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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공군의 18연패 탈출을 축하하며

게임단 발전 위해 선발 요건-비전 제시 강화해야

[[img1 ]]공군 에이스가 프로리그에서 오랜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18연패라는 결코 자랑스럽지 않은 기록을 이룬 공군이 지난 1일 화승 오즈를 상대로 4대3으로 승리를 따내면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시즌 2라운드에서 11전 전패로 3라운드에 돌입하더니 7연패를 당하다 화승을 이기면서 연패를 끊었다.

그동안 공군의 연패는 어쩔 수 없는 요소라는 평이 많다. 현재 공군 에이스의 구성원들의 실력이 한 물 갔기 때문에 날고 긴다는 현역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고 지원 시스템이나 연습 파트너 등 기본적인 요소에 있어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옳은 이야기이지만 2007년 공군이 창단했을 때보다 더 좋아진 환경에서 성적이 나빠지는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군이 창단했을 때 프로게이머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프로게이머, 즉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현역으로 군에 갔을 경우 경기 감각이 떨어지고 복귀했을 때에 회복하기가 어렵다며 군 팀 창단을 원했던 e스포츠계였다.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이 전산병 자격으로 공군에 입대했고 그 뒤로 임요환, 성학승 등이 합류하면서 공군은 2007년부터 프로리그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공군은 1패를 하더라도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었다. 강도경과 조형근은 팀플레이에서 맹활약했고 임요환과 최인규, 성학승 등은 뜻밖의 선전으로 승수를 쌓아 올렸다. 공군을 얕보던 프로팀들은 일격을 당하면서 공포의 팀으로 떠올랐다.

2008년 9월 박정석과 오영종, 한동욱이 합류하면서 공군은 역대 최강의 전력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요환과 이주영이 버티고 있을 때보다 두 배 이상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보여준 성적도 기대에 부응했다. 3라운드에서 삼성전자를 꺾은 공군은 4라운드에서 박태민이 합류하면서 4승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08-09 시즌을 9승으로 마친 공군은 09-10 시즌 두 자리 승수를 쉽게 넘어설 것이라 예측됐다. 2008년 9월 군번이 건재하고 박태민과 민찬기, 김성기, 박영민 등이 합류하면 군 입대전 실전에서 활약하던 라인업으로 교체되기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지 그렇지 못했다. 3라운드에 들어서는 가장 많은 올킬을 달하면서 체면을 구기는 등 공군은 2007 시즌 창단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왜일까.

우선 공군은 구조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군인 팀이기 때문에 리그에 올인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공군 안에서 프로게임단의 입지는 여전히 좁다. 홍보 효과를 위해 창단했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팽배하고 왜 프로게임단을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한 공감대도 크지 않다.

연습 환경도 좋지 않다. 프로게임단처럼 자유로운-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다는 뜻이다-연습이 불가능하다. 공군도 군대에 소속되어 있는지라 스케줄에 따라야 한다. 연습이 모자라다고 해서 새벽까지 트레이닝을 할 수 없다. 또 연습 상대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공군이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들이 속해 있던 팀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이지만 최근 들어 성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군에게 연습 상대가 되어주겠다는 팀은 한 손으로 꼽을만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의 끈기 부족도 지적되고 있다.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상대도 부족한 상황이라면 자체 트레이닝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병 이상이 되어 제대를 1년 이하로 남긴 선수들의 경우에는 실력이 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일이등병때보다 트레이닝 시간이 적다는 방증이다.

이는 공군을 병역 해결을 위한 장소로 생각하기에 발생하는 일이라 해석할 여지를 제공한다. 만약 공군을 마친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현역 선수들과의 격차를 메워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전역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코치를 택했고 e스포츠계를 떠나 학생으로 돌아간 선수들도 여럿 있다. 선수로 활동하는 공군 전역자는 SK텔레콤 임요환과 웅진 박대만, CJ 이재훈 뿐이지만 이재훈의 경우 플레잉 코치여서 코치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군 선수들의 계급이 올라갈 수록 투지는 사라지고 패배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공군 로스터에 등재된 10명 가운데 상병 이상이 7명이니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공군은 1일 화승 오즈와의 경기에서 희망을 쐈다. 이기기 위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지난 시즌 정규 시즌 2위이자 전체 2위를 기록한 화승을 꺾었다.

그러나 공군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이름값이 아니라 실력에 준한 선수 선발을 해야 한다. 과거에 날고 뛰었다고 하더라도 실력이 되지 않으면 받지 말아야 한다.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더라도 실력을 인정받았다면 공군에서 뜻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 민찬기처럼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을 갖추고도 소속팀 선배들에 의해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이 공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제대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또 병역을 편하게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도 뽑아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공군 에이스를 통해 병역을 마친 선수는 20명 가량 되지만 현역으로 남아 있는 선수는 3명 뿐이다. 코치로 전향해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전역병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어떻게든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담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업계를 떠난 전역병들은 공군을 통해 병역을 쉽게 해결하려 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버리기 어렵게 만든다.

09-10 시즌 공군은 화승과의 경기를 통해 4, 5라운드에서 승수를 쌓을 수 있다는 희망을 쏘아 올렸다. 한 명의 뛰어난 선수만 보유해도 승리할 수 있는 위너스리그는 공군에게 부담이라 하더라도 5전3선승제의 프로리그 방식에서는 얼마든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선참들이 모범을 보여주고 후배들이 이를 따라 명예 회복에 나선다면 공군은 09-10 시즌 판도를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다. 그리고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실력 좋은 후배들을 받아 10-11 시즌 반격을 노릴 수도 있다.

18연패를 끊어낸 공군의 앞으로의 선전을 기원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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