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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투표, 게이머 그리고 삶

2016 총선 홍보대사 AOA 설현(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영상 발췌).
2016 총선 홍보대사 AOA 설현(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영상 발췌).
2016년 4월13일은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총선이라고도 부른다. 총선은 투표 용지가 두 장이다. 한 장은 지역구의 대표가 될 사람을 뽑는 용지이고 한 장은 선호하거나 지지하는 정당을 뽑는 용지다.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국회의원과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해서 선출되는 비례대표를 뽑는다.

한국 사람들에게 정치는 무관심의 영역이거나 혐오의 대상이다. 국회의원의 이미지는 쓸모 없는 일에는 목숨 걸고 싸우며 민생은 등한시하는 여의도 거주민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투표 때에나 지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존재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 사람들이 발의하는 정책은 우리네 일상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일들로 치부된다.

실상은 그들의 영향력이 우리네 삶을 좌우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예만 들어봐도 대단하다. 게임과 관련된 규제법 중에 가장 친숙한 법인 셧다운제를 예로 들어보자. 2004년 시민단체들의 요구로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셧다운제는 2005년 7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라는 이름으로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발의했지만 입법이 무산됐다. 2008년 7월, 2009년 4월 두 번에 걸쳐 재발의된 이 법안은 2010년 6월3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개정안과 여성가족부의 개정안을 합의하며 셧다운제 도입 중재안을 마련했고 2011년 4월29일 국회 본회의에 '셧다운제' 도입을 골자로 대상을 만 16세 미만으로 제한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 법률안'을 상정, 통과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셧다운제도는 2011년 11월20일부터 시행됐고 2014년 4월24일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까지 떨어지면서 게이머들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셧다운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개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셧다운제는 장애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에게 셧다운제는 지금보다 더 강화해도 모자란 법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사례는 '신의진법'이라 불리는 '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다. 2013년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신의진에 의해 발의된 이 법안은 게임을 알코올, 도박, 마약과 함께 국가가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일명 '게임중독법'이라고 불린다.

신의진법은 글로벌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성장한 게임산업을 마약과 함께 국가가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다행히 2013년 12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19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예정이다.

게임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 의원들도 있었다.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이었던 전병헌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을 발의했고 정부의 강제적 셧다운제와 게임시간 선택제 등의 청소년 게임 규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올바른 게임 이용에 관한 교육을 강화해 청소년 게임중독 예방과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민주당 소속 김광진 의원은 2014년 7월 대표 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기존 문화예술의 영역에 게임을 추가함으로써 게임의 문화예술사업 및 활동을 지원, 육성하는데 앞장 서기도 했다.

게임이라는 분야만 놓고 봤을 때에도 국회의원의 힘은 엄청나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라는 의미의 게이머이든, 직업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든 국회의원들이 어떤 시선으로 게임과 e스포츠 업계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약 중독자와 같은 선상에 오를 수도 있고 한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공로자가 될 수도 있다.

2016년 4월13일에도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직장에 나가 코드를 짜거나 서버를 관리해야 할 수도 있다.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이 4월13일을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라 여기지 못할 정도로 바쁠 수도 있다. 그깟 투표 한 번이 내 인생을 바꾸겠느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나 하나 빠져도 된다는 생각이 당신을 중독자로 만들 수 있다. 정치는 생각보다 우리네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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