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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온상민 해설 위원과 서든어택의 10년의 동거

[피플] 온상민 해설 위원과 서든어택의 10년의 동거
서든어택 처음을 함께 했던 사람과 지금까지도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다섯 손가락에서 끝이 날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대한민국 FPS 게임의 지존 자리를 지켰던 서든어택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서든어택을 위해 일했고 또 수많은 사람들이 서든어택을 떠났으며 또다시 새로운 수많은 사람들이 서든어택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다섯명 중 네 명 정도는 현재 넥슨 GT에 근무하고 있는 개발팀이나 사업팀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기 서든어택 10년간 늘 같은 자리를 지켜온 한 사람이 있습니다. 서든어택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봐도 무방한, 서든어택을 개발한 사람보다 서든어택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분석한 사람, 바로 온상민 해설 위원 입니다.

2005년 서든어택이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막을 올린 온게임넷 리그에서 서든어택과 온상민 해설 위원의 만남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온상민 해설 위원은 여전히 서든어택과 동고동락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항상 선수들을 친오빠(?) 같은 마음으로 챙기던 온상민 해설 위원.
현장에서 항상 선수들을 친오빠(?) 같은 마음으로 챙기던 온상민 해설 위원.

1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한 사람에게 우리는 전문가라는 호칭을 붙이곤 합니다. 그러나 온상민 해설 위원에게 서든어택 전문가라는 표현은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전문가를 넘어 이제는 서든어택 자체라고 평가해도 무방한 온상민 해설위원. 그와 서든어택이 보낸 10년의 동거(?) 생활을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시작부터 창대했다?
서든어택이라는 게임 출시는 리그와 그 생을 함께 해왔습니다. 대부분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리그를 함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을 제외한 국산 게임 리그가 활성화 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서든어택이 출시와 더불어 리그를 시작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서든어택은 국민 게임이 됐고 리그 또한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게임과 리그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임으로 거듭났죠. 서든어택의 성공 덕에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 국산 게임들 리그가 차례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동안 서든어택 중계진 자리를 지켰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10년 동안 서든어택 중계진 자리를 지켰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온상민 해설 위원은 서든어택을 만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처음 리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온상민 해설 위원. 하지만 당시 FPS 게임 해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제안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국산 게임 리그가 열린 적이 거의 없었고 성공한 적은 아예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원래 성격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뛰어 들었죠. 막상 게임을 보니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다음부터는 신나게 일한 것 같아요."

온상민 해설 위원의 예상은 제대로 들어 맞았습니다. 서든어택 리그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1 스타리그의 8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게임도 승승장구했고 리그 역시 다양한 옷을 갈아 입으며 성장하기 시작했죠.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어요. 게임도 잘 됐고 당시 해설할 사람이 나 밖에 없었고 스타1을 제외한 다른 종목 리그에 목이 말라 있을 때 탄생됐거든요.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잠시 이현주 캐스터와 호흡을 맞췄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잠시 이현주 캐스터와 호흡을 맞췄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정소림 캐스터. 성승헌 캐스터, 이현주 캐스터 등 다양한 캐스터들이 서든어택 리그와 함께 했지만 온상민 해설 위원만이 유일하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서든어택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가지는 상징성은 단순한 해설위원 이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인생에서 서든어택을 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잠시 리그를 쉰 적은 있지만 10년 동안 제 인생과 함께 한 리그잖아요. 그리고 FPS 전문 해설위원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해준 고마운 리그죠. 지금도 감사해요."

◆성승헌 캐스터와의 '서든캐미'
서든어택 리그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 위원의 주고 받는 입담은 어떤 조합에서도 나올 수 없는 '캐미(화학작용이라는 말의 캐미스트리에서 따온 인터넷 용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궁합이 잘 맞을 때 쓰인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 위원은 서든어택 리그 초창기 때부터 호흡을 맞췄고 지금은 마치 서든어택 리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포스를 풍기고 있죠.

