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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그라피] 이적, 그리고 왕조 건설…박태민(2)

[게이머그라피] 이적, 그리고 왕조 건설…박태민(2)
안녕하세요.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지난 주부터 '게이머그라피'에서 박태민을 다루고 있는데요. GO 소속으로 활동하던 사진을 찾으려고 해도 많지 않았습니다. 박태민이 프로게이머로서 개인리그 첫 우승을 따낸 것은 GO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이지만 진정한 저그의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한 시기는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한 뒤였다고 생각합니다.
박태민은 2005년 비시즌 기간에 SK텔레콤 T1으로 팀을 옮겼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전상욱 또한 GO에서 SK텔레콤으로 새로이 둥지를 틀었죠. 한 팀에서 주력 선수 두 명이 동시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항간에서는 GO가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팀인 SK텔레콤 T1으로 선수를 팔아 넘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태민은 이를 극구 부인했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준 GO를 떠날 이유가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서지훈과 함께 GO를 대표하는 선수로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 굳이 팀을 옮기지 않아도 됐다는 뜻이지요.

박태민의 이적은 SK텔레콤 T1의 제안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당시 SK텔레콤은 선수 부족을 절감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팀을 대표하는 간판이었던 임요환은 기량 저하를 느끼고 있을 때였고 최연성은 이중 계약 파문으로 인해 프로리그 전기 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SK텔레콤을 대표하는 테란 라인이 부실해진 상태에서 박용욱, 김성제 등 프로토스 라인은 팀플레이를 병행해야 했고 저그 라인은 팀플레이 전담 윤종민에게 기대야 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SK텔레콤은 저그와 테란을 동시에 전력 보강을 해야 했기에 박태민과 전상욱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게이머그라피] 이적, 그리고 왕조 건설…박태민(2)

◆이적하자마자 프로리그 우승
박태민이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한 첫 시즌인 스카이 프로리그 2005 전기리그에서 SK텔레콤 T1은 프로리그 첫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2004년 1라운드에서 광안리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던 SK텔레콤은 결승전에서 박태민이 2승을 거두는 활약을 펼친 덕에 KTF 매직엔스(현 KT 롤스터)를 제쳤습니다.

당시 KTF 매직엔스는 레알 마드리드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고 정규 시즌 성적 또한 훌륭했습니다. 전기리그 정규 시즌에 배정된 10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결승에 직행한 KTF가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결승전에서 박태민은 개인전과 팀플레이에 모두 출전하면서 핵심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1세트에 전상욱이 출전해서 박정석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띄웠고 박태민은 2세트에서 박태민이 김성제와 함께 호흡을 맞춰 승리하면서 기세를 이어갔죠. 박태민은 3세트에도 나섰습니다. '불꽃 테란'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변길섭을 맞이한 박태민은 완벽한 운영을 선보이면서 압승을 따냈습니다. SK텔레콬콤이 3대0으로 앞서 나가면서 분위기가 단박에 기울어졌죠. 결국 SK텔레콤은 4대1로 KTF를 꺾으면서 창단 2년째에 프로리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결승전에서 2승을 따낸 박태민에게는 MVP가 주어졌습니다.

◆왕조를 건설하다
NBA에서 1990년대는 시카고 불스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시카고 불스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라는 전술을 들고 나와 최고의 시대를 보냈죠. 농구계에서는 이 때의 시카고 불스를 놓고 '왕조'라고 불렀습니다.

박태민이 SK텔레콤 T1의 주전으로 활동하던 시기는 e스포츠계의 왕조의 시대입니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SK텔레콤은 2005년 전기리그의 우승을 시작으로 2005년 후기리그, 통합 챔피언십 우승, 2006년 전기리그 우승까지 이어가면서 오버 트리플 크라운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게이머그라피] 이적, 그리고 왕조 건설…박태민(2)


박태민이 SK텔레콤 T1으로 이적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러한 기록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전문가들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SK텔레콤은 테란을 발굴, 육성하는 데에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다른 종족 선수들을 키워내는 능력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당시 구성원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프로토스 박용욱은 한빛 스타즈에서 영입됐고 김성제 또한 완벽한 SK텔레콤 출신은 아닙니다. 저그 윤종민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개인전 능력보다는 팀플레이에 탁월한 선수였죠. 따라서 박태민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SK텔레콤이 왕조라는 호칭을 듣기는 어려웠던 시절입니다.

박태민은 SK텔레콤 소속으로 연거푸 우승할 때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개인 능력이 너무나 뛰어났기에 도저히 질 수 없는 팀, 정규 시즌에는 약할지 몰라도 목표가 주어지고 집중했을 때 더욱 강해지는 팀이라고요.

사실 박태민은 SK텔레콤에 있는 동안 실력이 점차 하락하는 곡선을 그렸습니다. GO 때처럼 연습에 미치도록 매진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죠. 인기팀이었기에 외부 행사가 많았고 저그 대표 선수로 자주 나서야 했습니다. 새벽까지 연습시키는 경우도 별로 없었고 그런 분위기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GO 시절 갈고 닦았던 실력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태민은 주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신뢰를 받았습니다. 단적인 예가 2006년 통합챔피언십 결승전이죠. MBC게임 히어로와의 결승전에서 3대3으로 팽팽하던 상황에 SK텔레콤은 박태민을 에이스로 출전시켰습니다. 팀의 명운이 달려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주훈 감독은 박태민을 믿었습니다. 염보성과의 대결에서 패하긴 했지만 당시 박태민이 팀에서 받고 있던 기대와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변화의 소용돌이에 서다
2006 시즌 통합 챔피언전의 패배를 시작으로 SK텔레콤의 왕조는 무너져내렸습니다. MBC게임이나 화승과 같은 팀들이 단체전의 강자로 새로이 떠오르면서 격세지감을 느껴야 했죠. 임요환은 공군에 입대했고 최연성과 박용욱은 손목, 어깨 등 부상을 호소하며 전력에서 빠졌습니다. 박태민은 여전히 저그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신진 세력들에게 밀리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 또한 치고 올라오는 팀들에게 경쟁이 되지 않았습니다.

[게이머그라피] 이적, 그리고 왕조 건설…박태민(2)

2007 시즌에 한 번도 포스트 시즌에 오르지 못한 SK텔레콤은 인적 쇄신을 단행했습니다. 주훈 감독과 코칭 스태프가 모두 경질됐고 박용운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기면서 변화를 꾀했습니다. 박태민은 새로운 감독과 주장으로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최연성과 박용욱이 코치로 보직을 바꾸면서 팀 내 단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최고참이 박태민이었던 것이지요.

새로운 진용을 갖춘 팀을 이끌어 나가는 주장의 역할과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의 역할을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박태민은 특유의 솔선수범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습니다. 2008 시즌 SK텔레콤은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하면서 네 시즌만에 포스트 시즌 복귀에 성공했습니다.

어느 정도 팀이 안정화되자 박태민의 보직도 서서히 변화를 맞습니다. 주장을 후배에게 넘긴 뒤 박태민은 저그 선수를 육성하는 코치에 준하는 역할을 맡았지요.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를 조금씩 줄여가면서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SK텔레콤의 리모델링에 기여한 박태민은 2009년 공군에 입대하면서 선수로 복귀했습니다.

*3편에서 계속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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