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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투혼

[기자석] 투혼
8게임단 전태양의 투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태양은 지난 16일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 6라운드 3주차 CJ 엔투스와의 대결에 아픈 몸을 이끌고 출전했다.

전태양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하루 전인 15일 숙소에서 쓰러진 전태양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긴급 진료를 받았다. 병명은 과탄소증. 스트레스로 인해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몸에 산소 수급이 원활해지지 않고 이산화탄소가 쌓이는 증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에서 하루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8게임단 코칭 스태프는 전태양의 출전을 만류하고 기권패를 하려고도 했지만 전태양은 경기에 나서야 한다며 출전을 강행하면서 주위의 애를 태웠다.

전태양이 출전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는 8게임단과 팬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 전태양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8게임단의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활약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8게임단의 다승 1위이긴 하지만 팀 성적은 최하위라는 점에서 에이스가 짐을 져야 했다.

또 엔트리가 공개된 상황에서 실전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져버리는 것이기에 출전을 강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로리그 규정상 천재지변이 일어날 경우 지각 또는 엔트리 변경이 가능하지만 전태양은 아프다는 이유로 출전하지 않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0대3 상황에서 전태양은 CJ 최성일을 제압하면서 0대4 완패를 막아냈다. 전태양의 승리를 통해 기운을 받은 8게임단은 3대3까지 끌고 가면서 에이스 결정전을 이끌어냈지만 결국 3대4로 패했다.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한 김도욱은 전태양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0대4로 지는 경기에서 승수를 올린 전태양은 출전 이상의 의미를 얻어냈다.

비단 전태양의 투혼 뿐만 아니라 e스포츠계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가 몇 번 있었다. 40도가 넘으면서 몸이 불덩이가 됐지만 리그에 나서면서 본선에 오른 이재호가 있었고 손목 부상이라는 아픔을 딛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영호도 투혼을 보여줬다.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100%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출전한 선수들을 보면서 스포츠맨으로서, 프로라는 타이틀을 달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더 많은 사랑을 보여준다면 e스포츠의 위상은 충분히 올라갈 것이다.

또 협회나 게임단에게 당부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항상 같을 수는 없지만 사전 진단을 통해 부상 또는 질병을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협회나 게임단 차원에서 게이머 전담 관리 병원을 지정하거나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의료 시설을 확보하고 경기장에 상시적으로 의료진이 배석한다면 만일의 사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전태양이 보여준 투혼에 경의를 표하면서 선수가 투혼을 발휘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길 기대해 본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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