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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벵기 is 뭔들

[기자석] 벵기 is 뭔들
만약 한 선수가 스프링 시즌 2라운드, IEM 월드 챔피언십,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등 굵직한 해외 대회 등 거의 3개월 동안 출전하지 못했다면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파서 잠시 집에 가 요양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팀에 속해 있는 선수가 말이다. 십중팔구는 아마 '이제 은퇴할 때가 됐다', '연봉 잡아 먹는 귀신이 나타났다', '도대체 뭐하고 사냐'는 등의 비아냥이 쏟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제나 존재감을 뿜어내며 팬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선수가 있다. 협곡 그 자체로 불리는 SK텔레콤 T1 '벵기' 배성웅이 그 주인공이다. 배성웅은 104일만에 출전해 팀 승리를 견인하면서 여전히 살아있음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출전해 MVP를 획득하며 팬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배성웅이 여타 다른 선수들과 다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인성' 덕분일 것이다. 다른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팀 내 존재감이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성웅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항상 정글러 포지션을 두고 같은 팀에서 경합을 펼치는 선수인 '블랭크' 강선구의 인터뷰에 등장한다. 라이벌일 수도 있는 선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진풍경이 연출될 정도로 배성웅의 팀내 존재감은 강력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배성웅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항상 선수들을 다독이는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104일 동안 배성웅이 한 역할은 출전한 선수들보다 노력하지 않았다고, 놀았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아무도 없다. SK텔레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경기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선수들을 다독이는 배성웅 같은 선수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잘하는 선수를 모두 모아놓는다고 해도 단체 경기는 선수들의 합이 잘 맞지 않는다면 결코 최고가 될 수 없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있다는 것은 팀 입장에서 중요하다. 협곡 그 자체인 '벵기'는 언제 어디에 있든 팬들과 동료들에게는 든든한 형이자 팀을 지키는 수호신인 것이다.

어떤 역할이든 묵묵하게 소화하는 배성웅. 한때는 엄청난 악플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벵기' 배성웅은 이제 뭘 해도 존재감이 빛나는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그리고 '벵기'라는 자원을 가진 SK텔레콤은 계속 최고의 위치에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후보가 아니라 팀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식스맨'임을 보여준 배성웅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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