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과 동시에 연승 행진을 달리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KOO 타이거즈는 창단 첫 해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에도 성공하며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더 많은 것들을 이룰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KOO는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최고의 루키 시즌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KOO 타이거즈는 스프링 시즌 초반 탁월한 선택금지 전략을 앞세워 연전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신생 팀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려 개인기에서 밀리지 않았고 유기적인 팀 플레이까지 더해지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이 기간 동안 팀의 상승세를 이끈 원동력은 정글러 이호진의 활약이었다. 이호진은 스프링 시즌 초반 리 신과 렉사이로 게임 초반부터 모든 라인에 영향을 미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 기량이 출중한 KOO 타이거즈의 라이너들은 정글러의 지원 아래 안정적으로 성장해 게임 후반부 팀 승리에 기여했다.
모든 것이 잘 풀릴 것만 같았던 KOO 타이거즈는 정글러가 밀리면 게임을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약점을 노출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프링 시즌 중간 순위 1위 자격으로 출전한 IEM에서 정상급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이 포진한 중국 WE에게 일격을 당해 조기 탈락했고 스프링 시즌 막판 세주아니와 그라가스로 대표되는 정글 잿불 거인 메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결승전서 이상혁과 배성웅이 빠진 SK텔레콤 T1에게 0대3으로 맥없이 무너지기도 했다.
KOO는 서머 시즌을 맞아 정글러 '위즈덤' 김태일을 영입해 정글을 보강했지만 완벽했던 스프링 1라운드 만큼의 위력을 회복하지는 못했고,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KT 롤스터에게 패했지만 KT의 결승전 패배 덕분에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롤드컵 직행을 확정했다.
'최고의 꿀조'로 꼽히는 A조에서 무난하게 8강 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KOO 타이거즈는 8강 이후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대하려면 정글러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이호진이 리 신이나 렉사이와 같은 육식 정글러를 잡고 라인을 터뜨리고 서포터 강범현의 적극적인 로밍까지 더해진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정글이 강한 팀을 상대로 그런 장면을 연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
적어도 정글 지역에서 반반 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반 이후 대규모 교전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이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정노철 감독의 선택 금지 전략의 도움을 받는다면 KOO가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