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복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박지수지만 한 때 그의 별명은 ‘리그 브레이커’였다. 지난 2008년 아레나 MSL 4강에서 KTF 이영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순간 많은 사람들은 박지수를 ‘리그 브레이커’라고 불렀다. 이미 이제동이 결승에 올랐기에 이영호가 올라갔다면 사상 최고의 매치업이 이뤄질 수 있었지만 박지수의 등장으로 리그가 망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인기 있는 선수들을 꺾으며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한 신예는 한 번쯤 ‘리그 브레이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지금은 최고의 스타인 김택용 역시 우승하기 전에는 강민과 마재윤의 ‘성전(聖戰)’을 무산시킨 ‘리그 브레이커’에 불과했다.
최근 스타리그 36강에서 조일장이 김택용을 꺾었을 때 ‘리그 브레이커’라는 단어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심지어 e스포츠 관계자조차 조일장에게 “네 별명은 이제 ‘리그 브레이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정한 리그 브레이커는 인기 많은 선수를 꺾은 신예가 아니라 이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폄훼하는 사람들이다. 다음 스타리그 2007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김준영, 변형태가 결승에 진출해 많은 사람들이 리그 흥행을 걱정했지만 그들의 결승전은 여느 결승보다 감동적이고 멋진 승부로 회자된다. 단지 이름값만으로 선수를 평가하고 경기력을 낮게 보는 편견과 색안경이야말로 리그의 재미를 떨어뜨리는-리그 브레이커다운-일이다.
바투 스타리그 4강 대진이 완성됐다. 김택용과 정명훈, 이제동과 조일장이 4강에서 만난다. 많은 사람들이 김택용과 이제동의 결승 매치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명훈과 조일장이 올라온다면 또 다시 '리그 브레이커'라는 단어가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리그 브레이커’는 제2, 제3의 임요환, 홍진호, 마재윤이 될 미래의 e스포츠 스타다. 4대천왕, 택뱅리쌍, 육룡 등의 수식어를 듣는 선수들도 초기에는 리그 브레이커였고 듣보잡이었다.
오늘 이름이 없다고 해서 훗날에도 인기를 끌지 말라는 법은 없다. '리그 브레이커'가 아니라 '미래의 동량(棟梁)'으로 부르고 그들의 땀과 노력을 인정하는 풍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m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