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스포츠가 지난 12월12일을 기점으로 창간 4주년을 맞았습니다. 엊그제 창간한 것 같은데 벌써 4년이나 흘렀네요. 그동안 데일리e스포츠는 독자 여러분께 발 빠른 정보, 재미있는 인터뷰, 칼날 같은 비판을 전해드리려고 노력해왔는데요.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는지는 독자님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지난해 3주년 특별 기획을 위해 3명의 독자를 회사로 초청,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독자 간담회에 참여했던 고현수, 정한솔, 황지희님이 이번에도 함께 해주셨는데요. 마지막 스타1 스타리그였던 티빙 스타리그부터 스타1, 스타2 병행, 현재의 프로리그 발전 방향, LOL, 데일리e스포츠에게 바라는 점까지 많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봤습니다.
이 분들 이외에도 수많은 독자님들이 데일리e스포츠에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텐데요. 기사 아래 댓글로 따끔한 질책, 날카로운 지적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편집자주>
◇진행을 맡은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팀장.
1년만에 다시 뵈니 더욱 반가운 것 같습니다. 근황은 어떠셨나요.
정한솔=학교를 졸업하교 취업을 했습니다. 살도 뺐죠. 96Kg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지금은 75Kg이 됐습니다(웃음).
고현수=저는 4개월 간 호주에 다녀왔어요. 인턴십 차 다녀왔는데 돈도 벌고 호주의 명물들도 많이 봤습니다. 좋은 경험을 했어요. 지금은 졸업 예정자로 열심히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황지희=특이사항은 없어요. 1년 사이 바뀐게 있다면 제가 응원하는 선수가 굉장한 선수가 됐다는 거죠. STX 조성호가 프로리그 다승왕과 신인왕을 거머쥐는 걸 보고 어찌나 대견하던지(웃음).
취업하고 나서 e스포츠는 자주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정한솔=거의 못보죠.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는 재미가 없어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는 게임을 하면 '멘탈붕괴'가 심해서 게임에 손이 잘 안가더라고요. 챔피언 이름 외우기도 어려워서 자연스럽게 리그도 보지 않게 됐어요. 아주부 프로스트 '래피드스타' 정민성이나 '매드라이프' 홍민기 등 선수들이 이름은 듣는데 경기까지는 챙겨보지 않아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때보다 e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죠.
스타2를 싫어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한솔=일단 제가 응원하는 선수인 신상문이 종족을 변환했고 이경민은 은퇴를 했어요. 예전 선수들이 갖고 있던 트레이드 마크 같은 플레이를 볼 수 없게 된거죠. 스타2는 너무나 정확하고 계산적이라고 해야할까요. 판단 하나만 못해도 게임을 지게 되니까 게임을 하거나 보는 사람 모두 스트레스를 받아요.
리그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용자로서의 관심이 덜한 느낌인데요?
정한솔=게임 이용자가 있어야 e스포츠 리그도 있다고 생각해요. 게임에 관심이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리그에도 관심이 저하된거죠. 스타1로 리그를 할 때는 열정이 대단했어요. 직장을 다닐 때도 서울에 올라와 결승전을 직접 관전했죠. 티빙 스타리그는 결승전 입장권 1번을 받은 관객이 저였어요(웃음). 결승 전날 새벽 한 시부터 기다려서 입장권을 받았고 목 쉬어라 허영무를 외쳐가며 응원도 했죠. 지금은 게임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서 그런 열정마저 없어진 느낌이에요.
◇독자 대표 정한솔.
입장권 1번이 한솔씨였다니, 새삼 놀라운데요(웃음). 다른 분들은 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에 가셨나요.
황지희=티빙 스타리그 결승전에는 김태형 해설위원이 해설은 하지 않고 울기만 할 것 같아서 가지 않았어요. 스타1 장례식 느낌이 날 것 같았거든요.
