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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럭의 롤드컵 돋보기] '비디디'가 해결한 젠지...C9와의 8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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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라이엇게임즈.
안녕하세요 조이럭입니다. 그룹 스테이지 C조 칼럼에서 역대급으로 볼거리가 많은 롤드컵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그룹 스테이지 D조에서는 최초로 4자 동률이 나오면서 시청자로서는 역대 최고의 그룹 스테이지가 됐습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젠지가 1위로 진출해 천만다행인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젠지가 보인 여러 아쉬운 점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감이 없어 보인 젠지
오늘 젠지의 경기는 세부적인 부분보다는 큰 방향성에 좀 더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여러 패치를 통해 상대가 실수하길 기다리는 팀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는데요. 젠지는 LCK 팀들 중에서도 순위와 상관없이 가장 변화가 적은 팀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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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의 바론 시도를 저지하는 젠지(이미지 출처=롤드컵 방송)
매드 라이온즈와의 첫 경기부터 부담이 컸는지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힘든 조합을 선택해 스노우볼울 굴려야 하는 상황이었죠. 다행히 이번 경기에서는 매드의 무리한 바론 시도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가져갔는데요. 방송 해설에서 승리를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1, 3경기에서 정글 동선이 꼬이며 첫 바위게 두 개를 모두 뺏기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평소의 젠지에게서 볼 수 없는 장면이죠. 리닝 게이밍(LNG)과의 경기에서는 탑이 너무 일찍 터지면서 내리 쉽게 패배를 하고 맙니다.

▶젠지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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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이 모두 반대쪽에 있는 상태에서 텔레포트를 타는 모습(이미지 출처=롤드컵 방송)
탑에서 우선 '버돌' 노태윤이 출전했지만 1경기부터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아군이 바텀 쪽 상대 정글까지 들어가서 정글러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상대팀 정글러는 반대쪽인 탑으로 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많은 탑 라이너는 웨이브를 포기하고 잠시 뒤로 빠지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위 그림의 상황은 아주 일반적인 상황인데요. 팀 차원서 콜을 못 보낸 건지, 아니면 탑에서 잘못 판단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무런 의심 없이 텔레포트를 타는 것은 큰 문제가 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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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벨에 너무 맞아 디나이 당하는 이렐리아(이미지 출처=롤드컵 프로뷰)
LNG와의 경기에서는 '이렐리아 대 피오라' 구도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버돌'은 보조룬으로 라인 유지력을 올리기 위한 '영감룬'을 선택해 피오라의 데미지가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이렐리아의 첫 스킬 'E(저항의 춤)'마저 맞추지 못하자 피오라가 강하게 압박했고 디나이를 당하고 맙니다.

이 경기에서 '버돌'은 15분 CS차이 84개로 기존 롤드컵 기록인 52개를 넘길 정도로 많이 말렸습니다. 이후 탑부터 게임이 너무 빨리 터지면서 급해진 미드-정글도 같이 말리게 됩니다.

2연속으로 너무 큰 실책이 나오면서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라스칼' 김광희가 출전할 수 있어 3경기부터 나섰습니다. '라스칼'은 초반에 '클리드' 김태민의 동선에 맞게 끔 사리지 못해 점멸이 빠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8강 진출전 초반에도 타워가 먼저 밀리며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다행히 미드-바텀이 버티는 사이 회복하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정비할 거리가 많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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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라이엇게임즈.
▶결국 '비디디' 곽보성이 해결
이번 LCK 4개 팀이 모두 8강에 진출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를 뽑으라면 다른 지역보다 강한 미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쵸비’ 정지훈(한화생명e스포츠)에 이어 오늘도 결국 ‘비디디’가 해결했습니다. 다른 라인에서 불리한 상황이 생겨도 결국 미드에서 버텨주며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죠. 오늘도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비디디'의 결정적인 킬로 경기에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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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수면 월샷(이미지 출처=롤드컵 방송)
팀 리퀴드와의 8강 진출전에서는 조이를 플레이해 '옌슨'의 신드라에 수면을 맞추며 한타에서 주도권을 잡는데요. 이후 추격 전에서 젠지의 시야 밖에서 귀환 타던 정글과 바텀을 처치하며 승기를 잡아내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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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잡았다면 젠지가 패배할 확률이 높았다(이미지 출처=롤드컵 방송)
매드와의 1위 결정전에서는 극 후반 장로 드래곤 한 타까지 가면서 올라프를 선택한 젠지의 조합이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드의 에이스 '휴머노이드'의 빅토르와의 일기토에서 승리하며 젠지가 1위를 확정 짓게 됩니다. 아마 빅토르가 살았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젠지는 2위를 했을 겁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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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론 스틸을 당했지만 할 때는 해야 한다(이미지=롤드컵 방송)
2라운드 세 경기는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팀 리퀴드와의 8강 진출전부터는 좀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데요. 경기 28분 상대 정글러를 잡아낸 뒤 바론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전 경기에서는 머뭇머뭇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였고, 상대의 슈퍼 플레이로 바론을 뻇기긴 했지만 두려움 없이 시도한다는 부분에서 이전 세 경기보다 낫다고 봤습니다.

