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게티스버그라는 곳에서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09-10 시즌의 정규 리그를 지켜본 대다수의 e스포츠 팬들은 '테란의, 테란에 의한, 테란을 위한 리그로 결코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전평을 남길지도 모른다.
테란은 이번 위너스리그에서 올킬을 거의 독식했다. 09-10 시즌 동안 14번 올킬이 나온 가운데 테란은 무려 9번이나 올킬러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MBC게임 이재호가 3번, 하이트 신상문이 2번을 연출하며 이번 시즌에 복수 올킬을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위너스리그 다승 순위에서도 테란 강세는 눈에 띈다. 다승 1위인 이재호는 무려 24승을 쌓았고 31회의 출전 기회를 얻었다. 2위 이영호는 출전 비율은 높지 않지만 19승을 얻어갔다. 다승 12위 안에는 테란이 7명이나 배치되면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테란의 강세는 맵의 성향과도 관계가 깊다. 이번 시즌에 사용된 맵 가운데 '네오 문글레이브'나 '매치포인트'의 경우 테란 출전이 유난히도 많았다. 따라서 테란과 테란의 경기도 자주 연출됐다. 각 팀들은 위너스리그 엔트리를 구상할 때 2세트나 3세트에 이 맵들이 배치되면 1세트부터 테란을 내보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또 이재호와 이영호 등 위너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의 스타일이 전파되기도 했다. 이재호와 이영호는 타이밍 러시를 시도하다가도 불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방어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환하면서 틈을 주지 않았다. 장기전이 자주 나오는 테란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프로토스와 저그를 상대할 때에도 한 번 문을 틀어막으면 물샐 틈 없이 방어해낸 뒤 업그레이드가 잘된 병력을 이끌고 상황을 정리하는 방식을 선보이면서 다른 테란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테란이 득세하면서 반대급부로 프로토스의 세력이 위축됐다. 프로토스는 웅진 김승현과 STX 김윤중이 올킬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195회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저그가 33.6%의 출전 비율을 가져가며 평균에 근사하게 접근한 점을 비추어보면 프로토스가 테란에게 출전 기회를 빼앗긴 것이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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