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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끊이지 않는 SNS 논란

사진=트위터 로고.
사진=트위터 로고.
수많은 국내외 팬들을 가진 LCK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0 월드 챔피언십에서 담원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3년 만에 LCK에 우승컵을 안고 돌아왔다. 해외 팬들에게는 LCK에 승격한지 2년 차인 팀이 세계 대회를 우승했다는 점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는 담원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열린 2020 LCK 서머의 일 평균 동시 시청자 수는 약 16만 6천 명으로 2019 서머 대비 약 74% 증가했고 일 평균 순 시청자 수도 약 403만 명 소폭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270만 명이 해외 시청자 수 였다. 이처럼 LCK와 국내 팀들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대다수의 해외 팬들은 관심이 가는 LCK 팀들의 영문 SNS를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최근 프로게임단의 SNS 실수가 자주 눈에 띈다. SNS가 팬들과의 소통의 창구로 사용되면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다. SNS는 많은 소식들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는 안 좋은 소식과 잠깐의 실수도 쉽게 퍼질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최근 담원 기아와 젠지 e스포츠에서 SNS로 비롯된 실수 아닌 실수가 나왔다. 지난 26일 새벽 담원 기아의 공식 트위터에는 어떤 특정 게시물에 '좋아요'가 눌려 스레드 상단에 다소 민망한 게시물이 노출됐다. 해당 게시물은 약 30분 만에 내려갔고, 담원은 이유영 대표 이름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25일 오후 8시경부터 새벽 5시까지 새로운 기기 접속 알림이 2회 있었고, 사무국과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말한 뒤 "경찰청에 사건 접수와 함께 진정서 제출, 고소 절차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발 빠른 대처를 보여줬다. 또 담원은 사건 종결 후 공식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27일 젠지가 담원 기아와의 경기를 패배한 뒤 결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나온 페이스북 다중 언어 번역 오류(사진=젠지 e스포츠 공식 SNS 발췌).
27일 젠지가 담원 기아와의 경기를 패배한 뒤 결과를 올리는 과정에서 나온 페이스북 다중 언어 번역 오류(사진=젠지 e스포츠 공식 SNS 발췌).
젠지에서도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27일 젠지는 담원과의 2021 LCK 스프링 1라운드 경기를 아쉽게 1대2로 패했고, 국내외 팬들에게 경기 결과를 알리기 위한 소통 창구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둘 다 한국, 해외용 계정을 갖고 있다)에 한글과 영어로 된 글을 모두 작성해 게시했다. 그리고 영문 글 중에 'Dam they won this time'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여기서 페이스북 다중 번역 오류가 생겨 'Dam'이 '젠장'이라고 바뀌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사실 페이스북에는 다중 언어 게시 기능이 있어 페이스북을 영어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영어로, 한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한국어로 노출이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이 해외 팬들을 위해 만들어진 젠지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게 된다면 글 작성자의 원래 의도와 다르게 노출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를 본 일부 팬들은 "재미있네" "외국인이 SNS 관리하나요" "정말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에도 SNS로 인한 사건사고는 종종 있었다. T1은 이번 담원 사건과는 다르게 2018년 SNS 관리자의 계정 착각으로 특정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적이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격하게 반응했지만 T1은 공식 사과문 및 해명문을 통해 SNS 관리자에게 '엄중 경고'를 주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DRX는 지난해 젠지 e스포츠와의 경기를 승리한 뒤 삼국지 패러디 만화를 올린 적이 있다. 해당 만화에는 '쵸비' 정지훈이 관우로 등장해 '비디디' 곽보성 장군(?)을 칼로 쓰러뜨리는 내용이었고, 곽보성도 이를 본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 생각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해당 만화에 대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고, DRX는 게시물을 내린 뒤 이에 대해 사과했다.

이런 SNS 관련 사건들은 해마다 일어나고 있기에 확실한 문제 개선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예전부터 여러 스포츠 팀에는 팬들과의 소통을 위한 SNS 관리자로 확실한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았고, 게임단 같은 경우에도 소속감이 없는 아르바이트 또는 인턴에게 관리를 맡겼기에 여러 문제와 소통 부재가 느껴지기도 했다. 현재는 이런 점들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사건사고들이 발생한다는 것은 SNS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SNS로 팀을 홍보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팬들과 빠르고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에서 만날 수 없는 팬들과 SNS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해킹으로 보안이 뚫린다면 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고, 잠깐의 실수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장단점이 명확한 소통 창구이고 이제는 필수적인 매체가 된 만큼 더 이상 SNS를 단순하게 생각해서만은 안 된다. 위의 사례처럼 SNS 상에서의 실수로 팀의 이미지가 훼손되기도 했고 반대로 리프트 라이벌즈 당시 대회에 나서는 LCK 팀들은 SNS를 통해 재치있는 응원을 주고 받으며 팬들에게 호응을 얻기도 했다. 다른 팀과 그 팬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팀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팀과 관리자들의 SNS에 대한 숙고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선수들은 최고의 성적과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선수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팀의 이미지를 사소한 SNS 관리 미흡으로 실추시키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안수민 기자 (tim.ansoomin@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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