결국 이런 자신감 있는 적극적인 운영이 1위 결정전에서도 아슬아슬하게 먹히면서 결국 승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습니다.

▶미드 3 대장 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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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챔프폭 싸움 가볼까?
그룹 스테이지 D조의 경기 서사가 워낙 드라마틱해 각 팀의 전략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젠지가 오늘 선택한 밴픽의 핵심 '미드 3대장 밴'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 르블랑, 라이즈는 상체에서 경기를 빠르게 굴리는데 핵심이 되는 챔피언으로 현재 롤드컵에서 압도적인 밴픽률을 기록하고 있죠. 젠지가 미드 3대장 밴 전략을 취할 수 있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젠지는 상체에서 약점을 보이고 미드와 바텀이 강하기에 상대 팀의 빠른 상체 게임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젠지는 탑보다는 미드-바텀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죠. 이런 면에서 미드 3대장 밴을 통해 경기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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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디의 리그 챔피언 사용 기록
둘째, '비디디'의 존재입니다. '비디디'의 최대 강점은 중거리 AP 챔피언을 매우 잘 다룬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는 미드 AD 챔피언을 쓰는 것이 큰 부담인 상황인데요. 상대 팀이 많이 연습한 미드 3대장 카드를 밴 하면 미드 기량 차이를 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비디디'는 오늘도 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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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김다빈 코치(왼쪽)과 유병준 코치(사진=라이엇게임즈)

▶그룹 스테이지가 남긴 것
어제 하루 젠지는 어느 그룹보다도 힘든 경기를 치렀는데요.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고 승리한 경험은 앞으로 있을 중요한 경기에서 ‘위닝 마인드’를 끌어내는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빠른 상체 메타에 대한 젠지의 해법이 8강에서도 쓰일지 주목됩니다.

8강 상대인 클라우드 나인 전서 그대로 사용할지는 알 수 없죠. 하지만 클라우드 나인이 이를 눈치채고 악동 '퍽즈'가 미드인 점을 활용해 어떤 특별한 전략을 가져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기량을 따지자면 '비디디'가 낫다고 생각하지만 '퍽즈'의 예측하기 어려운 플레이는 항상 상대 팀을 어렵게 만들어왔습니다.

탑의 두 선수를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가 마지막으로 중요한 숙제가 되겠습니다. 비교적 신인인 '버돌'에게 오늘의 경기는 꽤 충격으로 다가왔을 거로 보이는데요. 다행히 '라스칼'이 집중력을 유지해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건 약간의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룹 D에서 어렵게 1위를 차지한 젠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룹 스테이지를 정리하며 메타 점검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서 '조이럭' 윤덕진 e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게임아이(GameEye)’ 대표가 참여한 기획 기사를 제공합니다.

윤덕진 대표는 리그 해설, 분석가, 코치, 에버8 위너스 대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부트캠프, 선수이적,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활동 중입니다. 현재 AI 석박사 연구진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롤 전적검색 서비스 '딥롤 (deeplol.gg)'을 베타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으며, e스포츠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딥롤프로(pro.deeplol.gg)'를 통해 국내외 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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