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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SK텔레콤에게 응원을

[기자석] SK텔레콤에게 응원을
홈 코트 어드밴티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개최하는 나라가 해당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담은 용어다. 비행기나 배를 타고 다른 나라로 가지 않아도 되고 기후나 풍토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체를 많이 쓰는 체육 종목에서는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로 꼽는다. 같은 나라에서 진행되는 프로 팀들의 경기에서도 홈 팀과 어웨이 팀의 승률이 확실하게 달리 나는 것을 봐도 홈이 갖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풀리그에서 1위를 기록한 팀은 중국의 로열클럽 네버 기브업(이하 RNG)이다. 중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인 LPL을 대표로 출전한 RNG는 개막부터 7연승을 달렸고 최종 성적 8승2패로 1위를 차지했다.

RNG가 선전한 바탕에는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작용했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됐으며 숙소나 음식 등에 따로 적응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매일같이 현장을 가득 메운 중국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은 엄청난 힘이 됐다. RNG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6개 팀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A 등급을 받은 데다 대회 2일차에서 SK텔레콤 T1이라는 강팀을 잡아내면서 승승장구하면서 중국 팬들은 RNG에게 엄청난 응원을 쏟아 부었고 선수들도 힘을 내면서 상호 작용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반면 한국 대표로 출전한 SK텔레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5년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와 스프링 시즌에서도 우승한 SK텔레콤은 누가 봐도 세계 최강의 팀이라 할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물론, 외국 매체에서 평가한 SK텔레콤은 S 등급을 받았고 너무나 쉽게 다른 팀들을 물리치면서 정상에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SK텔레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길 것이라 예상됐던 슈퍼 매시브 e스포츠와 G2 e스포츠에게는 큰 차이로 2승씩 따냈지만 카운터 로직 게이밍과 RNG에게는 한 번씩 졌다. 또 복병으로 꼽히던 플래시 울브즈에게는 두 번 모두 패하는 수모를 안았다.

중요한 점은 4패가 이틀 사이에 몰려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대회 2, 3일차인 5일과 6일 SK텔레콤은 악몽처럼 4연패를 당했고 그로 인해 4위도 간신히 턱걸이했다. 7일과 8일에 벌어진 남은 경기에서 기량을 회복하며서 4연승을 달린 SK텔레콤은 체면을 되찾으면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며 한숨 돌렸다.

연패에 대한 소감을 물을 때 SK텔레콤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커뮤니티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패를 당하면서 현장에서 정신력을 수습하기도 어려운데 당연히 비난과 비판이 난무할 것이 뻔한 한국의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것은 '멘붕'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

한국 대표로 출전한 팀이나 선수가 기대 이하의 부진에 빠진 것을 두고 비판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부진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음 대회에는 이 점을 보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대회가 끝난 뒤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회에 왈가왈부, 가타부타 해봤자 선수와 팀의 사기만 저하된다.

과거 월드컵 국가 대표들이 이런 상황에 자주 빠졌다. 9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에게 대패한 월드컵 팀은 대회 도중에 감독이 경질되는 수난을 겪었다. 한 경기를 남겨 둔 상황에서 굳이 감독을 바꿀 필요까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범근 당시 감독은 월드컵 도중에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대회를 준비하던 도중에도 평가전에서 대패하거나 연패하게 되면 감독 교체설부터 나오면서 선수단의 힘이 빠지기 일쑤다.

SK텔레콤이 창단 이후 가장 충격적인 연패에 빠진 것은 맞다. 선수단이 충격에 빠졌고 응원하던 팬들과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업계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아직 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욕설을 동반한 비난을 퍼붓는 일은 효과가 없어 보인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기름 붓는 꼴이다.

SK텔레콤은 명문 팀답게 난관을 헤쳐 나왔고 오는 13일 RNG와의 4강전을 앞두고 있다.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RNG를 맞아 50여 분의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둔 저력을 보여준다면 SK텔레콤은 MSI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돌아올 수도 있다.

한 번이 될지, 두 번이 될지 모르는 5전3선승제에 임하는 SK텔레콤에게 중국이 홈 코트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응원을 보내자. 시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홈 코트가 되지 못한다면 온라인으로라도 격려와 칭찬의 메시지를 전달하자. 한국이 세계 최강의 리그 오브 레전드 강국이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그동안 여러 세계 대회에서 분발하면서 자긍심을 불어 넣어준 SK텔레콤 아닌가. 한 번 더, 두 번 더 믿어보자.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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