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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EVER 스타리그를 회상하며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해설위원 김태형입니다.

2009년 9월부터 힘차게 달려온 EVER 스타리그 2009가 벌써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예선전부터 시작해 4강까지 정말 많은 경기들이 기억에 자리잡고 있네요. 김택용을 잡아내며 파란을 일으켰던 이영한, 최고의 대결 리쌍록 등 정말 많은 이슈를 남겼던 이번 스타리그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VER가 후원하는 스타리그가 벌써 5회째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EVER는 년마다 스타리그를 후원했고 결승전마다 정말 많은 이야기와 대박 경기들을 선보였죠. 또한 EVER 스타리그에서 우승을 한 선수는 모두 레전드로 기록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첫 EVER 스타리그 2004 결승전은 스타리그 사상 전무후무한 테란전 결승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상대도 같은 팀 소속의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임요환과 최연성이었죠. 테란전에 같은 팀이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엄청난 관객몰이를 했습니다. 아마도 스승과 제자의 대결인데다 황제 임요환과 괴물 최연성의 첫 대결이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EVER 스타리그 2004에서는 결승전보다 4강전이 더 흥미진진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세기의 대결인 임진록을 비롯해 최고의 물량을 자랑했던 박정석과 최연성의 대결까지 역대 이 정도급의 4강전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박정석과 최연성의 4강전은 지금도 최고의 테란과 프로토스의 대결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임진록 최고의 이슈였던 임요환의 3연속 벙커링으로 끝났던 경기도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경기로 기록될 것입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그 경기는 임요환, 홍진호의 뒤를 따라다니고 있죠. 그 당시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와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폭발력이었다고 해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두 번째와 네 번째 EVER 스타리그 우승자는 '투신' 박성준이었습니다. 두 번째 EVER 스타리그 결승에서는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저그는 테란을 이길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깨고 박성준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기억됩니다. 특히 세트 스코어 2대2에서 펼쳐졌던 마지막 세트는 지금 생각해도 짜릿합니다. 이병민이 한방 병력으로 박성준의 앞마당에 자리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을 때 나왔던 박성준의 혼을 담은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아직도 영화처럼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뮤탈리스크 뭉치기 컨트롤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경기에서 박성준의 컨트롤은 절정에 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네 번째 EVER 스타리그에서 박성준은 역경을 딛고 저그 선수 최초로 골든 마우스를 손에 거머쥡니다. 전성기는커녕 SK텔레콤에서 방출되다시피 STX로 이적했던 박성준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가운데 박성준은 첫 경기에서 4드론 전략을 사용해 도재욱의 허를 찌르고 내리 3세트를 모두 따내며 3대0 완승을 거뒀습니다. 결승전에 5번이나 진출했던 박성준이기에 가능했던 판짜기였죠.

세 번째 EVER 스타리그에서는 지금은 스타리그 3회 우승으로 이미 골든 마우스를 획득한 이제동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 결승전은 삼성전자 송병구가 준우승을 차지하며 '콩라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시초였고 이제동이 최강 저그로 군림하는 시초였습니다. 즉 지금의 '택뱅리쌍' 구도가 만들어진 최초의 개인리그였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고 의미가 깊었던 것 같습니다.

네 번의 멋진 EVER 스타리그 결승전을 뒤로하고 이제 새로운 EVER 스타리그 2009 결승전을 치러야 합니다. 결승전 무대에 오른 선수는 이영호와 진영화. 대부분 무서운 기세를 뿜어내고 있는 이영호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고 EVER 스타리그 우승자가 대부분 레전드로 성장했다는 것을 비추어 봤을 때 예상대로 경기가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긴 합니다. 하지만 예상대로만 승부가 흘러가지만은 않을터 로열로더로 첫 진출에 결승무대까지 선 진영화의 기세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동안 숱한 레전드를 배출했고 명경기를 만들었던 EVER 스타리그. 17일 결승전에서는 또 어떤 경기들이 우리를 열광케 할지 벌써부터 설레네요. 그리고 그 설렘을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태형 온게임넷 해설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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