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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Story] 선수들이 최고인 세상 꿈 꾸는 남은지 PM

[HerStory] 선수들이 최고인 세상 꿈 꾸는 남은지 PM
지금까지 'HerStory'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e스포츠를 위해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봤습니다. 방송인 서연지를 비롯해 프로게이머 이유라, 정소림 캐스터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e스포츠 분야에서 여성들이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던 도중 한 리그 현장에서 선수들과 열심히 대화를 나누던 한 여성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로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현장을 챙기는 그녀에게 눈이 가고 관심이 가더군요.

도대체 어느 회사 소속이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질 무렵 한 선수의 귀띔으로 모든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그녀는 넥슨 코리아 도타2 팀에서 리그를 담당하고 있는 남은지 PM이었습니다. 선수들은 그녀를 'PM님'이라는 딱딱한 호칭 대신 '누나'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어느 선수의 누나인 줄만 알았던 그녀의 정체가 밝혀진 것입니다.

한 회사 소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과 막역하게 지내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던 남은지 PM. 얼굴은 20대 초반 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가 얼마 전 결혼한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남자들의 세계인 e스포츠에서 살아남는 방법 그리고 그녀만이 느끼는 e스포츠의 매력에 대해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죠.

◆"너 여자였어? 몰랐네"
외모만 보면 하얀 피부에 큰 눈을 가진 천상 여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남은지 PM은 어떤 남자보다도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대학교에 다녔을 때도 남 PM은 여자 친구보다 남자 친구들이 더 많았습니다. 남자다운(?) 성격 덕에 남 PM은 다른 여성들보다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HerStory] 선수들이 최고인 세상 꿈 꾸는 남은지 PM

대학교 주변 PC방에 가보면 남성들이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학생들 가운데 남학생들이 여가 시간을 대부분 게임을 하며 보냅니다. 학년이 어릴수록 남학생들이 PC방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욱 길다고 합니다.

"대학교 1, 2학년 때는 남자 친구들을 따라 무작정 PC방에 가곤 했어요. 물론 게임도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만큼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남자 친구들에게 게임을 배울 때는 욕도 많이 먹고 가끔 맞기도 했어요(웃음)."

그렇게 여가 시간에 게임을 즐겨 했던 남 PM이지만 본인 조차도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수학을 전공했던 그에게 게임은 그저 남자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하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친구들은 그녀를 여자(?)로 취급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덕분인지 남 PM은 남자들의 세상인 e스포츠에서 잘 살아남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을 하는 남자 선수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입니다.

◆그녀가 e스포츠에서 살아가는 법
여자가 아닌 남자로 취급 받았던 그녀였기에 남자들의 세계에서 사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여자로 대우를 받으려 하지 않았고 다른 남자직원들과 똑같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긍정적을 일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녀의 진심이 통했는지 남자 직원들 역시 굳이 그녀를 여자로 보기 보다는 같은 동료로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남자들의 세계에서 여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자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해요. 태생적으로 여자들은 조직 생활을 잘 해내기 힘든 존재라고 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내가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할 부분은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남자라 생각하고 일했더니 다들 저를 남자로 생각해 일하기가 훨씬 수월했던 것 같아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남은지 PM도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여자인데다 나이가 많지 않다 보니 무시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런 부분들에 대해 크게 불만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긍정적인 성격 덕분입니다.

[HerStory] 선수들이 최고인 세상 꿈 꾸는 남은지 PM

"원래 어떤 일이 생겨도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나쁘게 생각하면 진짜 나쁜 일이 돼서 저에게 돌아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원래 여자들이 사소한 것에 상처를 많이 받잖아요(웃음). 그런 것들 때문에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예전부터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다 보니 이런 부분들에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 그녀의 매력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보여줬던 남은지 PM. 그녀의 인터뷰를 추천했던 한 관계자가 "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사람이라 e스포츠 현장에 활력소를 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실제로도 선수들 역시 "(남)은지 누나랑 이야기 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며 "다른 분들과 이야기할 때는 딱딱하고 조금 어려운 느낌인데 은지 누나는 항상 웃으며 이야기해 줘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e스포츠 현장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선수들이 최고인 리그를 꿈 꾸며
남 PM은 도타2 리그를 진행하면서 선수들이 최고인 리그가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선수들이 행복하고 즐거우면 경기력도 좋아지고 덩달아 팬들도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 리그가 저절로 잘 되는 것을 많이 지켜봤다고 합니다.

"억지로 리그를 흥행시키려고 하면 부작용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꿈 꾸는 리그는 선수들이 행복한 리그입니다. 물론 팬들을 위한 리그도 중요하겠지만 저희처럼 처음 시작하는 리그는 선수들이 먼저 나가고 싶어하고 행복한 리그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넥슨이 진행하고 있는 도타2 스폰서십 리그도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몇몇 선수들이 상금을 독식하는 리그가 아닌 도타2를 안정적으로 즐기고 싶어하는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지금까지 아예 없었던 리그 형식을 만든 것이죠.

"물론 상금을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혜택을 들어본 선수들이 모두 긍정하더라고요. 그 중에는 프로게이머를 꿈 꾸는 선수들도 있다 보니 스폰서십 리그 취지를 공감해주는 선수들이 늘고 있어요. 저희의 진심이 통한 것 같아 다행이에요."

[HerStory] 선수들이 최고인 세상 꿈 꾸는 남은지 PM

남 PM은 세계적인 도타2 인비테이셔널 리그에서 한국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을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리그를 통해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도타2만의 매력으로 한국 팬들에게 좋은 경기와 리그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누나와 엄마의 마음으로 선수들의 세세한 것들까지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도타2 많이 응원해 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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