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서 세 번 연속 MVP를 획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진 실드 ‘꿍’ 유병준은 제닉스가 훨씬 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팀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1, 3, 4세트 모두 MVP를 획득했다. 이로써 유병준은 SK텔레콤 T1 ‘페이커’ 이상혁을 제치고 MVP 포인트 1위로 뛰어 올랐다.

롤챔스 윈터는 전통적으로 나진이 강했던 만큼 유병준은 "이번 롤챔스에서 반드시 결승전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Q 4강에 진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우리 팀은 항상 4강에 가고 싶었고 간절했다. 항상 최선을 다했고 누구 보다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4강에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Q 이상하게 8강만 가면 0대3으로 패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A 8강에서 한 번이라도 이겨봐야 무언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1세트에서 이기고 난 뒤 왠지 3대0이나 3대1로 이길 것 같더라. 역시 승리의 맛을 보고 나면 계속 맛을 보게 되는 것 같다.

Q 첫 세트에서 최근 선택되는 적이 거의 없는 아리를 골랐다.
A 내가 준비한 카드가 몇 개 있는데 상대 카드를 보고 나니 아리가 가장 적합할 것 같더라. 동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한다면 충분히 아리도 통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줘 자신 있게 아리를 골랐다.

Q 아리가 적합할 것이라 생각한 이유가 있나.
A 상대 중단 플레이어가 그라가스였는데 아리로 파밍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고 루시안이 도주가 별로 좋지 않다. 게다가 리신이 아리에게 생각보다 잘 죽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Q 3, 4세트는 그라가스를 선택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A 솔직히 이번에는 깜짝 카드로 준비한 것이 많은데 그라가스는 언제든 선택해도 자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먼저 가져온 것이다. 오늘 깜짝 카드는 아리만 보여준 것 같다.

Q 오늘 MVP를 싹쓸이했다.
A 내가 볼 때는 5명 모두 잘했는데 내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임팩트가 워낙 있었기 때문에 MVP를 받은 것이지 4명 모두 MVP감이라고 생각한다.

Q 상대가 MVP 오존 아니면 CJ 프로스트다.
A 둘 다 상관 없긴 한데 예전에 8강에서 CJ 프로스트에게 0대3으로 복수할 수 있고 삼성 오존에게는 최근 많이 져서 역시 복수하고 싶다. 둘 다 만나면 안되나(웃음).

Q 4강에 올라갔으니 다음 목표가 달라졌을 것 같다.
A 다음 목표는 4강을 뚫고 난 뒤 생각해 보겠지만 솔직히 우승하고 싶긴 하다(웃음).

Q 오늘 경기는 굉장히 소극적이었는데.
A 동료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상하게 8강만 오면 천천히 플레이하기 된다. 솔직히 빨리 끝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최대한 안전하게 하다 보니 경기가 조금 길어졌다. 8강은 좋지 않은 추억들이 워낙 많아서 그랬지만 4강부터는 자신감 있게 경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지난 윈터 시즌에서 소드가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이번 윈터에서도 실드가 우승하면 윈터를 나진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A 그렇지 않아도 팀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야기를 듣게 되니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되더라. 윈터를 나진 시즌으로 만들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번에 채우철 코치님, 박정석 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픽밴도 코칭 스태프 예상대로 흘러가 놀랐다. 그리고 항상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이석진 대표님과 어제 대회가 있었음에도 경기가 끝난 뒤 새벽까지 연습을 도와준 소드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응원 와 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