고현수=허영무 선수의 결승전이니 당연히 갔죠. 선수 입장에서 결승전에 팬이 없으면 괜히 제가 폐를 끼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사실 영무동 자체에 사람이 별로 없어요. 팬클럽에 가입한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경기 준비할 때 삼성전자 팬클럽 운영자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영무동은 4명만 움직였죠. 4명 중에 한 명이 안가면 비중이 크잖아요(웃음). 일단 저는 스타2를 떠나서 선수에 대한 관심 때문에 현장에 경기를 보러 가는 편이에요.
티빙 스타리그가 막을 내리면서 스타1로만 진행되는 대회는 더 이상 없게 됐습니다. 2012년 중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하는데요.
정한솔=스타1이 13년 동안 장수했고 이제 스타2로 전환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 소닉 스타리그를 블리자드가 한 번 막은 것은 절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몇개월 동안 진행한 리그를 갑자기 결승전 때 막다니요. 더 화가 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막아놓고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방한해서 상황을 보고 받고 대회를 하도록 허락한 거죠. 저작권 문제로 공문을 보내 결승전을 못하게 하더니 대표가 허락해서 결승전이 열렸다? 언론 플레이도 그렇지만 우리가 13년 동안 만들어왔던 스타1 e스포츠를 블리자드가 이래라 저래라하는게 싫었어요. 스타1 대회에 손을 떼놓고 저작권 분쟁으로 들고 일어났을 때도 마음에 안들었는데 팬심으로 대회를 연 소닉 스타리그까지 철퇴를 가하니까 더 기분이 나빴습니다.
고현수=스타1과 스타2가 병행을 할 때 저는 호주에 있었어요. 병행 소식은 제게 청천벽력이었죠. 언제부턴가 스타2로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은 해왔어요. 스타2가 제작이 안됐다면 모를까 언젠가는 전환이 되야했죠. 하지만 스타1 팬으로서 아쉬운건 변함이 없습니다.
정한솔=티빙 스타리그에서 전용준 캐스터가 마지막 스타1 스타리그라고 말할 때 짜증이 났어요. 알고는 있지만 팬으로서는 인정하기가 싫었던 거죠. 티빙 스타리그는 크게 흥행했어요. 레전드 매치도 흥미진진했고 결승전에서는 임진록도 열렸잖아요. 그래서 프로리그 결승전이 많이 걱정됐어요.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하고 부터 관중이 많이 줄었는데 결승전은 오죽할까 말이죠.
고현수=결승전 매치업이 삼성선자와 CJ라서 그랬을까요. 스페셜포스2와 별반 차이가 없었어요(웃음). 결승전이라서 꽉 찰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고 안쓰러웠어요. 협회가 나서지 않는 이상 팬들의 마음은 돌리기 힘들 것 같아요. 이번 프로리그 개막전에도 갔지만 사람이 정말 없더라고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스타2로 전환되면서 스타1 팬들은 상처를 받았고 그걸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독자 대표 고현수.
어느새 티빙 스타리그부터 SK플래닛 프로리그 시즌2까지 이야기가 넘어갔군요. 사실 그렇게 관중이 없는 프로리그 결승은 처음이었어요. 스타1이 끝난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한솔=이미 티빙 스타리그에서 스타1에 대한 팬들의 마음이 다 정리가 됐다고 생각해요.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하면서 팬들 사이에는 프로리그를 협회가 억지로 끌고가는 인식이 많았어요.
고현수=사실 팬들이 상처를 받았던 것은 병행 때문이에요. 스타1을 보러온 사람들이 뒤에 스타2를 보고 자연스럽게 적응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병행을 선택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끝맺음이 됐죠. 개인적으로 상처를 받았던 것은 병행 기간 중 선수들이 스타1 연습은 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선수들이 대놓고 인터뷰에서 스타1 연습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러다가 다들 스타1은 안하는 게 당연시 됐죠. 그런 분위기가 너무 싫었어요. 스타1을 선수도 놨고 협회도 놨죠.
정한솔=그럴 때 김명운, 허명무의 4강전에서 명경기가 나왔죠.
고현수=저는 그 날 울었어요(웃음).
그 경기는 정말 대박이었어요. 김태형 해설 위원도 눈물을 보였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저 역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경기입니다.
