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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전문 심판 육성 시급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 규정 중 심판 관련 부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시즌 규정 중 심판 관련 부분.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카-콜라 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6 서머 2R 2주차 CJ 엔투스와 롱주 게이밍과의 2세트에서 다양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첫 번째 밴픽에서 CJ 엔투스의 네 번째 차례인 '크레이머' 하종훈이 바드와 트리스타나를 올려 놓다가 갑자기 티모를 선택했다. 하종훈이 실수로 티모를 골랐고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밴픽을 진행했다. CJ의 티모 선택 직전으로 돌아가 밴픽을 다시 진행한다고 공지했고 이 과정에서 CJ가 빅토르를 고르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CJ가 티모를 고르기 전에 이미 롱주에서 빅토르를 선택했기 때문에 밴픽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는 것. 롱주 측에서 항의했고 CJ가 받아들이면서 결국 CJ는 티모로 플레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심판의 오판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하종훈이 처음으로 티모를 선택했을 때 재경기를 판정한 것부터 다시 티모를 고르는 쪽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심판이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것.

경기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심판의 오심은 명백히 드러났다. 선수의 실수로 인해 골라진 챔피언일 지라도 재경기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운영진의 최종 판단이다. 결국 CJ는 하종훈이 골랐던 티모로 경기를 치렀고 롱주에게 패했다.

논란은 심판의 역량이 어디까지인가라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라이엇게임즈가 내놓은 2016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규정집에 따르면 7조 3항에 심판에 대한 규정이 되어 있지만 모순된 부분이 존재한다.

3.1 심판의 책임에 따르면 '심판은 경기전, 후 또는 중간에 발생하는 모든 경기 관련 문제, 문의 및 상황에 대한 결정을 내릴 책임이 있다. 심판이 규정 내에서 내린 판정은 절대적인 효력을 가지며, 심판은 판정에 대해 최우선적인 책임이 있다. 심판의 역할은 다음을 포함한다'라고 되어 있다.

심판의 책임에 들어가는 항목을 보면 ▲매 세트 전 팀의 엔트리 확인 ▲경기구역 및 부스 내 사운드커튼 확인 및 모니터링 ▲경기용 PC 및 주변장치 상태 확인 및 모니터링 ▲팀의 경기장 도착여부 확인 및 선수착석, 준비 명령 ▲경기 시작 선언 ▲게임 중 일시 정지(Pause) 및 재개(Resume) 명령 ▲경기 중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 명령 ▲경기 종료 및 결과 확인(승패에 대한 경기 결과 확인증 서명) ▲이의제기 접수 및 대응이다.

심판에게 경기 준비부터 결과 확인까지 모든 권한이 '절대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 같지만 3.4에 따르면 그렇지도 않다. 판정의 최종 결정권 항목에는 '경기 중 심판이 명백하게 잘못된 판정을 내린 경우 운영진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 또한 운영진은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 재결정에 따라 심판이 공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한 적합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확인하고 검토할 수 있다. 심판이 적합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판정을 내린 경우 운영진은 심판의 판정을 무효화하고 번복할 수 있으며,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대회 기간 내 모든 판정의 최종 결정권은 항시 운영진이 보유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3.1과 3.4를 보면 심판의 '절대적인' 역할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기 전후의 사소한 사항들을 체크하는 것이 심판의 역할이며 심판이 오심했을 경우 운영진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판단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심판은 운영진의 하부 조직이고 대리인일 뿐이다.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전문적으로 심판을 선정, 육성, 관리하는 조직이 따로 필요하다. 현재 심판을 선정하는 곳은 방송사이고 교육과 관리를 맡고 있는 쪽은 라이엇게임즈와 한국 e스포츠 협회다. 이는 3.2 심판의 자격에도 명기되어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전문 심판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야구나 축구는 전문 심판을 육성하기 위한 기관과 체계가 잡혀 있고 여러 단계의 시험을 통해 정식 경기 출전을 허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심이 발생하는 상황인데 e스포츠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절차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라이엇 게임즈든, 한국 e스포츠 협회든 심판을 양성하는 전담 부서를 만들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e스포츠가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프로그램이 판정하기 때문에 심판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경기 외적인 요소에 의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규정을 숙지한 심판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만 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관전자들에게는 공정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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