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2 ]]지난 1월20일 SK텔레콤 정명훈은 ‘이동 통신사의 맞수’ KTF 매직엔스와의 경기를 마무리한 뒤 “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되는 위너스 리그는 팀워크가 진정으로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정명훈은 “한 명을 이기기 위해서 코칭 스태프는 물론 같은 종족 선후배, 상대 종족 선후배가 모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며 “이번 시즌 2라운드부터 SK텔레콤이 분위기를 다잡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 팀이 위너스 리그를 통해 상위권에 오를 것이고 프로리그 최종전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명훈의 말처럼 SK텔레콤은 위너스 리그 3전 전승을 기록하며 1위에 랭크됐고 08~09 시즌 통산 전적에서도 3위까지 치고 올랐다.
위너스 리그에 팀워크가 필요하다는 명제는 어찌 보면 모순적이다. 한 번 이긴 선수가 컨디션을 유지해 또 경기를 치르는 것을 모토로 삼은 위너스 리그에서 팀워크는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지난 시즌까지 프로리그에서 활용됐던 팀플레이가 존재하는 것이 팀워크 형성에 더욱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것이 일반론이었다.
위너스 리그에서 팀을 뭉치도록 만드는 매개체는 무엇일까. 일단 연습실 분위기가 팀 성적을 좌우한다. 각 팀들은 위너스 리그가 시작되면서 경기를 준비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항변한다. 프로리그 방식의 경우 상대 선수와 종족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종족, 해당 선수의 특징을 연구하면 되지만 위너스 리그는 어떤 시나리오로 흘러갈 지 알 수 없기에 3개 종족, 6개 맵에 맞는 연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코칭 스태프가 모두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선수들 간의 화합과 자율 등이 강조된다.
두 번째는 현장 분위기다. 위너스 리그를 시작하면서 한국e스포츠협회와 12개 팀 관계자는 1분 룰을 도입했다. 경기가 끝나자 마자 1분 안에 다음 세트에 투입될 선수를 발표해서 전달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때문에 패한 팀 벤치에서는 곧바로 다음 선수를 물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팀은 전적과 상대 선수의 패턴, 기록 등이 정리되어 있는 노트북 PC를 들고 현장에서 대항마를 찾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상대할 선수를 발표하고 난 뒤에 선수 전원을 불러모아 머리를 맞대고 짧은 시간 동안 회의를 통해 전략과 운영 방식 등을 논의하고 출전 선수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세 번째 요소는 벤치 분위기. 선수들이 경기하는 동안 벤치에서는 다종다양한 논의가 오간다. 감독들은 좌우에 코칭 스태프와 선임 선수를 앉혀 놓고 전황부터 다음에 출전할 선수까지 긴밀히 대화한다. 또 선수들도 벤치에 앉아 단순히 경기 관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기회가 올 경우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 지 사전에 고민한다. 벤치 분위기가 중요한 이유다.
네 번째 요소는 시나리오 작성 능력이다. 위너스 리그를 준비하는 동안 코칭 스태프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마음 속으로는 1세트에 출전한 선봉이 모두 이겨 주길 바라겠지만 그런 경우는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만약 소속 팀 선수가 패할 경우 어떤 카드로 막아야 할 지 판단하고 해당 맵뿐만 아니라 다음 맵까지 분석해야 한다. 복합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방식이 승자연전이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 오고, 원할 때 지고 원할 때 이기는 능력을 갖고 있는 팀이 강자로 군림할 수 있다.
프로리그가 스타리그 16강과 같은 방식이라면 위너스 리그는 다전제다. 개인리그에서 쓰이는 5전3선승제보다 한 경기를 더 이겨야 하는 7전4선승제다. 개인리그 우승자들은 인터뷰에서 “머리 속으로 그려온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풀렸다”는 말과 “자기 일처럼 도와준 코칭스태프와 선후배들에게 감사드린다”라는 멘트를 자주 한다. 이를 통해 관계자들은 “e스포츠에서 팀워크는 이런 때 알아 볼 수 있다”고 한다.
위너스 리그에서 새삼스럽게 팀워크가 강조되는 이유는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고민하고 돕기 때문이 아닐까.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