고현수=허영무가 다전제에서 질 때 항상 1대3으로 졌어요. 그래서 1대3 상황이 됐을 때 '이번에도 이렇게 지는구나'라고 생각했죠. 허영무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 날 현장에 잘 갔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그 때부터 역전하기 시작하는 거에요. 눈물이 쏟아질 정도였어요. 같이 경기를 보러간 사람과 운다고 경기도 제대로 못봤어요(웃음).
정한솔=그 날 경기가 끝나고 김정민 해설 위원이 트위터에 '이렇게 재미있는 스타1이 끝이라서 아쉽다'는 내용의 멘션을 남겼어요. 마지막 불꽃이 화려했던 탓일까요. 그래서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
티빙 스타리그와 SK플래닛 프로리그 시즌2를 끝으로 이제 스타2로 다 정리가 됐습니다. 이제 모든 리그를 스타2로만 진행하기 되는데 어떤가요.
정한솔=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우리가 그렇게 좋아했던 스타1을 버렸지? 얼마나 잘되나 보자'하고요. 가끔은 봐요. 관중이 별로 없는 것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독자 대표 황지희.
관중이 많이 줄었죠. 혹시 옥션 올킬 스타리그 결승전은 보셨나요.
정한솔=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난리가 났어요(웃음). 솔직히 속으로 고소했어요.
황지희=저는 결승전 1,000여 명 관중 중 한 명이었어요. 몰랐는데 남자친구가 GSL 팬이더라고요. 옥션 올킬 스타리그 결승전도 갔고 얼마 전에는 남자친구와 같이 조성호의 코드A 경기도 보러 갔어요.
제가 옥션 올킬 스타리그 결승전 현장에서 관중 수를 찍어서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는데요. 스타2 팬들이 저를 그렇게 공격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근데 정말 관중이 없었거든요. 팬의 입장에서 말씀해 주세요. 어떻게 해야 팬들의 마음이 돌아올까요.
고현수=스타1 때 썼던 방법으로는 절대 안될 거에요. 팬들에게는 스타1의 그림자가 아직도 짙게 남아있거든요. 그 그림자를 스타2만의 방식으로 지워야 흥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스타2 경기는 팬들이 유닛을 몰라서 못 보는게 아니에요. 게임 자체가 별로 재미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스타1에서 그렇게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내던 선수들이 스타2에는 다 똑같은 느낌이에요. 게임 자체가 역전이 거의 없다보니 보는 입장에서는 재미가 없어요. 스타1 처럼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는 전개가 나오기가 힘들다는 말이에요.
정한솔=게임 속도를 좀 늦췄으면 좋겠어요. 스타1로 따지면 스타2의 전투 속도는 노멀로, 자원 캐는 속도는 패스트 정도로 말이죠. 지금 게임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요. 눈 깜빡하면 전투가 끝나버리죠. 그러다 보니 전투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요. 또 보이는 정보가 많아서 기대감이 낮아요. 자원 채취량, 건물의 갯수, 유닛 숫자, 인구수 등 등이 모두 나오잖아요. 보는 사람은 모르는 것이 많을수록 재미를 느끼고 궁금증을 갖는 법인데 블리자드가 관중들의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는 장치를 잔뜩 넣어놨어요. 팬들과 소통을 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저는 스타2 초기 예약 구매자에요. 이게 넉 달만에 가격이 내리더니 지금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다가 끼워 파니까 성질이 나요(웃음).
고현수=정한솔씨가 말한 것에 공감이 가요. 스타2는 건물, 유닛 갯수부터 업그레이드 정도까지 다 보여지니까 기대감이 없다고 할까요. 스타1 경기에서는 포지에서 공격력 업그레이드가 되느냐 마느냐 하나로 다같이 손을 모으고 소리까지 질렀는데 스타2는 그런 긴장감이 없어요. 화면만 보면 그냥 다 알 수 있죠. 보이는 것이 많을수록 재미는 떨어지는 것 같아요.
*2편에서 계속
진행=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정리=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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