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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ahq 코리아 "우리만의 스타일 그려나가겠다"

[피플] ahq 코리아 "우리만의 스타일 그려나가겠다"
대만 프로게임단 ahq가 국내 상륙 준비를 마쳤다. 2월 초 테스트를 통해 '훈' 김남훈, '트레이스' 여창동, '액트신' 연형모, '프로미스' 천민기, '로레이' 권지민을 영입한 ahq 코리아는 오는 3월 예선에 돌입하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스프링 리그 출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26일 나이스게임TV 배틀로얄 시즌5 5회차 MVP 블루와의 경기에서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ahq 코리아는 1대3으로 패배했다. 나진 실드 소속이었던 김남훈을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들은 솔로 랭크 위주로 게임을 해왔기 때문에 라인 스왑, 후반 운영 등에서 부족함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호흡을 맞춘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괜찮은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성과를 내기도 전에 후원을 이끌어낸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테지만 ahq 코리아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이다.

◆ahq 코리아의 리더 '훈' 김남훈
국내에 LOL이 정식 서비스가 되기 전부터 김남훈은 국내 최고의 AP 딜러로 명성이 높았다. 국가 대표 자격으로 WCG 2011에 출전하기도 했던 김남훈은 이후 나진e엠파이어, 나진 실드에 몸담고 우승을 노렸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은 높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김남훈의 손길을 매번 저버렸다. 그래서일까, ahq 코리아로 둥지를 옮긴 김남훈은 누구보다 투지가 불타올랐다. 2013년을 자신의 프로게이머 인생 마지노선으로 삼고 열정을 불태우겠다던 김남훈은 ahq 코리아 입단을 또 하나의 기회라고 여긴다.

"ahq 코리아에 들어온 뒤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어요. 나진에 계속 있었다면 아마 크게 발전하지는 못했을 거에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제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요.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김남훈은 지난해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1년새 어린 선수들의 상승세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것도 사실. 김남훈은 국내 LOL 선수들 중 MVP 오존 '옴므' 윤성영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지만 자신의 발전을 위해 어린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구한다고.

"작년에 비하면 지금은 개인 기량 차이가 거의 없어요. 상향평준화가 됐다고 할까요. 최근 MVP 블루 'easyhoon' 이지훈이 정말 잘하잖아요. (이)지훈이와 대화를 하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아무리 제가 경력이 많아도 어린 선수들에게 배울 점은 분명히 있어요.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다기 보다는 항상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맏형 김남훈은 팀 동료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모두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동료들 걱정보다는 항상 자신이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지 고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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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을 이끄는 든든한 맏형 '훈' 김남훈.

◆연구가 '트레이스' 여창동
팀의 상단 라이너 여창동은 게임을 즐기는 타입이다. 게임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좋다고 하거나 대세인 캐릭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창동은 그렇지 않다.

"그동안 LOL을 하면서 제가 플레이할 때 재미를 느끼는 챔피언을 많이 했어요. 항상 즐기면서 게임을 했던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대회에서도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여창동의 말에 김남훈이 "그래서 조합을 짜기가 힘들다"고 웃으며 핀잔을 준다. 다양한 챔피언을 했던만큼 이해도 또한 남다른 여창동은 비록 솔로 랭크지만 탑 모데카이저, 쓰레쉬 등 비주류 챔피언으로도 얼마든지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좋아보이는 챔피언이 있으면 항상 연구를 해봐요. 그걸 랭크 게임에서 시도하다보니 트롤러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죠. 연구가 잘되면 뉴메타고요(웃음). 가렌은 상당히 많이 연구한 챔피언이에요. 렝가 역시 마찬가지죠. 렝가가 하향된 뒤 대회에서 자주 보이지 않는데 ahq 코리아의 경기에서는 자주 보실 수 있을 거에요."

