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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LJ리그 만드는 한국인 김성환 "일본이 롤드컵에 나가는 그날까지"

[피플] LJ리그 만드는 한국인 김성환 "일본이 롤드컵에 나가는 그날까지"
일본 e스포츠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재팬리그(이하 LJ리그)가 어느 정도 e스포츠의 체계를 잡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인 스태프의 노력이 컸다. LJ리그를 운영하는 일본 산코 파트너스의 김성환은 한국 e스포츠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 삼아 겉핧기만 하고 있었던 LJ리그의 체계를 다졌다.

김성환은 매주 LJ리그가 열릴 때마다 대회 운영부터 시작해서 심판까지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힘들기도 하지만 게이머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열의가 불타 오른다고.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e스포츠 스퀘어에서 열린 LJ리그 스프링 시즌 마지막 주차 경기가 끝난 뒤 김성환을 만났다.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와 e스포츠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스포츠과 연결시켜준 CJ 엔투스
김성환은 한국 e스포츠 관계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맥이 넓다. 특히 LJ리그가 e스포츠로서 자리잡는데 인맥이 크게 작용했다. 많은 관계자들은 김씨가 CJ 엔투스 매니저로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첫 직장인 광고 대행사를 통해 e스포츠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많은 야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세리머니이지만 제가 광고대행사에서 일할 때 두산 베어스가 처음으로 특정 선수가 홈런을 치면 곰인형을 팬들에게 던지는 세리머니를 시작했어요. 그 곰인형을 수입해서 두산 구단에 납품하는 일을 했죠.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당시 아이돌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게이머가 승리한 뒤 팬들에게 주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기획안을 처음으로 제안한 게임단이 CJ였습니다."

김씨가 CJ에게 제안했던 기획안은 수입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며 무산됐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CJ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김정민 해설위원이 군 제대 이후 처음으로 행사 진행을 맡아서 화제가 된 2010년 하이트 엔투스 시절 공식 팬미팅이 그의주도 하에 진행됐다. 김성환은 e스포츠와 인연을 맺게해준 CJ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피플] LJ리그 만드는 한국인 김성환 "일본이 롤드컵에 나가는 그날까지"

◆하늘이 정해준 일본과의 인연
e스포츠에서 일을 하고 있던 김성환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CJ에서 매니저 일을 했다. 그러나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야 했다. 결혼을 약속한 일본인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결혼한 뒤 새 살림을 시작한 그는 다른 일을 찾으려고 했지만 우연한 기회를 통해 e스포츠와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일본에 e스포츠 매체인 스타크래프트 타임즈라고 있어요. 운영자인 '스게오' 타마오카 신야를 소개받으면서 타마오카를 통해 일본 e스포츠에서 활동 중인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LJ리그가 기획 단계라는 것을 알게 됐는데 대회를 준비하고 있던 산코로부터 리그 진행과 함께 회사 입사 제의를 받게 됐어요. 저에게는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걸음마 단계였던 LJ리그가 e스포츠로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성환의 역할이 컸다. LJ리그를 일본 내 최고의 리그로 만들기 위해 시즌 우승팀을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하부 리그인 NLB 본선에 진출시키는 일을 추진했다. 주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렸지만 일본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e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선 팬과 선수에게 동기 부여가 필수적이에요.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라는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시즌 우승팀을 한국 리그인 NLB에 출전시키는 일을 추진했고 한국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일을 성사시켰죠."

김성환의 노력에 가장 놀란 사람들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관계자였다. 오래 전부터 일본 선수들에게 한국 리그는 '구름 위의 리그'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NLB 참가라는 동기 부여가 생기면서 선수들의 생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피플] LJ리그 만드는 한국인 김성환 "일본이 롤드컵에 나가는 그날까지"

◆일본을 롤드컵에 진출시키고파
현재 김성환이 일본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성적이다. 대회의 격을 높이고 일본 e스포츠의 인지도를 높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성적을 내야 한다고 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LJ리그 초대 우승팀인 래스컬 제스터와 스프링 1위인 데토네이션FM이 NLB에 출전했지만 전패로 탈락했다. 포기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현재 일본 e스포츠의 상태를 '제로'라고 했다. 발전을 위한 한 걸음을 겨우 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솔직히 해외에서 일본 e스포츠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이유는 PC게임보다 비디오 게임을 자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에요. 한국 e스포츠에서 경험을 쌓은 저로서는 해결책이 나와있는 상황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일본 내 안 좋은 인식을 풀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LJ리그를 통해 일본에서 부정적이었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요. e스포츠에 투자를 하려는 일본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일본 e스포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확신해요."

김성환의 꿈은 리그 오브 레전드 일본 서버가 열리고 난 뒤 일본 팀이 스스로 힘으로 롤드컵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지금 받고 있는 많은 이들의 도움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일본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했다.

"항상 CJ와 LJ리그에 도움을 주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 은혜를 보답하는 길은 일본 팀이 스스로의 힘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에요. 장기적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최고 무대인 롤드컵에 일본 팀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싶어요. 지금은 무모한 일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가능하겠죠. 기대해주세요."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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