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4주년을 맞아 e스포츠를 만들어가는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매일 밤 늦게 퇴근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e스포츠 현장 담당자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 보시지요.
인터뷰용 사진을 찍었다. 선수들이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기자실을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겼으니 기분 좋겠지. 수다쟁이들. 이쁘네.
기사에 사진을 붙였다. 포털 사이트에 전송하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거북이처럼 굽은 목을 푼다. 노트북 아래 쪽에 나타난 시계를 본다. 오후 11:37분. 12시가 다 되어 간다. 오늘도 택시를 타야 하나.
노트북, 아이패드, 사진기를 슬금슬금 챙긴다. 가방을 등에 메고 오른쪽에 카메라 가방을 짊어진다. 오늘따라 오른쪽 어깨가 더 처진다. 15Kg 밖에(?) 되지 않던 카메라 가방이 왜 이리 무겁게 느껴질까. 피로가 쌓여서 그런가. 하기야 주중에 하루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했으니 더 무겁게 느껴지겠지. 그래도 토요일에는 비번이니 어깨도 잠시 쉴 수 있겠구나.
지하철 도착 시간에 맞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버스를 타러 가야지. 어라? 버스가 안 오네. 바람이 차갑게 부는데 더 기다려야 하나. 갈등을 때린다. 에라 모르겠다. 택시 타야지.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용산역으로 다시 가야지.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용산역 앞에 택시는 많지만 내가 사는 곳으로는 가지 않겠단다. 박봉에 더블을 외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턱대로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용산역에서 기다리다 보면 나와 비슷한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는 것을 느낀다. 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지친 발걸음을 옮기는 그들을 보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
마음씨 좋은 택시 기사님 덕에 어렵사리 집에 왔다. 1시. 일단 씻는다. 오른쪽 어깨에는 카메라 가방의 흔적이 남았다. 샤워를 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 온다. 그래도 노트북을 다시 펼친다. 사진 중계를 마감하지 못했으니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한 장 한 장 업로드한다. 현장에서 20장 정도를 올렸으니 그나마 오늘은 몇 장 만지지 않아도 되네. 포토샵으로 70장을 주르륵 연다. 버릴 건 버리고 괜찮게 나온 사진만 추린다. 기준에 맞게 크기를 자르고 얼굴에 난 잡티를 제거하고 나면 회사 로고를 붙인다. 자, 올려 볼까?
사진이 쭉쭉 올라간다. 다시 졸음이 쏟아진다. 트위터에 사진 올렸다고 팬들에게 알려 드려야지. 중간 중간에 맛난 음식 사진도 섞어서 올리다 보니 새벽 2시30분다. 정말 자야지. 내일 늦으면 혼날라. 트위터 글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해 아이폰을 손에 쥔 채로 잠든다.
아이폰이 운다. 팀장에게 온 전화다. 아침부터 뭐지? 기사를 올려 놓았으니 사진을 붙여 달란다. 전에 있던 기사에서 사진을 발췌해서 써도 될텐데 꼭 전화를 한다. 집에서 사진을 붙이는 일로 일과 시작. 멍하다. 씻고 출근해야지.
오전 11시에 회사에 도착했다. 아침을 거르고 나왔지만 날이 추워 커피 한 잔 들고 왔다. 동네 주민이라고 싸게 파시는 커피 가게 사장님이 고맙다. 대강 점심을 먹고 열심히 사진을 붙인다. 취재 기자들이 쓴 인터뷰나 기획 기사에 사진을 붙이는 것이 나의 일이다. 어떤 사진을 붙여야 기사가 돋보일까. 자료 사진의 바다 속을 헤맨다.
오후 3시. 취재 기자가 현장 가자고 한다. 또 리그가 있다. 용산까지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관객이 많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오늘은 사람이 많이 오려나. 많이 와야 선수들도 좋고 나도 흥이 난다.
사진 기자의 보람은 선수들의 생생한 표정을 잡아낼 때다. 선수들이 밝은 표정을 지을 때는 경기장에 관객이 가득 차 있을 때다. 이겼을 때 같이 환호해주고 졌을 때 함께 아쉬움을 나누는 팬들이 있다면 표정이 살아난다. 피사체를 잡는 사진 기자도 같은 마음을 담는다. 패자가 안타까워 하면 나도 안타깝고 승자가 기뻐하면 함께 박수를 쳐준다. 표정 없는 선수는... 정말 싫다.
오늘도 밤 늦게 기자실을 나설 것이다. 카메라 가방을 들쳐멘 나의 오른쪽 어깨가 처지지 않기를 바란다. 많은 팬들이 현장에 와서 함성을 불어 넣어주길 바란다. 선수들에 대한 응원이겠지만 그 목소리가 나를 위한 응원이기도 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