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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던파 리포팅] 승부의 변수는 늘 존재한다

[정준의 던파 리포팅] 승부의 변수는 늘 존재한다
명경기의 속출이었습니다. 0.1초 내에 커맨드를 입력해야 하는 카운터, 슈퍼아머 판정이 난무했고, 그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니콜라스의 좀비는 5번 이상의 공격 성공으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3돌멩 1방망이질의 희생양은 거칠 것 없는 무빙으로 퍼펙트에 가까운 승리를 가져가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지만, 상위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이후 무기력한 플레이로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과거의 영광은 한 번의 경기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해 냈습니다. 사령술사 김창수, 인파이터 채지훈, 여그래플러 김창원은 각자의 이름값에 합당한 경기력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습니다.

결승전 합류를 위한 길목과 생존의 기로에 선 선수들의 경기답게 이번 9회차 개인전 승강전, 단체전 승자조 결승전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각오는 남달랐습니다. 매 경기 집중하며 최선을 다했고, 위험한 순간에 각자가 느끼는 거센 긴장감이 중계석까지 전해져 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리포팅에서는 단순히 다음 경기의 주인공이 될 선수들에 대한 예측보다는 그동안 15번에 가까운 던파리그를 중계하면서 느꼈던 '승부의 변수'에 대한 얘기를 팬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상성을 무마하는 삼세번의 미학
무려 40개 이상이 존재하는 던전앤파이터의 전직, 그 중 결투장에 출입이 가능한 캐릭터들이 가지는 서로의 상성만 따져봐도 수백가지 이상의 상성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상성' 혹은 '밸런스'라는 관념으로 결투장의 흐름을 대변하곤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출시 이후 업데이트가 쉽지 않은 오락실 결투 게임, 즉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킹오브파이터즈 등의 격투게임과는 달리 매 시즌 캐릭터 업데이트와 신규직업의 추가가 큰 의미를 차지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완벽한 밸런싱을 논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타격<슈퍼아머<잡기<무적판정이라는 간단한 판정 우선순위의 정리가 가능한 던전앤파이터 결투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개라도 더 많은 슈퍼아머, 잡기 판정을 가진 캐릭터는 강캐로 평가받고, 넓은 범위의 광역기와 유효 판정을 가진 캐릭터는 명맥을 유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결투'에 있어서는 특별한 공평함이 존재합니다. '상대를 세번만 띄우면 승리할 수 있다'라는 점이죠. 소환사, 엘레멘탈 마스터, 메카닉 등 쿨타임이 더욱 중요한 캐릭터는 예외로 두고, 이어지는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필자가 주캐릭터로 사용하는 '여스트리트파이터'의 경우 장비의 질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투장에서 2회의 콤보만 성공하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중력초기화' 콤보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최근 가장 각광받는 결투캐릭터인 '남스트리트파이터'나 '크루세이더' 역시 중력초기화에 성공하면 이론상 2번의 콤보에 상대를 KO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언급해드린 세 개의 캐릭터들이 강력한 콤보를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실전에서 2번의 콤보만에 상대의 HP를 '0'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캐릭터는 서로 동등한 수준의 레벨과 장비를 갖췄다는 전제 하에 3번의 콤보에 상대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스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거나 바닥 콤보를 이어갈 수 있는 그래플러, 인파이터, 배틀메이지, 레인저 등이 강점을 발휘하죠. 물론 다른 직업들 역시 대부분 '3회의 콤보만 성공할 수 있으면 결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명제에 동의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콤보의 시작은 순간적인 카운터, 사선에서 날아드는 광역기 등이 될 것이고, 때때로 이 판정들은 상성을 무시하는 효율을 보입니다.

◆‘콤보가 전부는 아니다’ 견제, 그리고 방어.
던전앤파이터의 결투는 여타 게임과는 달리 인공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소환물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채지훈을 저격한 호도르나 좀비 강령을 사용하는 니콜라스, 수시로 등장해 위협을 가하는 거너의 로봇 시리즈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렇듯 소환물에 대한 의존도가 큰 직업군들은 상대를 3번 띄워야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3번 띄우지 못해야 승리한다'는 대명제를 가집니다. 견제, 방어적 성향이 이들을 결투장의 지존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근접캐릭터들의 콤보와는 달리 견제형 캐릭터들의 콤보는 그 목적이 '데미지딜링'에 있지는 않습니다. 철저히 시간을 끌면서 다음 쿨타임을 벌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이죠.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고 자신의 타이밍을 재는 것, 이것이 오로지 던파에만 존재하는 특징적인 결투의 한 부분입니다.

◆총도 칼도 스턱도, 결국은 던파의 결투.
2007년 던파 1차리그가 시작된 시점부터, 같이 리그에 참여했던 선수들끼리 각자의 캐릭터 밸런스에 대한 토론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방송국 대기실에서 선수들이 나누는 대화는 역시 '밸런스'에 대한 부분이 가장 많습니다. 논란이 예상되는 주제이지만 제가 오늘 던파리그의 해설자로서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메세지는 이것입니다.

'스턱'이라는 요소가 역전의 발판이 되고, '소환물'의 개입이 판을 흔드는 변수가 되어 경기에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 역시 '던파'의 한 부분이며, 최고의 선수들이 수없이 많은 실전을 통해 해답을 제시하고 있죠.

상성이 불리하다고 승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기기 어려울 뿐이죠. 그리고 실제로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도저히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역전극으로 팬 여러분들께 보답해 가고 있습니다. 더욱 애정 어린 시선으로 남은 두 번의 액션토너먼트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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