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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만석의 관객에게 보답한 슈퍼리그 결승전

[기자석] 만석의 관객에게 보답한 슈퍼리그 결승전
"어차피 우승은 MVP 블랙일텐데".

지난 4월 25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이하 히어로즈 슈퍼리그) 2016 시즌2가 막을 올렸다. 벌써 3회째를 맞은 슈퍼리그는 여전히 흥행 부진에 시달렸다. 평균 온라인 시청자는 500여 명에 그쳤고, 현장 관객도 여타 리그에 비해 수가 적었다.

슈퍼리그의 부진에는 여러 요인이 얽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MVP 블랙의 독주였다. MVP 블랙은 슈퍼리그에서는 한 차례 우승을 하는데 그쳤지만 히어로즈 슈퍼리그 시즌1과 파워리그 시즌1, 스프링 챔피언십과 중국 골드리그를 휩쓸며 명실상부한 '폭군'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외 활약이 뛰어난 MVP 블랙의 슈퍼리그 우승에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은 없었다. 특히 결승전 상대가 막 창단된 템페스트였기에 더욱 그랬다. MVP 블랙이 경쟁자가 없어 아쉬워했던만큼 히어로즈 팬들도 "어차피 우승은 MVP 블랙이 할텐데"라는 반응을 남기며 눈길을 돌렸다.

우승자가 정해진 결승전만큼 재미없는 경기가 있을까. 그럼에도 5일 펼쳐진 슈퍼리그 결승전 현장엔 15층과 16층 객석을 가득 메울만큼 많은 관객들이 방문했다. 4강 최종전에서 TNL을 제압하고 결승전에 오른 템페스트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여전히 다수가 MVP 블랙의 우승을 예상했다. 템페스트가 한, 두 세트에서 승리를 거두면 '잘 했다'고 여길 정도였다.

그런데 1세트 템페스트는 경기 내내 우위를 이어가며 MVP 블랙에 승리를 차지했다. 필승 카드 무라딘과 폴스타트를 적극 활용한 템페스트는 2세트엔 9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4대0으로 MVP 블랙이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던 경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끝내 템페스트의 4대0 완승이라는 이변과 함께 끝이 났다.

[기자석] 만석의 관객에게 보답한 슈퍼리그 결승전

템페스트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사진을 찍을 때야 실감이 났다. 경기 결과를 소개한 기사 댓글에는 혁명, 이변, 대박 등의 단어가 연달아 등장했다. MVP 블랙이 이끈 '암흑'의 시대에서 템페스트의 '폭풍'의 시대가 찾아왔단 반응이 있었다.

절대강자 MVP 블랙이 무너졌으나 아쉬워하는 반응보단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우승팀에 대한 환영사가 줄지었다. MVP 블랙이 미워서였을까? 아니다. 다만 히어로즈를 이끌어갈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음이 기쁘고 앞으로 만들어갈 경쟁과 이야기가 기대될 뿐이다.

MVP 블랙도 준우승 시상식에 올라 미소지었다. 팬들도 그 미소의 의미를 알았을 것이다. MVP 블랙은 한 번의 패배로 무너질 팀이 아니며 오히려 이 기회를 발판삼아 더 성장할 것을 말이다. 실제로 MVP 블랙은 슈퍼리그 첫 시즌 결승전에서 TNL에 패한 이후 급격하게 실력을 끌어올렸다.

템페스트의 우승엔 좀 더 큰 의미가 있다.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뿐더러 더 나아가 슈퍼리그의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불러온다.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듦으로써 팬들에게 경기 외적인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MVP 블랙의 패배는 달콤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템페스트가 불러온 폭풍같은 결승전은 팬들을 즐겁게하기에 충분했다는 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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