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누가 뭐래도 가장 힘든 사람은 송병구 자신일 것이다. 경기가 불리할 때도 유리할 때도 항상 송병구는 불안함에 휩싸여 있다. 계속되는 연패로 인해 생각도 많아지고 판단력도 흐려졌기 때문이다.
"유리해지면 머리 속이 하얗게 변해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이 힘들어요. 신예들이 유리해지는 순간 긴장해서 경기를 그르치는 일이 잦은데 제가 딱 그런 것 같아요. 왜 그런지 저도 답답해요."
왠지 한 번만 이기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송병구지만 그 한번을 이기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동료들과 오늘의 패인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론 하나였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송병구의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본인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 최다 연패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좌절할 수가 없어요. 정찰을 꾸준히 하면서 상대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겠죠. 정말 단순한 건데 이렇게 힘드네요."
좌절할 법도 하지만 송병구는 그래도 어떻게든 다시 승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대로 무너지는 것은 송병구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이렇게 무너트릴 수는 없다며 송병구는 이를 악 물었다.
"한 번만 이기면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때 이렇게 판단을 내리면 된다는 확신이 이기면 생기겠죠? 좌절할 시간도 없어요. 다시 일어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