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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기획] 독자와의 대화(3)-위메이드 관련 답변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와 데일리게임 편집국을 맡고 있는 이택수입니다. 이 문제는 국장이 직접 답변을 드리는 게 맞을 듯하여 펜을 들었습니다. 위메이드 문제와 관련해 독자분들의 지적과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우선 사과부터 드리겠습니다.
오늘 창간 첫 돌을 맞은 데일리e스포츠는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부족한 점이 많은 매체입니다. 말씀하시는 대로 사이트는 칙칙하고 인력은 모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독자분들의 지지와 댓글도 부족하고 매체의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광고도 터무니 없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많은 것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게 e스포츠 후발 매체의 현실인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일리e스포츠 기자들은 비판과 조명이라는 매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또 e스포츠계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지난 1년 동안 주7일 근무를 마다하지 않는 강행군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성과도 있었고 착오와 실수도 있었습니다.

위메이드 문제는 착오나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었지만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편집국장인 저에게 있습니다. 편집국 기자들에게 위메이드 관련 기사 생산과 노출을 자제할 것을 지시한 당사자이기 때문이지요. 기자들은 지난 여름 이후 줄곧 국장의 지시를 따른 것 밖에 없답니다.
매체의 편집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며 매체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내린 조치였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되지만 데일리e스포츠가 보기에 위메이드는 시장 진입 당시부터 e스포츠계 내부에서 돌출 행동이 많았습니다. 의도를 알수 없는 분란을 일으킨 적도 많았습니다. 협회 회장사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그랬고 하이트의 시장 진입 때도 그랬던 듯 합니다.

지난 봄 하이트 게임단 출범 때에도 유일하게 위메이드만이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물론 반대할 수 있는 사안이었지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처음에는 찬성하는 듯 하더니, 어느날 돌연 게임단 해체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입니다.

입장이 돌변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e스포츠 전문 매체 입장에서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극심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e스포츠에 투자 의지를 갖고 있는 기업을 하나라도 더 유치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었으니까요.

반대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위메이드가 갖고 있는 폭스 게임단의 해체를 운운한 것도 매체로서 용납하기 힘든 부문이었습니다. 일이 잘못될 경우 프로게이머들만 애꿎은 피해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창단한 게임단인데 이렇게 쉽게 해체를 운운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비판의 수위를 높였던 것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단을 볼모로 했던 위메이드의 돌출 행동은 데일리e스포츠를 비롯해 많은 매체들의 질타를 받았고 위메이드 고위 관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확대되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말을 접었습니다. 결국 위메이드는 게임단 해체 입장을 번복했지만, 매번 그랬듯이 시장과 팬들에게 충격을 주고 분란을 일으켰던 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점은 이 사건 전후 매체에 대한 위메이드의 반응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게임단 고위 관계자들 모두가 답변과 인터뷰를 회피했던 것은 물론, 데일리e스포츠와 자매지 데일리게임에 보내던 보도자료 전송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기업이 출입 기자의 취재를 기피하고 해당 매체에 보도자료 전송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관계 단절을 의미합니다. 보통 기업들이 매체에 항의할 일이 있을 경우 광고를 중단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기업의 무기인 돈을 앞세워 매체를 압박하는 것이지요.

이와 달리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한다는 것은 아예 매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입장에서 위메이드의 이 같은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매체의 정당한 비판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계 단절에 나서는 것은 MB 정권조차 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 같은 일이 있은 이후 e스포츠계 일각에서는 데일리e스포츠가 광고를 얻어내기 위해 위메이드를 비판했다는 말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게임 분야에서도 같은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우리 매체에 대한 흑색선전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어떤 기업과 게임단에도 기사를 빌미로 광고를 요구한 경우가 없습니다. 회사의 방침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배가 고파 사이트 문을 닫는 한이 있을지라도 기사를 팔아 광고를 싣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게, 창간 때부터 지켜오고 있는 편집국의 원칙입니다.

정작 하이트 사건 당시 위메이드 광고가 실렸던 곳은 다른 매체로 알고 있습니다.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많은 매체가 위메이드를 비판하고 있을때 입을 꼭 다물고 있던 곳이었지요. 최근엔 위메이드 요청으로 매체 사옥을 아예 위메이드 건물로 옮겼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어떤 독자분들은 데일리e스포츠가 위메이드를 묻었다고도 하고 또 e스포츠계의 조중동이라고 비판하시더군요.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 데 대해 고맙기도하지만 조금은 억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조중동만큼 부자가 아니라서 더 그러하답니다. 실제로 회사 규모만 보자면 데일리e스포츠는 위메이드의 100분의 1도 안되는 회사입니다.

위메이드가 한달에 수십억 원을 벌어들이는 기업가치 수천억 원대 회사라면 데일리e스포츠는 지난 1년을 4개 기업 광고로 버텨야 했던 작은 조직입니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인해 데일리e스포츠는 최근 자매지 데일리게임에 도메인 통합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웹진이라 할지라도 매체로서 가져야 할 자존심과 비판 정신은 결코 작지 않아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인 매체를 배제하고 입맛에 맛는 매체를 골라 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위메이드라는 기업에 대해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야 했습니다. 이런 우리의 자세가 본의 아니게 폭스 소속 선수들에 대한 상대적 불이익으로 돌아간 것은 편집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을 드리자면 게임단 운영기업인 위메이드와 폭스 선수들을 따로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e스포츠 분야에서 협회 같은 곳을 비판하는 일은 기자나 매체에게는 아주 쉽습니다. 속된 말로 '아무리 까대도 찍 소리도 못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협회를 까대면 협회를 싫어하는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기까지 하죠. 그래도 협회는 매체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기 때문에 그져 두드려 맞기만 합니다.

하지만 전문 매체가 팬들과 독자들의 인기를 얻는 것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e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과 선수들에게도 쓴소리를 해야 하고, 반대로 협회 같은 조직도 잘한 일이 있으면 칭찬하고 독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은 때 규모가 작은 웹진들이 기업을 비판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매체 본연의 기능은 조명과 감시, 비판인데 기업에 한해서만큼은 광고 앞에 무기력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e스포츠 전문 매체들도 독자분들의 지지와 댓글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데일리e스포츠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진정한 e스포츠 전문 매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비판 정신을 잃지 않고 기업과 협회, 게임단을 지켜볼 것이며, 선수들과 대회를 조명할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좀 거창해진 듯 하지만, 사실 우리 매체가 생산하는 기사와 사진의 99%는 리그 소식과 선수들 근황, 인터뷰, 이벤트입니다. 즉 e스포츠계 선수들과 감독, 대회를 조명하는 일에 더 주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는 뜻입니다. 약 1%의 에너지를 비판과 감시 기능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결코 게을리하는 법은 없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변명이 길어진 듯 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창간 1주년을 기억하고 말씀을 남겨주신 독자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위메이드에 대한 질문과 지적에 대한 답변을 갈음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따끔한 질타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2009년 12월 12일 새벽 방배동에서 편집국장 이택수
◆관련기사
[[19443|[독자와의 대화] 지적사항에 대한 답변]]
[[19444|[독자와의 대화] 질문에 대한 답변]]
[[19086|[창간 1주년 기획] 독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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