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초부터 정지훈을 상징했던 단어는 바로 강한 라인전과 cs 수급이다. 정지훈은 'cs를 만들어 먹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라인전과 cs 수급에 있어서 도드라진 강점을 보였다. 실제로 분당 cs 지표에 있어서 몇 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메타 해석에 따라 정지훈이 능동적으로 택한 변화라는 점이다. 실제로 정지훈은 시즌 중 인터뷰를 통해 "딜링보다 메이킹이 중요한 메타"라는 본인의 해석을 설명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이 선택한 챔피언은 교전에서 변수를 만드는 것에 능한 아리와 리산드라, 르블랑이다. 실제로 메이킹과 가장 관련이 높다고 보이는 지표 중 하나인 킬 관여율에서 정지훈은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비디디' 곽보성이 탈리야나 트위스티드 페이트 같은 글로벌 궁극기를 가진 챔피언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지훈의 2위는 더욱 주목할 만 하다.
가장 잘 드러난 경기가 바로 kt 롤스터와의 최종 진출전이었다. 이 날 정지훈은 승리한 세 세트에서 단 한 번의 데스도 기록하지 않았고, 라인전부터 앞서나가며 상대 발을 묶은 뒤 먼저 합류해 교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상대 팀에게 두려운 것은 정지훈은 메이킹 뿐 아니라 대미지 측면에서도 높은 기대값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흔히 플레이메이킹에 강점이 많을수록 초중반 이득을 벌어다주는 역할을 하고, 대신 후반은 다른 팀원에게 기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지훈은 메이킹에 중점을 둔 플레이오프에서도 후반 기댓값이 월등히 높았다. 팀 내 데미지 비중은 6명의 미드라이너 중 1위였고, 분당 대미지 역시 592로 2위보다 100 이상 높았다.
"예전보다 게임을 보는 시야가 좋아졌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밝힌 무관의 제왕 시절이던 때에서 벗어난 비결에 대한 정지훈의 대답이다. '라인전 강점'은 정지훈을 표현하기엔 이제 너무 작은 수식어다. 잘 벌고, 팀에게 투자하고, 그러면서도 후반 기댓값은 높은 지금의 육각형 미드가 '쵸비'라는 선수의 완성형 모습이 아닐까.
허탁 수습기자 (taylo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