. 아직까지 모습은 운동선수 그 자체지만 강인혜는 게임 안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평범한 스물 세 살이었다.

◆축구소녀, 게임으로 꿈 꾸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그는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었다. 축구를 빼면 그의 인생은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청소년 대표까지 지낸 촉망 받는 축구 선수였던 그가 어떻게 프풋에 빠지게 됐을까?

"조금은 슬픈 이야기지만 더 이상 슬픔에 잠겨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부상이 심해 축구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내가 잘 할 수 있고 자신 있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축구를 떠나 내가 살 수 있을지 고민도 되더라고요."

축구를 하면서도 강인혜는 여가 시간 동안 틈틈이 게임을 즐겼었다고 한다. 운동선수 특유의 승부욕을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게임 등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게임에 흥미를 느꼈던 강인혜는 프리스타일, 프리스타일 풋볼 등 다양한 스포츠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운동을 하면서 계속 게임을 즐겼었는데 운동을 그만두고 나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나더라고요. 특히 축구를 하고 싶었던 욕구를 게임으로 푸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프풋에 빠지게 됐던 것 같아요."

게임만 즐기던 강인혜는 요즘 새로운 꿈이 생겼다. 자신이 운동선수였던 점을 십분 활용해 스포츠게임을 만드는 게임회사에 취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자신이 좋아하던 운동과 게임을 모두 다룰 수 있고 잘 다룰 자신도 있어 게임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로게이머도 마찬가지겠지만 운동선수가 운동을 그만 두면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게다가 자의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 그런지 방황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운동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어서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리그에 참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게임회사에서 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목표는 결승 진출"

강인혜가 속한 프풋레전드는 16강 A조에서 조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 프풋레전드는 우승후보인 '이전쟁을끝내러왔다'와 B조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한 네임드, 이든 등과 한 조를 이뤄 풀리그를 치른다.

"솔직히 우승하겠다는 말은 못하겠어요. 16강에서 같은 조였던 '이전쟁을끝내러왔다'팀 선수 구성이 워낙 막강하거든요. 하지만 운동선수 특유의 승부근성이 있어요. 최선을 다해 이겨볼 생각입니다. '이전쟁을끝내러왔다'와 결승전에서 맞붙어 재미있는 승부 펼치고 싶어요."

프풋레전드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실 강인혜가 이렇게 남성 참가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한 조에 속할 수 있었던 것도 프풋레전드 구성원 가운데 한 명과 인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프풋레전드 구성원 가운데 MBC PD로 일하고 있는 한 사람이 강인혜가 축구 선수 시절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오빠에게 물어보지 않아 이름을 밝힐 수는 없는데 우리 팀 선수 가운데 한 명이 MBC PD에요(웃음). 제가 선수 시절 만난 분이죠. 사람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신기하고 독특해요(웃음). 나중에는 그 분 한번 인터뷰해 보세요."

결승전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며 주먹을 불끈 쥔 강인혜. 축구 선수 시절 강한 승부욕을 바탕으로 이번 프풋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축구소녀' 강인혜의 소박한 꿈과 게임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큰 목표가 이뤄지기를 바라본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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