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부터 막을 올린 위너스리그는 9일까지 모두 26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올킬이 나온 경기는 모두 6건. 1월27일 웅진 스타즈 김승현이 CJ 엔투스를 상대로 첫 올킬을 신고했고 이후 2월2일 SK텔레콤 정명훈이 이스트로를 상대로 올킬을 달성한 이후 봇물 터진 듯 올킬 러시가 진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6번의 올킬 가운데 각 팀 감독이나 해설위원들이 예상했던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그나마 하이트 신상문이 팀의 에이스로 두각을 나타냈고 SK텔레콤 정명훈이나 MBC게임 이재호는 김택용과 도재욱, 염보성 등의 백업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각광받지 못한 선수들이 올킬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이 가능하다.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와신상담했고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황했거나 다급해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올킬러로 꼽히는 웅진 김승현이나 STX 김윤중, 하이트 이호준은 그동안 프로리그나 개인리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팀에서도 이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올킬을 목표로 내놓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킬을 달성한 뒤 이 선수들은 "얼떨떨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인정받지 못해 뭔가 이루고 싶었다"는 공통적인 발언을 했다는 점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집중력을 살렸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의외의 선수들이 승수를 쌓으면서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황하고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올킬이 더욱 쉬워질 수도 있다. 상대팀에서는 웅진 김승현이 아니라 윤용태나 김명운 등을 감안한 선수 구성을 만들어 왔겠지만 김승현에게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주전을 투입하게 되고 그 마저 패하니까 다급해지면서 침착한 선택을 하기 어려워진다. 실례로 CJ 조규남 감독은 웅진 김승현에게 올킬을 당할 때 "변형태에 이어 출전시킨 김정우가 패하면서 올킬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하이트 이호준의 올킬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이트 신상문이 공군과의 경기에서 선봉으로 나서자 "대놓고 선봉 올킬을 하겠다는 계산이다"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홍진호가 신상문을 꺾으면서 올킬 저지 뿐만 아니라 공군이 이길 수도 있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다.
실제로 결론은 신상문에 이어 두 번째 주자로 출전한 이호준을 공군 선수 전원이 막지 못하고 올킬을 당하고 말았다. 이 경기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주전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뜻 밖의 선수가 활약하게 되면 정보 부족으로 인해 대응책을 구상하기 어려워지고 두세 세트를 내주고 나면 올킬을 당하게 된다.
또 한 번 손이 풀린 선수를 막기 어렵다는 위너스리그 특유의 방식상 특이점도 한 몫한다. 일단 2킬 이상 기록한 선수들은 별다른 전략을 준비하지 않았어도 컨트롤 측면에 있어 환경 적응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갓 들어와서 적응한 선수들보다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웅진 이재균 감독은 "각 팀들이 위너스리그를 준비하면서 에이스에 대한 패턴 분석은 매우 잘한다. 지난 08-09 시즌을 거치면서 두각을 나타낸 '택뱅리쌍'이 이번 위너스리그에서 조용한 이유이기도 하다"며 "의외의 카드까지 분석하기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있고 시간적으로도 애로사항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위너스리그 결승전에서 화승이 CJ 조병세를 막지 못해 역올킬을 당했을 때부터 비주력 선수들의 반란이 예고되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rsports.com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9-10 시즌 올킬 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