"정소림 캐스터와 첫 리그를 함께 했고 이후 호흡을 맞춘 것이 성승헌 캐스터였어요. 지금은 최고의 캐스터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당시에는 새내기 캐스터였죠. 서로 만날 술 한잔 하면서 리그 활성화를 위해 의견도 내고 담당 PD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해설자와 캐스터 사이를 넘어서 어떤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됐어요."

성승헌 캐스터와 함께 하면 독특한(?) 캐릭터로 변모했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성승헌 캐스터와 함께 하면 독특한(?) 캐릭터로 변모했던 온상민 해설 위원(오른쪽).

힘들었을 때 함께 했던 동지애는 어떤 것보다 강합니다. 그래서인지 온상민 해설 위원은 성승헌 캐스터와 함께 할 때 가장 빛이 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얼굴만 봐도 마치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만담을 펼쳐 나갑니다. 경기가 지연이 되도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죠.

"지금도 성승헌 캐스터와 온상민 해설 위원을 함께 생각해 주시는 팬들이 많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안 사람을 잘 만난 것 같아요(웃음). 팬들이 좋아해 주고 시청자들이 즐거워해 준다면 죽을 때까지 서든어택 리그와 함께 해야죠. 팬들이 허락하는 한 절대 떠나지 않겠습니다(웃음)."

◆서든과 울고 웃은 10년
한 리그를 10년 동안 중계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겠지만 온상민 해설 위원이 꼽은 가장 슬펐(?)던 때는 명확했습니다. 온게임넷에서 잘 하고 있던 리그가 갑자게 MBC게임으로 가게 되면서 자식(?)과 같던 서든어택 리그와 갑자기 작별하게 된 것이죠.

"그때 담당 PD와 성승헌 캐스터랑 만나서 미친듯이 술을 마셨던 기억이 나요. 일주일에 한번 방송했지만 그때 우리는 매일 만나 모니터링 하고 리그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지샜거든요.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는데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 하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서든어택 리그 해설 위원으로 복귀한 당시 해맑게 웃고 있던 온상민 해설 위원.
서든어택 리그 해설 위원으로 복귀한 당시 해맑게 웃고 있던 온상민 해설 위원.

어떻게 보면 슬픈 감정과 함께 분노와 배신감까지 들었을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온상민 해설 위원은 결국 자신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 기간에도 서든어택 리그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온상민 해설 위원이 가장 기뻤을 때가 언제였을까요? 서든어택 리그가 곰exp로 넘어오면서 온상민 해설 위원이 4주 정도 공백기를 가진 적이 있었죠. 당시 온상민 해설 위원은 진짜 서든어택 리그와 작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팬들은 그를 잊지 않았습니다. 게시판은 온통 온상민 해설 위원의 이름으로 도배가 됐죠. 지금은 네오플 대표인 당시 김명현 실장이 "다시 서든어택 리그를 해주면 안되겠냐"고 찾아왔을 때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관계자도 선수들도 아닌 팬들이 저를 이 정도로 그리워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프리 자칫 위험할 수도 있던 프리선언을 용기 내 할 수 있었던 것도 서든어택 팬들의 사랑 덕분이었어요. 다시 돌아와 처음 리그를 시작했을 때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몰래 눈물도 흘렸어요. 이렇게 날 기억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서든어택 행사장에서 팬들을 위해 막춤도 서슴지 않았던 온상민 해설 위원.
서든어택 행사장에서 팬들을 위해 막춤도 서슴지 않았던 온상민 해설 위원.

온상민 해설 위원은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서든어택 리그와 함께 하면서 FPS 리그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깊어진 것이죠. 한국 게이머들이 서든어택뿐만 아니라 다양한 FPS 리그를 글로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10년을 함께 했고 또 앞으로도 함께 할 서든어택 리그는 제 자식과 같은 존재에요. 이제 더 많은 자식을 낳고 그 자식들이 서로를 돌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행복이잖아요. 이제 그 행복을 누리고 싶어요. 물론 육아는 정말 힘들겠지만요(웃음)."

항상 팬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날카로운 분석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온상민 해설 위원. 그의 꿈이 서든어택 리그와 함께 더욱 커져가기를 바라봅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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