국내에는 나진 소드 '막눈' 윤하운, SK텔레콤 T1 '래퍼드' 복한규, CJ 프로스트 '샤이' 박상면 등 최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과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KT 롤스터 B '썸데이' 김찬호, SK텔레콤 T1 2팀 '임팩트' 정언영 등 쟁쟁한 상단 라이너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여창동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항상 게임을 할 때 상대가 누구인지보다는 어떤 챔피언을 선택했는지를 봤어요. 챔피언간 상성을 따져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수비적으로 운영하죠. 누가 상대로 오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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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인상에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던 여창동.

◆리 신 장인 '액트신' 연형모
ahq 코리아의 데뷔전인 배틀로얄을 본 팬들은 알 것이다. MVP 블루가 총 4경기 동안 선보였던 챔피언 금지 리스트가 누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인지 말이다. MVP 블루는 ahq 코리아와의 경기에서 세 세트 연속 '3정글 밴'을 이어갔고 4세트에서 케이틀린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모든 금지 리스트를 정글 챔피언으로 꾸렸다. 바로 '액트신' 연형모 봉쇄를 위해서다.

국내에서 리 신을 가장 잘 다루기로 유명한 연형모는 날카로운 라인 습격과 거침없는 카운터 정글 등 전형적인 공격형 정글러다. 또 스스로 '완벽한 갱킹이 아니면 시도를 안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는 연형모는 지나친 공격적 성향 덕분에 '정글 막눈'이라고 불렸을 정도라고.

"다이브를 좋아해요. 예전에는 '막눈 2세'라고 불리기도 했었죠. 하지만 저는 정글 도는 것을 좋아해요. 솔로 랭크에서 이기기 위해 라인 습격에 고집했다면 향후 대회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세요."

또 그동안 'acttosin'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연형모는 ahq 코리아에 입단하면서 'ActScene'으로 바꾼 일화를 전했다.

"다른 나라에서 'acttosin'이 안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ActScene'이에요. '액트'와 '신'을 합쳐 영화의 멋진 장면이라는 의미로 만든거죠. 또 기존 아이디였던 '엑토신'과도 발음이 비슷하고요. 그래도 저를 '엑토신'이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지난 2012년 스프링 리그에 NEB라는 팀으로 출전한 이력이 있는 연형모는 1년 만에 다시 스프링 리그에 도전한다. 팬들에게 1년전보다 훨씬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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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내뱉는 말에 모두를 '빵빵' 터지게 했던 '액트신' 연형모.

◆새출발 다짐한 '프로미스' 천민기
'피미르'라는 아이디로 유명했던 천민기는 ahq 코리아에 들어오면서 마음가짐을 새로했다. 아마추어 생활을 오래하면서 약한 멘탈 등 여러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천민기는 자신과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이디를 '프로미스'로 바꿨다.

"아마추어 생활을 오래했어요. 프로가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죠. 그동안 좋지 않은 일들도 있었지만 나 자신,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약속을 했어요. 그걸 지켜나가겠다는 의미로 '프로미스'라고 아이디를 바꿨습니다."

대부분의 팬들은 천민기가 베인만 잘 다루는 줄 알지만 생각보다 넓은 챔피언 폭을 지니고 있었다. 대부분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모두 다룬다는 천민기는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아 꺼내지는 못하지만 애쉬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원거리 딜러에 대한 철학도 전했다.

"원거리 딜러는 후반 대규모 교전에서 일점사 대상이기 때문에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아야해요. 하지만 너무 안전만 추구하면 원거리 딜러의 본연인 공격력을 살릴 수가 없죠. 상황에 맞춰 스타일을 자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포터 '로레이' 권지민과 호흡을 맞추는 천민기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까지는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

"(권)지민이와 저 모두 개인 기량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부족한게 있다면 호흡과 경험이죠. 그 점만 보충하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우리 나라 최고의 듀오가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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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켜나가겠다는 '프로미스' 천민기.

◆성숙한 10대 '로레이' 권지민
ahq 코리아 선수들에게 팀 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선수를 묻자 김남훈, 연형모, 여창동이 서포터인 권지민을 꼽았다. 권지민은 챔피언 폭이 넓어 언제나 조합에 맞는 챔피언을 고를 수 있고 게임 내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다. 또 김남훈은 "블리츠크랭크나 쓰레쉬는 숙련도가 낮으면 다루기 힘든데 자신있게 꺼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권지민을 치켜세웠다.

