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6에서 가장 눈에 띈 팀은 알버스 녹스 루나(이하 ANX)다. LoL의 변두리라고 불린 러시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ANX는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 선발전을 통해 롤드컵 무대를 밟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ANX는 상당히 좋은 팀이었다. 16강 1주차에서 락스 타이거즈에게 허무하게 패했지만 G2 e스포츠와 카운터 로직 게이밍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2주차에서는 락스 타이거즈마저 무너뜨리면서 4승2패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순위 결정전에서 락스 타이거즈에게 패하면서 A조 2위를 기록한 ANX는 와일드 카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롤드컵 8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ANX가 주목받은 이유는 성적 이외에도 또 있었다. 라이엇게임즈와 진행하는 인터뷰에서 겸손하면서도 스포츠맨십에 부합하는 말들을 쏟아내면서 실력과 인성 모두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
그는 또 상대 팀이었던 G2 e스포츠에 대해 "5연패를 당했고 탈락이 확정된 G2 e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경기까지 정말 열심히 임했기에 우리 팀이 졌다"라면서 "G2가 보여준 e스포츠맨십을 높이 산다"고 상대를 높였다.
말로피예프의 인터뷰는 e스포츠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ANX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물론 성적이다. 와일드 카드 팀임에도 불구하고 4승3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기에 인터뷰 기회도 생겼고 시선을 끌었다.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기대감을 더욱 끌어 올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말을 해야겠다라고 생각만 갖고 있다고 해서 없던 생각이 입 밖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평소에 가진 생각을 몸에 배도록 실천해왔기에 자연스레 인터뷰로 나왔을 것이다.
e스포츠를 스포츠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선수들이 땀의 중요성에 대해 아느냐'라고 되묻는다. 프로게이머들이 연습, 훈련을 하면서 땀을 흘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전한 정신을 갖고, 프로다운 마인드를 갖추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로피예프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