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시즌 17승 1패에 빛나는 T1을 상징했던 단어는 주도권이다. 전 라인 모두 우수한 라인전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T1은 초반 단계부터 상대를 압박해내며 주도권을 쥔 뒤, 스노우볼을 굴려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애쉬, 칼리스타, 케이틀린 등의 원거리 서포터를 가장 잘 활용했던 팀이기도 했다.
10일 펼쳐진 매드 라이온즈와의 경기는 이런 방향성을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가장 달라진 것은 '케리아' 류민석의 픽이었다. 스프링 시즌 MVP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류민석은 이 날 경기에선 룰루와 탐켄치로 서포팅에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스프링 시즌을 통틀어 룰루를 단 한 차례 밖에 활용하지 않았던 류민석이었지만, 이 날 경기에는 2차례나 룰루를 플레이했다. 특히 대역전극이 나온 1세트에선 '미카엘의 도가니'를 활용해 결정적인 한타에서 원거리 딜러를 살려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T1은 탑 카르마, 정글 마오카이 등의 픽을 활용하면서 후반 원거리 딜러를 서포팅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에서도 노틸러스 등을 기용하면서 기존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메이킹에 힘을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T1의 밴픽이 좋았던 점은 상대 강점을 확실하게 틀어막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자국 무대에서 11승 1패로 활약한 '니스퀴'의 그라가스나 1세트 변수를 만들어낸 '힐리생'의 파이크 등을 모두 밴으로 틀어막으면서 변수를 줄여냈다. T1이 좋지 않았을 때 본인들의 장점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종종 드러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변화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물론 아직까지 단 한 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만큼 변화의 완성도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특히 젠지와의 다음 경기가 주목할 만하다. 고밸류조합을 잘 다루는 젠지를 상대로 T1이 달라진 방향성으로 복수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수습기자 (taylo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