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추진 중인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상암동 DMC IT 콤플렉스 내에 건립 예정인 e스포츠 전용경기장과 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IT콤플렉스 7~17층에 1만㎡ 규모로 서울게임테마파크를 조성하고 800석 규모의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 건립할 계획이다. 관련 사업에는 국비 160억원을 포함해 총 45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계획이 발표된 이후 관련 업계와 경기단체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전용경기장 위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경기장 관련 상세 디자인도 나오지 않은 데다, 경기장 운영 방식, 운영 주체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가 앞서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e스포츠협회나 게임방송사들은 서울시 e스포츠 전용경기장 사업과 관련해 지난 봄 한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것이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처음부터 갈 길을 정해 놓고 형식적으로만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금처럼 e스포츠계 핵심 사업자인 게임방송사나 경기단체 의견이 배제된 상황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면, 수백억원을 들여 e스포츠 전용경기장을 건립한다 해도 무용지물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방송사만 해도 상암동 전용경기장의 경우 집객이나 접근성을 이유로 활용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 현장의 목소리 반영 안돼=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서울시나 문화부가 처음부터 e스포츠계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단체나 방송사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암 DMC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건립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7년. 당시 서울시는 e스포츠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했으나 두 세차례에 그쳤고 그마저도 핵심 주체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e스포츠계 전반의 의견과는 무관하게 서울시 독자적으로 문화부와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포함한 IT 콤플렉스 건립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서울시는 IT 콤플렉스 기공식이 끝나고 난 뒤 e스포츠계와 논의를 재개했으나, 현재 협회와 방송사 반응은 냉담하다. 서울시는 지난 20일에도 방송사와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회의를 열었으나 상호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IT 콤플렉스 안에 지어지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은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논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설 리그 유치 계획도 없어=서울시의 전용경기장 활용 계획을 보면 e스포츠계 우려가 장차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일단 전용경기장 건립 이후 `빅3 리그를 유치해서 붐업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즉, 2012년부터 매년 10월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올림픽 수준의 e스포츠대회 게임 개발자 대상과 글로벌 게임개발자 경연대회 및 퍼블리셔를 위한 세계 최고 게임 어워드를 동시에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행사들은 1주일 내지 1개월 이내에 끝나는 단발성 이벤트로 전용경기장 건립 취지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e스포츠 전용경기장이라면 프로리그나 개인리그 등 인기 메이저리그를 상시 관람할 수 있도록 365일 가동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기장 건립에 앞서 메이저리그 유치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어떤 준비도 대안도 없는 상태다.
게임방송사 관계자는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e스포츠 전용경기장 건립 계획은 e스포츠와 팬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상암 DMC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는 꼴"이라며 "문화부는 귀중한 예산을 지자체 사업에 끼워 맞추기식으로 사용하기보다 진정 e스포츠계를 위해 최고의 가치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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