"케일 서포터를 잘해요. 요즘 미드 케일 때문에 사용하기가 힘들어져서 보여드리기 힘들지만 케일이 너프가 되면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다양한 챔피언으로 서포터를 하며 연구하고 있어요."

권지민은 올해로 19살이다. 인터뷰 내내 겸손함과 성숙함이 묻어나는 답변을 하던 권지민이지만 ahq 코리아에 입단한 후 "장비가 좋다. 좋은 장비를 쓰니 게임이 잘 된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였다.

CJ 엔투스 프로스트 '매드라이프' 홍민기나 KT 롤스터 B '마파' 원상연은 서포터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권지민 역시 이들처럼 뛰어난 개인기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권지민은 롤모델로 홍민기를 꼽았다.

"프로게이머로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홍민기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서포터를 시작했거든요. 홍민기 선수요? 제가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언젠가 꼭 넘어야 할 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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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q 코리아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팀의 막내 '로레이' 권지민.

◆아쉬웠던 데뷔전
ahq 코리아는 비록 공식전은 아니었지만 배틀로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ahq 코리아는 최근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MVP 블루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ahq 코리아 선수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깨달았고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 팀 게임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 특히 연형모는 '정신이 없다'며 웃음 지었다.

"솔로 랭크에서 제가 하던 것만 하다가 팀전을 하게 되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배틀로얄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센스' 이관형 선수처럼 초반에 와드를 박는다던가 다양한 인베이드 루트 등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할 것 같아요."

연형모 외에도 여창동은 "운영, 조합, 전략면에서 밀렸다.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 길이 보인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김남훈은 "멤버들이 팀전 경험이 부족해 라인 스왑 대처가 미흡하고 중후반 운영에서 밀리는 등 신생팀의 약점이 있지만 이를 보완하고 초반에 거둔 이득을 잘 끌고 간다면 좀 더 강한 팀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ahq 코리아는 3세트에서 권지민이 쓰레쉬를 선택해 교전을 유리하게 이끌며 승리했다. 하지만 애초에 ahq 코리아는 소나를 선택하려했다는 후문이다. 권지민은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 지었다.

"사실 쓰레쉬를 거의 해본 적이 없어요. 원래 소나를 하려고 했거든요. 스왑을 해야하는데 4, 5픽이 소나가 없는거에요(웃음). 그래서 급하게 쓰레쉬를 뽑았는데 그게 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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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q 코리아 스타일
ahq 코리아 멤버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개성넘치는 멤버들이 모인 ahq 코리아는 아직 여물지 않았을 뿐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여창동은 ahq 코리아를 새하얀 백지에 비유했다.

"ahq 코리아는 이미지가 백지에요. 새로운 조합이나 다양한 시도로 백지 위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단계죠.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백지가 조금 구겨져있지만 글은 쓸 수 있어요(웃음)."

ahq 코리아가 스프링 리그 본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온라인 예선부터 오프라인 예선까지 치열한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나진 실드와 기존 CJ 엔투스가 보유하고 있던 시드권이 소멸되면서 이번 스프링 리그에는 4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나왔다.

SK텔레콤 T1 1, 2팀에 멤버 교체로 전력을 재구성한 나진 실드, 클럽 마스터즈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제닉스 스톰 등 쟁쟁한 경쟁팀들이 있지만 ahq 코리아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충분히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4강에 가본 적이 없어 4강을 목표로 잡았다는 '훈' 김남훈, 자신이 잘하는 만큼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액트신' 연형모, 첫 출전이지만 8강까지는 꼭 진출하고 싶다는 '트레이스' 여창동, 오랜 준비 끝에 프로가 됐기 때문에 곧바로 우승을 거두고 싶다는 '로레이' 권지민, 파트너가 우승을 목표로 하면 자신도 같다는 '프로미스' 천민기. 개성 넘치는 다섯 남자가 똘똘 뭉친 ahq 코리아의 당찬 행보가 기대된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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