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미래가 불안한 컨텐더스 팀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8032123443687256_20180321235521dgame_1.jpg&nmt=27)
하지만 게임단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당장 내년까지 팀 운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곳이 많아졌다. 오버워치 에이펙스에 비해 컨텐더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상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에이펙스와 컨텐더스의 총 상금 규모는 연간 6억 원(시즌당 2억 원)으로 차이가 없다. 하지만 분배 방식과 파이트 머니에서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컨텐더스는 우승 상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상금은 미화로 지급되는데, 우승팀이 3만 달러를 받는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3천 2백만 원이다. 우승팀의 상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준우승팀 상금은 1만 2천 450달러, 4강에 오른 팀은 7천 5백 75달러에 그친다.
컨텐더스는 부족한 순위별 상금을 파이트 머니로 보완할 수 있게 했다. 파이트 머니를 맵 별로 지급하는데 승리팀에겐 587달러, 패배팀에겐 330달러가 주어진다. 무승부가 나올 경우엔 양팀에 458.50달러씩 돌아간다. 한 경기당 4개 맵이 진행되고, 파이트 머니는 정규 시즌에만 지급되기 때문에 무실세트로 우승한 팀이 받을 수 있는 상금은 3만 달러에 1만 1천 740달러가 더해진다.
블리자드는 컨텐더스 입장권 수익을 팀에게 나눠준다고 발표했다. 컨텐더스 경기장 좌석 규모는 350석이고 매 경기당 입장료는 5천 원이다. 플레이오프부터는 티켓 가격이 상승한다. 티켓 판매처에 돌아가는 수익을 배제하고 전 경기 매진이라 칠 경우 결승까지 치르는 팀이 받을 수 있는 티켓 수익은 최대 780만 원 정도다.
결국 앞의 모든 상황을 고려해 특정 팀이 무실세트 우승에 전 경기 매진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다면 그 팀이 가져갈 수 있는 한 시즌 수익은 5천 1백 70만 원 정도다. 에이펙스 우승 상금의 절반 규모다.
하지만 모든 팀이 티켓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일리e스포츠 취재 결과 팀의 인기도와 관련된 특정 조건을 갖춘 팀에게만 티켓 수익이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에이펙스의 파이트 머니는 총 상금에 포함되지 않았다. 에이펙스에서는 조별 리그 경기마다 승리팀에게 80만 원, 패배팀에겐 20만 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OGN 제작비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대회를 비교하면 상위권 팀이 가져갈 수 있는 컨텐더스의 상금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컨텐더스에 출전 중인 한 게임단 관계자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슈퍼리그를 없애고 HGC로 바꿔 우승팀 상금을 크게 줄여놓더니 오버워치에서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면서 "상금을 더 올려야 팀들이 유지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각 팀마다 지원금을 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성토했다.
문제는 상금뿐만이 아니다. 컨텐더스 팀들은 상위 리그인 오버워치 리그의 선수 이적료 조항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갖고 있다. 오버워치 리그 팀은 컨텐더스에서 뛰고 있는 선수와 계약을 원할 경우 원 소속팀을 배제한 채 계약을 진행할 수 있으며, 계약 연봉의 25%만 이적료로 지급하면 된다. 오버워치 리그 선수 최저 연봉이 5만 달러이니 우리 돈으로 약 1천 3백만 원이면 선수를 데려갈 수 있다. 최근 오버워치 리그 팀에 선수를 보낸 한 게임단 관계자는 "우리는 계약서를 구경조차 못했다"며 "선수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적료를 아끼기 위해 최저 연봉으로 계약한 뒤 연봉을 조정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오버워치 리그 첫 계약기간에는 연봉을 재조정한 선수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선수를 육성시켜봐야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선수를 내주는 꼴인데, 팀 입장에서는 신인을 다시 키워야 하니 비용면에서도 큰 손해를 보는 셈이다.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버워치 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 평균적으로 월 1천 만 원 안팎의 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을 운영하면 1억 2천만 원 정도가 나가는 셈인데, 앞서 언급한 대로 컨텐더스에서 세 시즌을 모두 우승하고 최저 연봉에 맞춰 선수 2명을 이적시켜도 팀에 떨어지는 수익은 고작 5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상금이나 이적료로 충당하지 못하는 금액은 후원사 유치로 해결해야 하지만 현재 오버워치의 인기로는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PC방 점유율 20%를 가뿐히 넘기면서 '국민 게임'이라 불렸던 오버워치는 불법 프로그램과 대리 게임, 비매너 게이머 등의 문제로 시름시름 앓으며 그 인기가 점점 하락하더니 올해 3월 20일 기준으로는 점유율 7%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단 상황이 열악한 시점에서 이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는 없다. 다수의 게임단이 시즌이 시작되기 전 게임단의 운영 지속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했지만 대부분 관계자들이 "상황이 어렵지만 우선 1년은 해보겠다"며 컨텐더스 참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컨텐더스의 수익성만 놓고 보면 1년 뒤에 몇 팀이나 남을지는 미지수다. 블리자드가 상금을 상향 조정하거나 도타2처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게임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리그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라도 컨텐더스의 수익성이 개선돼야 한다. 컨텐더스 팀들은 오버워치 리그에 유능한 선수들을 공급하고 있고, 오버워치 리그에서 기량이 떨어져 재계약이나 이적에 실패한 선수들은 다시 돌아갈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컨텐더스에서 경쟁력 있는 팀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라지게 된다면 오버워치 리그 선수가 컨텐더스로 복귀해 부활을 노리려는 사례는 보기 힘들 것이다.
게임단 운영이나 후원사 유치가 어려워진 것을 게임단의 능력 부족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게임단의 능력 탓으로 돌리기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이 오버워치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블리자드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오버워치 e스포츠의 탄탄한 미래를 위해 컨텐더스 팀들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종목사인 블리자드가 해야 할 역할이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