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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팬 서비스가 곧 몸값

[기자석] 팬 서비스가 곧 몸값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상한가다.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구분되는 직장인의 비애를 그린 이 드라마는 당당하게 계약직을 택한 김점순(김혜수 분)이 정규직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주고 있다.

계약직이기는 하지만 김혜수는 못하는 일이 없다. 일반 계약직들이 책임지지 않는 일들만 하는 반면 김혜수는 회사의 사운이 걸린 일도 척척 해낸다. 영어, 일본어 등 어학 능력이 우수하고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도 다룰 줄 안다. 수많은 자격증을 갖고 있어 어떤 상황을 맞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낸다. 김혜수가 가는 직장마다 정규직으로 스카우트하고 싶어 하지만 김혜수는 극구 거부하며 3개월만 해당 일터에서 일하고 그만둔다.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신입 사원으로 입사한 뒤 맡은 부서, 또는 보직이 평생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기자로 첫 직장을 잡은 사람은 기자를 계속하게 되고 장사를 시작한 사람은 장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업직은 계속 영업을 하고 기획 부서로 발령난 사람은 기획 관련 일을 계속하는 속성이 있다. 또 정규직이 되면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안주하는 경우가 더 많다.

김혜수는 이런 트렌드를 거스르는 인물이다. 계약직이지만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이면서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해낸다. 정규직들이 갖고 있는 특성인 자신의 업무만 잘하면 된다-소위 중간만 가면 된다-는 안일주의 속에서 김혜수의 역할은 본드이자 아교다.

이 상황을 프로게이머에게 적용해보자. 우선 프로게이머는 모두 계약직이다. 매년 연봉 계약을 새로이 맺는다. FA를 통해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게이머 계약은 단년 계약이다. 매년 자신의 가치가 새롭게 매겨진다.

같은 조건에 주어진 프로게이머들이지만 연봉에는 차이가 난다. 실력 때문이다. 누구는 개인리그에서 우승하고 누구는 프로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하며 팀을 최고의 반열에 올려 놓는 실적 때문이다. '직장의 신'에 나오는 정규직들 사이에서도 연차가 적지만 먼저 팀장을 단 오지호가 있는 반면 7년차이지만 만년 대리인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조건이 적용된다. 실적이 같다면? 팬이 많은 사람이 더 높은 대우를 받는다. 개인리그 우승 횟수가 같고 프로리그에서도 같은 승수를 올렸으며 팀의 성적도 비슷하다면 더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선수가 연봉이 높다. 팀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측면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부 행사나 팬 미팅, 대외 인터뷰 등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연봉 상승 요건이 된다.

'직장의 신'에 나오는 김혜수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현실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교훈은 같다.

우선 실력을 갖춰야 한다. 정규직들이 보여주는 굳어버린 정신과 무사안일성을 김혜수가 뛰어 넘은 방법은 자격증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규직보다 나은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본을 닦아 놓은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에게는 각종 리그에서 보여주는 순위와 실력이 될 것이다.

실력은 곧 구매력으로 이어진다. 직장 생활에서는 많은 상사들이 자신을 찾도록 만드는 능력이 구매력이라면 프로게이머에게는 많은 팬이 자신을 찾는 것이 구매력이다. 팀이 참가하는 대회나 참여하는 이벤트에 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면 팀도 당연히 높은 연봉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EG 이제동이 세리머니 왕이 되겠다고 천명한 일은 스스로 구매력을 높이겠다는 선언이다. 이제동 입장에서는 프로리그에서 1승, 1승씩 쌓아가는 일이 즐거워서 팬과 함께 즐기고 싶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지만 이는 완벽한 계산이 숨어 있는 선언이다. 개인이 1승을 하고 팀이 이기는 발판이 되면 실력 면에서 인정을 받는 일이다. 여기에 팬이 즐거워할 수 있는 세리머니까지 동반된다면 이제동이라는 상품의 구매력이 증대된다. 이긴 뒤 세리머니라는 간단한-선수들은 스트레스가 된다고도 말하지만-매개체를 통해 일거양득을 해내는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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