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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LOL 언어폭력, 자정으로 해결될까

[기자석] LOL 언어폭력, 자정으로 해결될까
얼마전 한 친구에게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만류했다. 그 친구의 참을성이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서비스 1주년을 갓 넘긴 LOL은 지난 2012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게임이다. LOL은 뛰어난 게임성과 개성 넘치는 다양한 챔피언, 라이엇 게임즈의 이용자 친화적 정책, 매 시즌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온게임넷 LOL 챔피언스 리그 등 여러 요소가 맞불려 스타크래프트1:브루드워 이후 새로운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LOL은 그 어떤 게임보다 욕설이 심한 편이다. 5대5 대전을 기본으로 협업이 이뤄져야 승리할 수 있는 LOL 특성상 한 명의 실력이 떨어지거나 실수를 연발하게 되면 마치 4대6으로 게임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특히 팀이 지고 있을 경우 서로 헐뜯고 비난하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난무한다. 한 명이 욕을 하면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편이다. 또 게임 내 욕이나 반말이 당연시 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만한 뚜렷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신고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게임 내 비매너 행동으로 계정 정지와 함께 대회 출전이 1년 간 금지된 디그니타스의 정글러 크리스챤 리베라의 사례나 커뮤니티에 종종 계정 차단 후기가 올라오긴 하지만 모든 비매너 이용자들을 제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신고 시스템이 있지만 정작 비매너 이용자들은 신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상대가 욕을 했을 때 신고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할테면 해봐라, 제재 받은 적 한 번도 없다'며 배짱을 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욕을 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상대가 못해서 욕을 했는데 뭐가 잘못이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게임 내 욕설이나 비매너를 이용자의 자정에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자정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명예 소환사 시스템이나 게임 배심원단, 카툰을 이용한 매너 플레이 캠페인 등 게임 내 욕설과 비매너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찾기가 힘들다.

명예 소환사 보상의 일종으로 게임이 끝난 후 칭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리본은 초반에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지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대다수다. 또 이용자가 신고로 이뤄진 사례를 보고 직접 판결을 내리는 배심원단 시스템은 자신의 손으로 비매너 이용자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게임 내에서 심한 욕설을 한 이용자 두 명을 고소한 후기가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 이용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한 두 명 중 한 명은 벌금형, 나머지는 가정 법원에 송치됐다. 겉으로 볼 때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게임 내 불량 이용자들로 인해 속은 멍들고 있는 것이 LOL의 현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당장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힘들다면 이용자들의 자정을 강요할 수 있는 보상이라도 필요하다. 챔피언 선택창과 게임 로딩 화면에서만 볼 수 있는 리본 대신 게임 내에 구현되는 유니크한 아이템은 어떨까. 챔피언에게 특수한 이펙트가 나타난다던지, 룰루를 따라다니는 픽시처럼 챔피언 곁을 맴도는 요정을 부여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판매는 불가하며 오직 매너있는 플레이로만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이를 얻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지는 않을까.

LOL의 약관 중 행동 규범에 '라이엇 게임즈가 제시하는 금지 행동을 할 경우 계정 종료, 삭제를 포함한 적합한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게임에 접속하면 욕을 하는 이용자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약관이 있지만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으니 유명무실한 셈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게임 내 건전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LOL을 즐기는 이들이 더욱 즐겁게 소환사에 협곡을 방문할 수 있도록 좀 더 힘을 써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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