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선수들의 연봉과 관련돼 여러 허점이 노출돼 있다. FA의 최대 관심사라고 한다면 선수들의 연봉 액수와 계약금 등 누가 얼마를 받았냐는 것이다. 하지만 e스포츠계의 FA에서는 연봉과 계약금 등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게임단에서 계약서 등을 밀봉한 채 협회에 제출하며 협회는 양 측의 분쟁이 생기지 않는 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11개 게임단은 지난해 선수들의 계약과 관련 공통계약서를 체결하기로 약속했다. 각기 다른 계약내용에서 오는 혼란을 막고 FA 제도가 시행될 때 생길 수 있는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몇몇 게임단은 아직까지 공통계약서를 활용하지 않고 있으며, 그 중 일부 게임단에서는 공통계약서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 경우 음지에서 일어나는 선수들과의 이면 계약이 빈번히 이뤄질 수 있다. 공통계약서 자체가 없는 이상 이면 계약은 더 이상 이면 계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농구에서 파장을 몰고 왔던 김승현 사건이 e스포츠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도 시행 후 갑작스럽게 변한 선수 입찰 과정 역시 문제다. 협회는 지난 11일 FA 대상자들을 상대로 프로농구 신기성의 예를 들며 입찰 과정을 열심히 설명했다. 신기성은 FA 자격 획득 후 원소속 구단으로부터 최고 대우를 약속 받았지만 자신의 농구를 펼치기 위해 현 소속팀인 KT로 이적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연 프로게이머들은 이 설명으로 자신의 경기 스타일과 연습 스타일이 맞는 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나은 환경과 게임단을 선택하는 것은 헌법의 기본권 중 하나인 '직업 선택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14일 갑작스럽게 협회는 규정이 바뀐다고 공지했다. 13일 사무국회의가 있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이번 규정을 바꾼 주체가 누구였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는 게임단에서 선수들의 자유를 막은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게임단과 계약을 해야 한다'는 조항은 자칫 우수 선수들이 한 게임단으로 몰리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자금력이 막강한 기업들이 돈을 싸들고 공세를 펼칠 경우 다른 게임단에서 막을 길이 없다.
그동안 협회는 "규정 및 규약은 이사사 혹은 사무국들의 모임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협회는 공지하고 시행하는 역할만 담당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사사들이나 사무국들에게 가이드 라인조차 제시할 수 없다면 협회의 행정능력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FA제도가 시행되고 벌써 5일이 자났다. 여태 계약 소식을 전해준 게임단이나 선수들은 한 명도 없었다. 남은 기간 동안 몇 명이나 FA계약을 체결할지 알 수 없으나 이번 FA는 e스포츠도 프로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급급한 생색내기로 끝날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