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터진 ‘채팅 논란’과 ‘눈맵 논란’은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문제였다. 이를 예방하지 못한 많은 관계자들의 과오가 사건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계자들의 실수임에도 비난의 화살은 신상문에게 돌아가고 있다. 두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몰수패를 당하고, 센스 있는 플레이로 전략을 읽어냈지만 찝찝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신상문이다.
하지만 결국 피해는 신상문에게 돌아갔다. 사무국 회의는 ‘PPP’ 규정을 완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진 사람은 없다. 규정 발의와 제정에 대해 더욱 심사숙고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문제에 대해 책임 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는 선수들만 입고 있는 셈이다.
‘눈맵’ 사건도 마찬가지다. 신상문의 ‘곁눈질’ 습관은 누군가 지적하려고 하면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신상문 이전에도 ‘곁눈질’ 습관을 가진 선수들은 많았다. 삼성전자 허영무도 그랬고 심지어는 이번 ‘곁눈질’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선 KT 소속 선수인 이영호 역시 ‘곁눈질’ 습관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다가 신상문이 말 그대로 ‘재수 없게’ 걸렸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소리가 들릴 수는 있지만 관중석을 쳐다봐 빌드를 결정하거나 관중들의 반응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즉 아무런 의미 없는 조그만 습관 때문에 신상문은 또 한번 상처를 입은 것이다.
신상문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오해를 발생시킨 경기 환경이다. 만약 경기석이 밖을 볼 수 없게 돼 있다면 신상문이 아예 카메라를 보며 말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감독들과 선수들이 몇 번이고 이 문제에 대해 협회나 방송국에 요청했지만 실질적인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고 나니 ‘서로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부터 MBC게임 경기장인 룩스 히어로 센터는 '귀맵(관중들의 함성으로 인해 선수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12월 위메이드 박성균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몰래 팩토리 전략을 사용하자 관중의 함성소리가 부스 안으로 들렸다”고 말해 귀맵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CJ와 웅진 경기에서도 귀맵 논란이 있었다. 감독들은 협회와 방송국에 수 차례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변한 것은 없다.
언젠가는 일어날 문제였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신상문만 두 번 상처 입고 말았다. 신상문이 입은 피해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후속 조치라도 확실히 이뤄져야 신상문이 입은 피해가 보상되지 않을까?
한달 전 기자는 한 감독으로부터 “MBC게임 경기석에서 관중 소리가 들리고 관중이 가까이 보이는 것 때문에 분명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단은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하고 있었다. 이 감독에 따르면 협회에 몇 번이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별다르게 바뀐 점은 없다고 말했다.
협회 경기국은 현장에서 경기를 하는 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게임단에게 물어보고 확인해야 한다. 경기 규정을 만드는 일도 사무국이 아닌 직접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단의 의견이 우선시 돼야 한다. 하지만 협회 경기국은 문제가 터지면 수습하기에 급급하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은 산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처방이다. 무너진 신상문의 마음이 죽기 전에 살리는 처방이 필요하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