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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가 만난 사람] 진예원 연대 객원 교수, "한국 e스포츠 초창기 역사 정리해 보고 싶어요"

[김용우가 만난 사람] 진예원 연대 객원 교수, "한국 e스포츠 초창기 역사 정리해 보고 싶어요"
e스포츠 산업이 형성된지 20년이 넘어서면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가 중심이었던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진예원 객원 교수 겸 게임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NC소프트를 거쳐 라이엇게임즈에서는 LCK 글로벌 방송 PD로 활동했다. 진예원 객원교수가 박사학위 마무리를 위해 떠난 자리를 메운 사람이 LoL 월드 챔피언십,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서 방송 인터뷰 통역으로 유명해진 박지선PD다.

◆ "LCK 잔류 아니면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꿈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엇 게임즈. 거기서도 LCK 글로벌 PD를 하고 있던 진예원 객원 교수는 '울프' 울프 슈뢰더 '애틀러스' 맥스 앤더슨 등 LCK 글로벌 중계진이 참가하는 팟캐스트 'THE POG STATE'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일을 하면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던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라이엇 게임즈에 들어가기 전에도 e스포츠 관련 박사 논문을 쓰고 있었다. 이후 라이엇 게임즈에 입사했는데 연대에서 해당 학기에 돌아와서 논문을 쓰지 않으면 제적시킨다고 하더라.(웃음) 박사학위까지 할 건지 아니면 업계에 남아서 일을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일단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학위를 마무리하는 게 맞을 거 같아서 학교를 선택했다."

진 객원교수의 고민은 계속됐다.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진 객원교수는 게임 시장이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면서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이 많이 안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NC소프트에 들어가서는 '아이온'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는데 개발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고 싶었다고 했다.

"업계에서 일하면서 이런 연구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연구를 하다가 e스포츠로 왔는데 처음 OGN이 만들어졌을 때 생각했던 e스포츠와 현재 e스포츠가 너무 다르지 않나.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도 알고 싶었다. 그냥 계속 궁금증이 따라다녔던 거 같다."
[김용우가 만난 사람] 진예원 연대 객원 교수, "한국 e스포츠 초창기 역사 정리해 보고 싶어요"
◆ "60세 이상 중년 게이머 인구가 많다."
진예원 객원교수는 연대 대학원뿐만 아니라 게임과학연구원에서도 책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1년 2월 출범한 게임과학연구원은 게임의 긍정적인 효용 및 가치에 대한 학술연구를 통해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 및 게임 관련 인식 재고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지금까지 한국서 게임을 연구하는 독립적인 기관이 없었다. 게임을 연구하긴 했으나 학문적으로 심도있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게임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e스포츠 등 새로운 영역들이 계속 생겨나는데 이런 걸 게임 자체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의학적, 문화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기관이 필요했다. 게임과학연구원은 '게임과 뇌센터', '게임과 사람 센터', '게임과 인지 센터'로 나뉘어있다."

'게임과 인지 센터'는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게임과 사람 센터'는 게임과학연구원장이자 연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윤태진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진 객원교수에 따르면 게임이라면 어린 사람들이 하는 걸로 인식할 수 있는데 한국서는 60세 이상 중년 게이머의 인구가 많다고 한다. 그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이해를 못 하기에 그걸 알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소개했다.

◆ "다이나믹을 e스포츠가 많이 보여주는 거 같다."
진예원 객원교수는 2022년 'e스포츠의 기술성(Technicity) 분석을 통해 본 포스트 디지털 문화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안에는 LoL e스포츠의 시작부터 한국의 대표 리그인 LCK의 발전, LCK가 발전하면서 달라진 디지털 문화를 소개되어 있다.

"내용을 보면 OBS(Open Broadcaster Software)를 사용하는 기술적인 내용도 있고 오피지지가 만들어진 뒤 변화에 관해서도 소개됐다. 개인적으로 LCK, OGN 등 한국에서 e스포츠로서 먼저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 등 조직적인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트럭시위에 관련한 논문도 썼는데 그런 걸 보면 적극적인 수용자이지 않나. 우리가 미래 사회에서 변화해 갈 다이나믹(dynamic)을 e스포츠가 많이 보여주는 거 같다."

진 객원교수는 e스포츠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LS' 닉 데세사레(현 플라이퀘스트 스트리머)를 언급했다. 'LS'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게임 패치나 LCK 등 대회 경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개진하고 있다.

진 객원교수는 "게임 회사의 개발 과정을 보면 개발사, 플레이어를 흔들 수 있는 그런 인플루언서는 별로 없었다"라며 "하지만 e스포츠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앞에서 언급한 트럭시위 등 한국서만 발생하는 새로운 게임 문화가 많은 데 이런 게 외국으로 역수출이 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롤대남'에 관심이 많아요."
진예원 객원교수는 '롤대남'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신조어인 '롤대남'은 'LoL을 하는 20대 남성'을 지칭한다. 진 객원교수는 "일상생활을 보면 일직선으로 흘러가는데 LoL의 경우에는 세계가 한 경기할 때마다 새롭게 시작되며 업데이트가 되면 관계성이 다 바뀐다"라며 "추상적인 가설이지만 특정 세대에서 게임을 했다면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하고 사고방식에 차이가 있을까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연구나 학술적으로 기록이 안 된 게 많다. 문서뿐만 아니라 사진에서도 자료를 갖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진 객원교수는 "한국 e스포츠 초창기 역사도 정리해 보고 싶다. 더불어 심리학, 정신분석학에서 활동하는 분들과도 연구를 해보는 게 앞으로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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